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문학의 역사 잘 알리겠습니다" 대구문학관 안내원 등 교육
"대구 문학의 역사 잘 알리겠습니다" 대구문학관 안내원 등 교육
  • 우남희
  • 승인 2020.06.0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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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안내원& 문학로드해설사 교육

대구문학관(이하 문학관)이 코로나19로 잠정적으로 폐쇄되었다가 7대 기본생활 수칙을 준수하며 재개관되었다. 문학관은 2014년 첫 개관하여 대구문화재단에서 운영하다 2020년인 올해부터 (사)대구작가콜로퀴엄이 대구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한다.

지난 6월 3일, 문학관 4층 세미나실에서 ‘대구의 시인과 음악’이라는 주제로 문학관의 얼굴인 문학안내원과 문학로드 해설사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 있었다. 이들은 문학관을 찾아온 방문객들에게 문학관을 안내하고 6.25 전쟁으로 피란문화예술인들이 향촌동과 북성로 일대에서 문화예술의 꽃을 피운 발자취를 투어객들과 따라 걸으며 스토리텔링으로 들려준다.

대구문학관 문학안내원과 문학로드 해설사.     대구문학관 제공
대구문학관 문학안내원과 문학로드 해설사. 대구문학관 제공

이하석 관장은 “대구문학관은 대구경북의 문화적 공간의 위상을 갖고 있는 상징적인 장소로 대구시민들의 자존심이 걸린 곳"이라며, "아직 개관하지 않았지만 서울의 ‘한국문학관’에서 대구문학관의 모범적인 아카이브 자료를 보기 위해 찾아올 정도이니 자부심을 갖고 문학관을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교육은 일제강점기 때 출판된 노래곡집을 비롯해 국민가요집, 대구아동문학가협회의 동요곡집, 대구시 제정 건전가요, 4·19혁명 기념음악회에서 부른 노래 소개 등으로 이어졌다. 1930년대를 대표하는 노래곡집으로 아동문학가 윤복진 선생의 시에 박태준 선생이 곡을 붙인 '중중떼떼중'(1931년. 16곡 수록), '양양 범버궁'(1932년. 14곡 수록), '물새발자옥'(1939년. 13곡 수록) 등이 소개됐다.

한국음악문헌학회 고문이신 손태룡 선생은 “‘물새발자옥’은 익히 잘 알려져 있지만 1931년 12월 25일자 동아일보에 소개된 ‘양양범버궁’은 처음 공개하는 곡인데 아이들의 마음을 잘 표현한 노래”라고 했다.

윤복진 작사 박태준 작곡의 양양범버궁.   우남희 기자
윤복진 작사 박태준 작곡의 양양범버궁. 우남희기자

마을 가는 엄마가 / 집 잘 보라고

가마솥에 밀과 콩 / 달달 볶아서

옵바두줌 나 한줌 / 난화준 것을

한테한테 먹자고 / 살살 달래지

양양 범버궁 / 양양 범버궁

오지랖에 받은콩/ 양양 범버궁

한테한테 모으고/ 살살 달래지

「너는너는 범버궁/ 나는나는 양양

너는너는 범버궁/ 나는나는 양양」

얼렁뚱땅 울옵바 / 꿀~꿀~꿀돼지

동생과 오빠는 엄마가 준 밀과 콩을 나눠 먹으며 집을 보게 되는데 오빠가 동생 밀과 콩을 더 많이 먹으려고 ‘양양범버궁’ 놀이를 하자고 한다. ‘범버궁’ 소리하면 씹을 수 없으니까 못 먹고, ‘양양’은 씹기 좋은 소리니까 먹을 수 있게 되어 오빠가 동생 밀과 콩까지 다 먹게 되어 오빠를 꿀돼지라고 놀리는 마음이 잘 나타난 노래다.

대구를 사과의 고장으로 만든 생명체는 존슨선교사가 가져온 사과다. 기후의 변화로 오늘날 팔공산 일대에서 그 명맥을 겨우 유지하고 있는 사과는 한 때, 능금으로 불렀는데 1928년 대구 최초로 독창회를 개최한 권태호 선생이 발간한 '국민 가요집'에 ‘대구능금노래’를 비롯해 8곡의 노래가 수록되었다. 대구아동문학회를 창립한 이응창 선생이 작사한 능금노래는 전체 4절까지 이루어져 있는데 꽃, 향기, 맛까지 좋다며 대구의 능금을 홍보하고 있다.

'동요작곡집'에는 동시가 대부분 동요로 불리지만 초등학교 교사이자 잡지사 기자였던 이종택 선생이 쓴 ‘그리움’은 동요가 아닌 가곡으로 불렸다는 것이 특이하다고 할 수 있다.

산넘어 저 하늘이 그리운 것은 멀고 먼 고향이 그립기 때문

멀고 먼 고향이 그리운 것은 고향의 어머니가 그립기 때문

고향의 어머니가 그리운 것은 어머니보다 더한 사랑이 더한 사랑이 없기 때문

(이종택 작사 김진균 작곡. 1957)

대구아동문학가협회  동요곡집.  우남희기자
대구아동문학가협회 동요작곡집(1957년). 우남희 기자

전쟁으로 폐허가 된 대구시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대구시 지정 건전가요도 1950년대 중반부터 탄생된다. 이상화와 이장희의 유고집인 '상화와 고월'을 묶어 두 시인을 세상에 드러나게 한 공헌자이며 대구경북 작고 문인들을 조명한 '씨뿌린 사람들'을 간행한 목우 백기만 선생의 ‘대구시민의 노래’를 비롯해, ‘대구시민행진곡’, ‘대구시 건설행진곡’ 등도 박양균, 이호우에 의해 탄생되었지만 시민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아 안타까울 뿐이다.

1960년 계성학교 강당에서는 4·19혁명기념 음악회가 열렸다. 현 ‘매일신문’이 ‘대구매일신문’이었을 당시 5월 29일자에 능인고 영어교사인 김장수 선생이 쓴 ‘아! 4·19’노래가 이 신문 4면에 실렸으며, ‘민주 전사’, ‘빛나던 4월’등이 박훈산, 신동집 선생이 작사한 것으로 이전의 관습과 태도를 깨뜨리고 새로움을 추구하기 위해 창작된 혁명가요들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민족은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시인들이 쓴 시가 노래로 탄생되어 위로받고 내일에 대한 희망을 가지곤 했다. 그것은 과거형이 아니라 앞으로도 그러리라 믿는다.

코로나19 7대 생활수칙을 준수하며 교육을 받고 있다.  우남희 기자
코로나19 7대 생활수칙을 준수하며 교육을 받고 있다. 우남희 기자

전국에 60여 개의 문학관이 있다. 대구문학관은 개인문학관이 아닌 복합문화공간으로 중앙로 네거리와 대구역 사이에 위치해 있어 다른 어떤 문학관보다 접근성이 좋고, 작가와의 동행, 대구문학아카이브, 종군문인방송체험, 명예의 전당 등을 비롯해 문학서재, 동화동시구연방, 동화감상방 등 다양한 콘텐츠가 마련되어 남녀노소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문학안내인과 문학로드해설사들이 교육을 통해 더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피란문화예술인들이 향촌동과 북성로 일대에서 문화예술의 꽃을 피운 그 중심지에 있는 문학관을 전국에 알리는 데 앞장설 것이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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