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 마당에 웬 강강술래, 70대는 새로운 청춘의 시작!
절 마당에 웬 강강술래, 70대는 새로운 청춘의 시작!
  • 최종식 기자
  • 승인 2023.06.23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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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아름다운 비구니 도량 석남사
밀양 출신 사명대사 유정의 발자취
조선 3대 명루 영남루와 아랑이야기
안동 권 씨 효행이 서려있는 위양지
유네스코 인류문화무형자산에 등재된 영남루 본루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종식 기자
유네스코 인류문화무형자산에 등재된 영남루 본루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종식 기자

대구예술대학교 평생교육원 시니어아카데미(학장 김태호)는 지난 6월 21일(수) 1학기 종강을 앞두고 마지막 현장학습을 다녀왔다.
수요대학, 목요대학 수강생 총 162명이 참가하였으며 행선지는 울산시 상북면 석남사를 비롯하여 밀양시내 주요 사적지를 돌아보았다.
당일은 아침부터 보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형형색색의 꽃다운 청춘들이 현대백화점 앞으로 쏙쏙 모여들었다. 10시가 넘으면 현지에는 비가 멈춘다는 일기예보에 마음이 들떠있었다. 일찌감치 대형 버스 4대가 대기하고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1호차부터 4호차까지 각 차마다 3개 반씩 나누어 타고 정각 8시에 버스는 계획대로 시내를 빠져 나갔다.

◆ 청도 새마을 휴게소 : 새마을 운동의 발상지 신도리 마을
현대백화점을 출발한 지 경부고속도로, 대구-부산 간 고속도로를 거쳐 1시간여 만에 청도 새마을 휴게소에 도착하였다.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건너편에 있는 우리나라 근대화의 초석이 된 새마을운동 발상지인 신도리 마을을 바라보았다. 새마을 운동 기념관과 박정희 대통령이 타고 내렸다는 전동차가 대기되어 있음을 보고 학생들은 그 옛날 70년대를 회고하였다.

◆ 가지산 석남사 : 비구니 도량
청도휴게소를 출발한 지 또 1시간만인 10시쯤 비구니 절로 알려진 석남사에 도착하였다. 내심 비가 그치기를 바랐지만 주차장에 내릴 때도 보슬비가 내렸다. 준비한 우산을 쓰고 진입로를 걸었다. 잘 정비된 진입로는 학생들이 삼삼오오 담소를 나누며 가볍게 산보하기에 너무나 좋았다. 길 아래 계곡에 흐르는 맑은 물소리는 그동안 찌들었던 머리를 말끔히 날려버렸다고 입을 모았다. 제법 긴 진입로지만 다들 상쾌한 기분으로 단숨에 걸어서 석남사로 들어갔다. 다들 너무 몸과 마음이 가벼워 제대로 힐링이 된다고 야단이었다. 비구니 수행 도량이라 그런지 무척이나 정갈해 보였다. 보슬비가 내리는 데도 추억을 남기려 우산을 받쳐 들고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또한 성철스님의 부인과 딸이 이 절로 출가하였다는 이야기를 듣고 큰 관심을 보였다. 

