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건강 장수법
[건강 칼럼] 건강 장수법
  • 시니어每日
  • 승인 2020.10.2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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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로부터 무병장수를 위한 건강법을 양생법이라 하여 도교에서는 많은 수련법이 발달하였다. 요즘 나오는 웰빙 건강법이 이에 해당하는데, 음식, 운동, 정신, 방사(房事) 양생법, 기거(수면, 휴식, 노동), 환경, 계절, 기공 양생법 등이 있다. 음식 중에는 우리 몸에 좋다는 것들이 너무나 많은데, 최근 모 방송에서 매실이 면역력 증강에 좋다고 해서 난리가 나고, 여성의 갱년기 증후군에 석류가 호르몬 전구물질이 들어 있다고 해서 인기가 있으며, 하루에 한두 잔씩 마시면 심장병을 비롯한 성인병 예방에 좋다고 포도주도 동이 나는 일들이 이어지고 있다. 그밖에도 마늘, 호박, 은행, 식초, 녹차, 개소주, 흑염소 등 효능이 뛰어나서 기막힌 효과를 볼 수 있는 민간요법이 있다는 광고 글들이 많이 올라온다. 이는 코로나 19사태로 인한 과다한 건강 염려증의 사회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위에 말한 이러한 건강식품들은 어떤 사람이 먹느냐에 따라 몸에 득이 되기도 하고 해가 되기도 한다. 실제로 질병에 걸린 환자가운데에는 몸에 맞지 않은 음식을 먹은 탓으로 병이 악화되어 사망하는 사례가 비일비재(非一非再)하다.

음식양생이란 것도 체질에 맞춰서 운용해야 하고, 몸에 좋다고 하는 것을 챙겨 먹기 보다는 몸에 해로운 것을 주의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예전에는 연세 드신 분들이 스트레스 질환이나 홧병(火病)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어린 학생들도 학업에 대한 부담감, 부모, 친구와의 갈등으로 인하여 장년층에서 빈발하던 질환들이 남녀노소(男女老少)를 막론하고 발병하는 상황이다. 정신과 육체를 조화롭게 관리하지 않으면 질병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으므로 성현들의 장수비법을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어릴 때부터 눈썹이 길어 눈을 덮을 지경이었다 하여 호를 미수(眉叟)라 하는 허목선생은 국문의 음처럼 미수(米壽: 88세)까지 장수하였는데 부친의 영향을 받아 도교 수련에 조예가 깊었으며 청빈(淸貧)하여 소식(小食)하고, 평소에 인내와 절제하는 마음을 가져서 세속적인 일과는 담을 쌓고 선비로서의 지조와 품격을 지키며 학문의 외길을 걸었기에 당대 최고의 장수를 누릴 수 있었다. 스스로 경계하기 위해 만든 희노지계(喜怒之戒)를 보더라도 그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

< 희노지계(喜怒之戒) >

함부로 기뻐하지 말라. 부끄러움이 따를 것이다.

함부로 화내지 말라. 욕됨이 따를 것이다.

희노(喜怒)란 부끄러움과 욕됨의 중매자이니 삼가고 경계(警戒)하기를 반드시 진실 되게 하라.

미수 선생은 성냄은 물론이고 기쁨도 지나친 것을 경계하였는데, 뭐든지 지나치면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렇게 희노(喜怒)를 절제한다면 마음으로 인해 질병이 생기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지옥과 천당을 오간다는 마음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있는가. 스트레스 관리를 잘 하면 기가 맺히지 않고 소통이 잘 되므로 성인병에 걸릴 확률도 줄어들고 생활주기나 호르몬 균형을 유지할 수 있으므로 무병 장수에 보탬이 될 수밖에 없다.

<미수선생이 자손에게 남긴 18가지 훈계: 훈자손십팔계(訓子孫十八戒)>

재물과 이익을 즐거워 말고, 교만과 가득 참을 부러워 말라.

괴상하고 허튼 것 믿지 말고, 남의 허물을 말하지 말라.

의심하는 말은 친족을 어지럽히고, 투기(妬忌)하는 아낙은 집안을 망친다.

여색 좋아하는 자 제 몸을 망치고, 술 마시기 좋아하는 자 생명을 해친다.

말 많음은 반드시 피해야 하고, 지나친 노여움은 경계해야 한다.

말은 충직하고 믿음성 있게, 행실은 도탑고도 공정하게

상례와 제례는 조심스레 행하고, 집안 간에는 반드시 화목해야 한다.

사람 가려 벗 사귀면 허물에서 멀어지고, 말을 가려 집중하면 욕볼 일이 다시없다.

군자의 행실은 남 이기는 것을 능함으로 삼지 않고, 스스로를 지킴을 어질게 여긴다.

이를 힘써 잊지 말라.

미수 선생의 가르침을 읽어 보면 평소 정도(正道)에 지나치지 않는 마음가짐을 가졌으며 그것에 만족하는 태도를 생활화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필자가 10세때 부친(父親)에게 배운 미수선생님의 가르침을 많은 분들과 함께 하고자 본 지면을 통해 소개한다.

이재욱(대구 약전골목홍익한의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