겨울 풍경화, 함양 심진동계곡
겨울 풍경화, 함양 심진동계곡
  • 장희자 기자
  • 승인 2021.02.05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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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제일 동천으로 알려진 안의3동 중 하나
심진동계곡을 대표하는 명소인 용추폭포는 지리산, 덕유산일대에서 가장 큰 폭포이며 계곡 끝자락에 있다. 장희자 기자

폭포는 곧은 절벽을 무서운 기색도 없이 떨어진다.
규정(規定)할 수 없는 물결이
무엇을 향하여 떨어진다는 의미도 없이
계절과 주야를 가리지 않고
고매(高邁)한 정신처럼 쉴 사이 없이 떨어진다
금잔화(金盞花)도 인가(人家)도 보이지 않는 밤이 되면
폭포는 곧은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곧은 소리는 소리이다
곧은 소리는 곧은
소리를 부른다
번개와 같이 떨어지는 물방울은
취(醉)할 순간조차 마음에 주지 않고
나타(懶惰)와 안정을 뒤집어 놓은 듯이
높이도 폭(幅)도 없이
떨어진다.                                                          (폭포,  김수영)

곧은 소리는 곧은 소리를 부른다. 양심을 외친다.

예로부터 선비들이 경치가 좋은 곳을 특정해 즐기는 문화를 구곡동천(九曲洞天)문화라고 한다. 구곡(九曲)문화는 중국 남송시대 인물인 주자(朱子)의 무이구곡(無夷究曲)을 시원(始原)으로 하면서 유교를 배경으로 한다. 동천(洞天)문화는 당나라 현종때 이름난 도교의 도사였던 사마승정(司馬承禎)의 천지궁부도(天地宮府圖)에 기원하며 도교를 배경으로 한다. 

옛 안의현(安義縣)에는 3개의 계곡이 있어 안의3동(安義三洞)이라고 불렀는데 거창 위천 수송대 부근의 원학동과 농월정, 동호정, 거연정이 줄지어 있는 화림동, 용추사에서 이어지는 심진동을 안의3동이라 불렀다. 그 후에 일제강점기에 행정구역이 개편되어 안의현이던 이곳들 중 원학동은 거창에 속하게 됐다.

연암 박지원이 안의현감으로 부임하여 우리나라 최초로 물레방아를 실용화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조성한 물레방아공원 모습. 장희자 기자

영남제일 동천으로 알려진 안의3동 중 하나인  심진동(尋眞洞)계곡은 용추계곡이라고도 하는데, 용추계곡은 깊은 계곡의 아름다움으로 인해 진리삼매경에 빠졌던 곳이라 하여 심진동이라 불리기도 하는곳으로 심원정, 용추폭포, 용추사 등 볼거리가 있으며 용추 자연휴양림도  있다.

대구에서 출발하여 거창IC를 빠져나와 3번국도를 따라 마리면 지동IC교앞 삼거리에서 함양방향으로 7.4㎞ 가면 삼거리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우회전하여 용추계곡방향으로 1.5㎞ 이동하면 안심교가 나타난다.

이곳에서부터 지우천을 따라 1.9㎞ 올라가면 용추계곡의 초입으로 하천 건너편에 제1담소인 청심담의 거북바위 위에 심원정(尋源亭)이라는 정자가 세워져 있다. 옛 안의현에는 심진동 심원정, 원학동 수승대, 화림동 농월정이 있었고 이들을 삼가승경(三佳勝景)이라 불렀다.

매산나소(沼) 건너편 암벽 위에 계곡 향해 뚫어질 듯 주시하고 있는 매 형상의 매 바위가 있으며 조선초기 무학대사가 발견했다고 전해진다. 장희자 기자

용추계곡 공원입구인 ‘기백산군립공원’이라는 일주문을 지나 0.4㎞ 정도 이동하면 도로변 좌측에 연암물레방아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연암 박지원선생은 중국을 다녀온 후 쓴 열하일기에 물레방아를 소개 했고,  안의현감으로 부임하여 물레방아를 실용화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물레방아가 만들어진 곳으로, 이를 기리기 위해 용추계곡 입구에 물레방아공원을 만들어 시원지(始原地)를 복원했다.

 0.3㎞정도 올라가면 우측으로 물길을 따라 소(沼)를 이룬 매산나소, 요강소, 꺽지소, 용소 등 명소들이 차례로 이어진다. 매산나소 뒷편 산중턱에는 매의 형상을 닮은 매바위가 있고, 요강소는 급물살에 의한 돌의 구름현상으로 약 4m깊이의 요강모양으로 형성된 소이다.

꺽지소는 좌측은 황석산, 우측은 기백산의 물줄기가 합수되어 정기가 어우러지는 곳으로 집채만한 꺽지가 살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용소는 지름이 25m정도로 용이 살았다는 전설이 있으며, 너럭바위를 타고 흐르는 계류 끝에 암반이 패이며 용소가 형성되었으며, 기품있는 반송(盤松)과 어우러져 한폭의 산수화를 연출한다.

용추계곡의 상류에 있는 얼음결정체로 둘러쌓인 용소와 명품소나무가 어우러져 한폭의 산수화를 그려놓았다. 장희자 기자

계곡의 끝자락에는 심진동을 대표하는 용추폭포가 있다. 이 폭포는 높이 약15m, 깊이 10m정도로 지리산, 덕유산 일원에서는 가장 큰 폭포로 알려져 있다. 장마때는 계곡의 초입에서 부터 웅장한 폭포소리를 들을수 있으며,  폭포 아래서 단 몇분만 앉아 있어도 옷이 다 젖을 만큼 수량이 풍부하다. 주변 숲에 에워 싸여 있어서 무지개를 볼수 없는 아쉬움이 있다.

용이 되기 위해 108일 금식기도를 올리던 이무기가 용이 된다는 기쁨에 마지막 하루를 잊고 승천하다가 벼락을 맞고 떨어졌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용추폭포 바로 위에는 용추사(龍湫寺)가 있다. 신라 소지왕 9년(487)에 각연대사가 창건한 옛 장수사와 4대 부속 암자중에서 현존하는 유일한 사찰로서 합천 해인사의 말사이다.

6.25때 소실되었으나 옛 터를 복원을 추진하여 1959년에 재건, 옛 장수사(長水寺)의 흔적을 간직한 덕유산 장수사 조계문을 비롯하여 몇 점의 문화재가 보존되어 있다. 이곳 장수사에서 설파 상언대사가 전국의 승려들을 모아놓고 화엄경을 강의 했던  곳으로 전해지고 있다. 용추사 뒤편 용추계곡 상류에는 기백산군립공원과 용추자연휴양양림이 있고 서북쪽 산 정상에 정유재란 때 왜구와의 혈전이 벌어졌던 황석산성(사적 제322호)이 있다.

용추계곡 끝자락에 있는 용추폭포 바로위에 자리잡은 용추사에도 잔설이 남아 겨울정취를 자아낸다. 장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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