비가 오는 가운데 우산을 쓰고 추억을 남기고 있다.  최종식 기자
비가 오는 가운데 우산을 쓰고 추억을 남기고 있다. 최종식 기자

◆ 재악산 표충사 : 사명대사 발자취, 강강술래가 왜?
석남사 관광을 마치고 점심 식사 후에 밀양시 단장면에 위치한 표충사로 향했다. 석남사를 출발한 지 40여 분 지나 이곳 표충사에 도착하였다. 표충사는 임진왜란 때 승병을 일으켜 큰 공을 세운 사명대사의 충혼을 기리기 위해 나라에서 명명하였다고 한다. 사명대사가 밀양 출신임을 전해 들은 학생들은 적잖이 놀라는 눈치였다. 조별로 경내 대광전, 관음전, 만일루, 명부전, 표충서원 등을 돌아보고 군데군데 사진을 찍는 광경이 눈에 띄었다. 표충사 호국박물관에는 사명대사의 유물 300여 점이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표충사 뒤로는 천황산이 내려다보고 있었는데 장관이었다. 마침 나무를 가꾸고 있던 절 직원이 천황산 등산을 권했다. 수충루를 내려오는데 앞마당에 난리법석이 났다. 목요대 6반 학생 20여 명이 강강술래를 펼치고 있었다. 때 아닌 여름철 절 마당에서 벌어지는 춤사위는 예술대 아카데미가 아니고는 감히 볼 수 없다고 자화자찬하였다. 이내 뒤따르던 목요대 1반에서도 뒤질 새라 강강술래 한 바퀴를 돌았다. 이말호 목요대 학생회장은 두 다리 뻗기를 제안하였는데 다들 다리 올리기가 옛날 같지 않다고 하였다. 어떤 남학생은 표충사 템플스테이를 권유하였다.

절 마당에 갑자기 초등학교 시절로 돌아가 강강수래 한마당이 펼쳐지고 있다.  최종식 기자
절 마당에 갑자기 초등학교 시절로 돌아가 강강수래 한마당이 펼쳐지고 있다. 최종식 기자

◆ 밀양아리랑 아랑사가 있는 영남루
풍광이 수려한 표충사를 뒤로 하고 3시 쯤 평양의 부벽루, 진주 촉석루와 함께 조선시대 3대 명루로 꼽히는 밀양시 내일동에 위치한 영남루에 도착하였다. 영남루 본루 앞에서 단체 촬영을 하고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들었다. 해설사의 아랑각에 얽힌 구수하면서도 애닯은 아랑처녀 이야기는 듣는 사람들의 귀를 솔깃하게 하였다.
경내에 있는 사명대사 동상, 절, 아랑사, 박시춘 작곡가의 유년시절 거주했던 집 등을 돌아보며 영남루의 유네스코 인류문화무형유산의 역사적 가치를 되새기는 기회가 되었다. 일부는 밀양아리랑 노래를 불며 춤을 덩실덩실 추면서 즐거움을 만끽하였다.

◆ 이팝나무 사진 촬영지로 유명한 위양지
못 가운데 정자는 완재정으로 안동 권씨 이곳 입향 중시조의 효행을 기리기 위해 지어졌다고 한다. 문화해설사의 해설에 의하면 위양이란 백성을 위한다는 뜻이며 이 못은 신라시대에 조성되었다고 전했다. 처음에는 못 가운데 다섯 개의 섬이 있었고 둘레도 1킬로미터가 넘었는데 지금은 많이 축소되어, 지금 남아 있는 섬은 완재정이 있는 한 곳 밖에 없으며, 우중에도 학생들은 노송과 이팝나무, 연못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데 여념이 없었다.

이팝나무 사진 촬영지로 유명한 위양지에서 멋진 모습을 보이고 잇다.  최종식 기자
이팝나무 사진 촬영지로 유명한 위양지에서 멋진 모습을 보이고 잇다. 최종식 기자

오늘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4시가 넘어 아쉬움을 남기고 대구로 향했다. 일정에 추가하여 무안면에 있는 영산정사의 누운 길이가 100미터나 되는 와불을 구경하려 했지만 우중의 안전을 고려하여 취소하는 바람에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학생들은 이번 1학기 마지막 현장학습은 비가 왔지만 차라리 뙤약볕보다는 걸어 다니기에 더 좋았고 나름대로 뜻있는 여행이 되었다고 자평하였다. 돌아오는 길에 청도 새마을 휴게소 마당에서 차벽을 만들어 비를 맞으면서 저녁 식사로 국수와 묵밥을 먹는 광경은 두고두고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다. 어떤 학생은 한 달에 한 번씩 경치 좋은 곳으로 여행하며 좋은 강의 듣고 노래도 배우며 즐길 수 있는 예술대의 교육과정이 너무 좋다고 자랑하였다. 그러면서 벌써 2학기 9월 현장학습이 기다려진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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