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세 등단한 이부자 시인 "계곡의 물처럼 살아요"
62세 등단한 이부자 시인 "계곡의 물처럼 살아요"
  • 이한청 기자
  • 승인 2021.03.04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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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후반전을 멋지게 살자

 

저자근영
이부자 시인.  본인 제공

노년이 되면 몸이 마음대로 움직여 주지 않으므로 무력감이나 우울증에 빠지기 쉽다. 거의가 어려운 세상을 살아온 세대들이다. 그러나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다양한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노년을 가치있게 살아갈 수도 있다. 여기에 도전하여 아주 멋지게 사시는 분들 중에 한 분이 이부자(70.필명 이혜경) 시인이다. 

이 시인은 2013년 62세에 등단한 늦깎이 시인이다. 보통사람이라면 이 나이에 무슨 공부를 해~ 하고 포기했을 때인데도 그는 젊어서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루기 위하여 대학 진학을 '결행'했다. 58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한국방송통신대힉교 국문학과에 입학하여 공부했고 62세에 졸업했다. 이어서 중앙대 예술대학원 문예창작과 전문가 과정까지 수료했다. 

젊었을 때의 꿈은 결국 이루어졌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반장을 계속 맡았을 정도로 공부를 잘했다. 선생님들의 칭찬에 글을 쓰고 싶은 욕망이 있었지만 힘든 홀어머니 밑에서  진학의 꿈은 접을 수밖에 없었다. 가난을 벗어나고자 조혼을 했지만 더욱 가난한 시댁에서 시집살이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힘들었다. 슬하에 세 딸을 두었고 지금은 모두 출가했다. 젊어서 못한 공부를 해보고자 검정고시에 도전하여 대입검정에 합격하자 바로 방통대에 진학하였다.   
2013년 늦은 나이에 '새한국문학' 시 부문에 당선되어 시인으로 등단한 이 시인은 지금 한국작가회의 부천지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2월 '생의 바다를 건너다'라는 시집도 출간하고 조촐한 축하연도 가졌다. 
추천사를 써준 이승하 시인(중앙대 교수)은 그의 작품 한 부분을 소개했다.

'뿌연 안개 빗속/ 부족한 시력으로 앞을 향한다/ 먹먹한 가슴/ 그리움으로 토해 내리라/ 목청 돋우어 희망의 노래/ 불러보리라/ 찌꺼기처럼 안고 산/ 미움과 원망/ 흘려보내고 가벼운 몸과 마음/ 계곡의 물처럼 흘러가리라.(이혜정 작  '이대로 흘러가리라' 부분)

이승하 시인은 "시인이 왜 늦은 나이에 방송대에 들어가 공부를 하게 되었고 시인이 되었는지 이 한 편에 모든 이유가 들어 있다"고 말했다. 아마도 시인은 목청을 돋우어 그리움을 토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찌꺼기처럼 안고 산/ 미움과 원망' 다 흘려보내고, 이제는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계곡의 물처럼 이대로 흘러' 가겠다는 고백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명의 근원이 어디서 오는지 알고 있는 시인에게 고개 숙여 경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어쩌면 길고 험난한 삶을 살아온 우리들의 인생고백이 시 한편에 녹아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 시인은 충북 진천에서 태어났고 위로 오빠 한 명이 있다. 지금도 통장 일을 하면서 열심히 살고 있다. 앞으로는 수필 부문에도 등단하겠다는 야무진 꿈이 있다. 하루빨리 그 꿈도 이루어지길 기원해 본다.  

이부자 시인 시집 '생의 바다를 건너다'  이한청 기자
이부자 시인 시집 '생의 바다를 건너다'  이한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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