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하는 삶] 호떡굽는 목사
[봉사하는 삶] 호떡굽는 목사
  • 이한청 기자
  • 승인 2020.08.0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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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신의 삶을 사는 분들
호떡굽는 모습
호떡굽는 모습

특별한 삶을 사는 분들이 있다. 누군가 사람이 사는 것을 곤충에 비교해서 말하기를 개미같은 인생, 거미같은 인생, 꿀벌같은 인생 그리고 모기같은 인생이 있다고 말했다. 완벽한 구분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꽤 공감이 간다.

아마도 개미같은 인생은 보통의 우리 국민들처럼 가난한 삶 속에서 부지런히 일하며 묵묵히 살아온 대다수를 지칭한다고 볼 수 있다.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과 삶을 숙명처럼 받아들이고 남의 것을 탐내지도 않고 그렇다고 누구를 위한 것도 없이 근면한 삶을 살아온 분들이다. 반면에 거미같은 인생은 이리저리 쳐놓은 덧에 걸린 것을 먹고사는 인생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또 모기같은 인생은 적극적으로 남의 피를 빨아먹는 인생이다. 한편 꿀벌같은 인생은 땀 흘려 일하지만 자신을 위한 삶이라기 보다는 온전히 남을 위한 이타적(利他的) 삶을 사는 분들이라 할수 있다.

이처럼 꿀벌같은 인생을 사는 사람이 있다. 인천에서 조그마한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최 모 목사이다. 최 목사는 인천에서 열린 아시안 게임에 참가한 선수들을 위한 아파트를 건설하던 남동구 구월동에 있는 작은 숲속마을에 자리한 마을안교회의 담임이었다. 교회 이름부터 고향을 떠올리기에 충분한 정감있는 이름이다. 특별한 사명이 있었기에 목자의 길을 걸었겠지만 온화한 인상에 늘 감사가 넘친다.

최 목사는 '1/30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다. "어느 날인가 나에게 주어진 날들 중에서 한 달에 단 하루라도 온전히 이웃을 위하여 드렸으면 졸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뜻을 같이하는 목사들이 함께하다 보니 지금은 수십 명으로 불어났다. 이들은 한 달에 하루 함께 농촌 일손도 돕고 과일도 따는 봉사를 한다. 도로의 잡초를 베며 당연히 받는 품삯을 모아 꼭 필요한 이웃에게 전달한다. "거금이 아니라 큰 도움은 못 되지만 그동안 받은 은혜에 감사하여 조금이라도 이웃의 유익을 위하여 실천하고 있다" 고 했다.

호사다마라고 좋은 일에는 어려움이 항상 따르듯이 고난도 많았지만 역경을 마다하지 않고 꾸준하게 계속하고 있다. 봉사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역전에서 호떡을 굽기 위하여 자라를 펼 때는 주위의 오해도 있지만 진심을 알고는 응원을 하기도 한다. 어묵을 꼬치에 끼워 끓이고 뜨거운 어묵과 함께 방금 구워 낸 호떡을 노숙인들에게, 시간에 쫒기어 식사도 못한 기사님들에게도 나누어 준다.

말만으로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섬김의 삶을 실천하는 이들이다. 쪽방촌 도배봉사도 하며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아시안 게임이 끝나고 선수촌 아파트 입주가 끝났다. 최 목사는 철거된 교회 대신 종교부지에 아담한 교회를 세워 보람있는 목회를 하고 있다. 바쁜 일정 중에도 1/30운동과 극동방송 설교를 담당하며 바쁜 일정을 감당하고 있다.

헌신이나 봉사는 말로는 쉽지만 직접 행하기는 쉽지 않다. 속고 속이는 풍조가 만연한 이 시대에, 최 목사처럼 작고 하찮아 보이는 일이지만 잠시라도 이웃을 위해 내가 할수 있는 일을 찾아 한다면 이 사회가 얼마나 더 따듯해질까 생각해 본다.

국민의 공정한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법을 제정하는 입법부나,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정의를 세워나갈 사법부를 보면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는 권력의 하수인으로 전락한 것같다. 좋은 단어들을 그럴듯하게 나열하여 국민을 속이며 가진 자 몇몇을 위하여 수많은 이들의 피를 빠는 모기같은 인생이 아니라 꿀벌같은 인생, 아니면 개미같은 인생이라도 되기를 소망해 본다.

어떤 땀 흘림의 현장도 마다 않고 섬김의 삶을 실천하고자 하는 이들의 삶이 더욱 풍성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