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을 주는 일
그제께 귀한 택배를 받았습니다. 그것도 2박스씩이나!!
강원도 원주에서 보내온 쌀찐빵인데 보낸 분을 보니 지난 가을에 마을 단감을 구입한 분입니다.
해마다 마을의 단감을 사는 분이 올해도 몇 박스 주문을 해서 단감 있는 집에 부탁을 했었는데 따다보니 몇 박스 남았습니다. 그래서 페이스북에 단감 소개글을 올리고 기다리는데 어느 페친이 그 몇 박스를 모두 구입해 줍니다.
단감을 받아 잘 먹고 있다고 안부 인사도 왔습니다.
나도 고맙다는 인사를 남겼습니다.
보통은 여기까지인데 또 주문이 들어옵니다. 이번에는 대봉과 청도반시를 부탁합니다. 철이 늦어 구하기가 힘이 든다고 메시지를 남기고 여기저기 알아보았습니다. 먼저 면소재지 로컬푸드에 가보니 대봉은 있는데 택배 보내기에는 부적합한 홍시가 되어 있습니다. 장날 청도시장에 나가보니 마침 청도반시가 있는데 홍시가 되지 않아 며칠을 두었다가 먹어도 되는 것입니다. 새마을문고 회원들에게 알려 대봉이나 반시를 보관하는 집이 있는지도 알아보았습니다. 이런 과정을 수시로 문자로 주고 받으니 자기일에 너무 수고를 한다고 고마운 메시지를 계속 보내줍니다. 이렇게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그저께 선물을 보내왔습니다. 강원도 원주에서 온 이름난 찐빵입니다.
47년 전통의 <홍둔 공순희 쌀찐빵>이라고 적혀있네요. 여기서도 가창에 가면 찐빵이나 만두를 사 먹을 수 있는데 먼곳의 찐빵을 맛보게 되었네요!
고마운 마음에 감사의 전화를 하고 농사지은 나물이라도 좀 보내줄려고하니 한사코 거절합니다.
이장으로 마을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하나라도 더 많이 팔아줄려고 하는 일인데 서울 현지에서 싸게 구입했다 싶어 감사의 인사를 했다고 합니다.
사실 나도 힘이 듭니다. 주문이 들어오면 적당한 물건이 있는지 알아보아야 하고 수량도 맞아야 합니다. 많이 생산해 놓았는데 다 사지 않고 그중 몇 개만 사고 싶으면 아예 팔지를 않습니다. 나에게 몇 개 팔고나면 나머지는 상인에게 넘기기가 어중간한 숫자라 아예 안 팔고 상인에게 모두 넘깁니다.
물건을 확보하면 오후 3시 반 택배 마감 시간 전에 면소재지 농협에 싣고 가야합니다. 물량이 몰리면 차를 세울 곳이 없어서 먼곳에 세우고 하나하나 들어 날라야 합니다. 힘이 들어 후회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닙니다. 돈도 남는 것은 한 푼도 없습니다. 단감 10kg 1박스에 2만원 받으면 주인에게 1만 6천원을 주고 4천 원은 택배비입니다. 주인이 알고 먹으라고 단감 몇 개를 주는 게 수고비입니다.
힘은 들지만 생산자인 마을 주민도 좋고 소비자도 좋다고 하니 중간에서 심부름을 하는 나도 저절로 기분이 좋아 보람으로 느끼고 수고를 하고 있습니다. 이장으로 이 정도 수고는 해도 될 것 같아서 보람으로 느낍니다.
지금까지 복숭아, 감, 단감, 고춧가루 등을 소개했었는데 앞으로도 더 많은 농산물을 소개하는 이장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