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알기 쉬운 한의학
[건강칼럼] 알기 쉬운 한의학
  • 시니어每日
  • 승인 2021.03.0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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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 인류는 생로병사(生老病死)와의 투쟁 속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얻은 많은 경험들을 축적하여 의학의 발전을 이루어 왔다. 현재 코로나19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받는 순간에도 많은 의학자들이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고분분투 중이다. 이러한 질병이 창궐할 때 마다 평상시보다 더욱 철저한 위생관념이 대중들에게 정착되는 기회가 되면서 예방의학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들의 생활 속에 녹아 있는 한의학 정보는 무궁무진하나 근거없는 비정상적인 내용들도 많아서 어떤 것이 정확한 것인지 파악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생활 속 한의학을 쉽게 알 수 있도록 장부(臟腑)의 생리기전에 대해서 간단히 알아 보고자 한다.

인체의 생명활동은 5장6부(간(肝), 심(心). 비(脾), 폐(肺), 신(腎), 대장(大腸), 소장(小腸), 담(膽), 위(胃), 방광(膀胱), 삼초(三焦), 심포(心包))라는 장기들의 상호기능에 의해 이루어진다.

보는 관점에 따라서 서양의학과 한의학의 장부(臟腑) 개념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비전공자가 보기에는 쉽게 이해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한의학에서의 장기에 대한 개념은 장(臟)은 양(陽)에, 부(腑)는 음(陰)에 해당하는데 이러한 장과 부의 관계를 표리관계라고 하여 자전거의 톱니바퀴처럼 상호 긴밀하게 협조하여 인체의 생명활동을 유지하게 한다. 5장6부 중 심포와 삼초는 처음 들어보는 이름인데 이는 서양의학의 개념에서 보면 신경계, 내분비계와 비슷하다 할 수 있다. 추체외로계(錐體外路: extrapyramidal tract)처럼 존재하는 장기는 아니고 모든 장기와 조직의 활동이 인체 활동에 부합하도록 통제하고 조화롭게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장부들 간에 무수히 많은 복잡 미묘한 기(氣)의 흐름들이 멋대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원활히 돌아가도록 조절하는 것이다.

한의학은 서양의학처럼 인체를 세포의 단위로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고 인간의 느낌과 직관적인 통찰, 환자가 보이는 증상, 그리고 기초적인 인체의 해부 등을 통한 경험을 축적하여 발전한 의학이다. 서양의학과는 비슷한 면도 있지만 대체적으로는 다른 체계의 장부 기능을 보인다. 먼저 간을 들여다보면 간장혈(肝藏血)이라 해서 장혈(藏血), 즉 혈을 저장하고 혈액량을 조절한다는 것이며, 간주소설(肝主疎泄)은 인체 기혈의 흐름을 잘 소통시킨다는 말이다. 이는 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고 전신의 모든 장부와 조직, 그리고 정신적인 부분까지도 아우르는 것이다. 간에서 발생하는 질병의 양상이 우측 옆구리의 그득한 불편감, 복부 팽만, 심하면 간이 붓거나 딱딱하게 되는 경향이 많다는 것을 경험의 축적으로 알게 됨으로써, 간에 잘 발생하는 질병이 뭔가 소통이 되지 않아서 발생한다는 것을 직감하여, 역으로 간의 기능이 인체 기혈의 소통을 주관한다고 추론한 것이다. 즉 병리(病理)를 통해 생리(生理)를 파악한 것이다.

심장은 심장신(心藏神), 심주신명(心主神明)이라는 말이 대표적으로 거론되는데, 심에는 정신이 깃들어 있고 심이 신명, 정신적인 면을 주관한다는 것임을 말한 것이다. 서의(西醫)에서 말하는 심장의 혈액 펌프의 기능과 유사한 것을 찾자면, 심주혈맥(心主血脈)이라는 말이 유사한데, 한의학에서는 좀 더 포괄적인 개념으로 혈액순환을 돕는 맥관계(vascular system)를 관할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비(脾)는 비주운화(脾主運化)라는 말이 대표되는 기능인데, 운화란 움직이고 변화시킨다는 의미로, 비(脾)가 체내에 받아들인 음식물을 변화시키는 소화의 작용과 그 결과로 얻어진 기(氣)를 전신에 전송하는 순환의 작용을 포괄하는 것이다. 서의(西醫)에서의 췌장(pancreas)의 소화효소 분비기능과 유사하면서도 더욱 광범위한 역할을 함을 알 수 있다.

폐의 대표적 생리기능은 폐주기(肺主氣), 폐주숙강(肺主肅降)이 있는데, 폐주기(肺主氣)는 폐가 공기, 즉 호흡을 주관한다는 말이다. 숙강(肅降)작용은 폐가 기를 거둬들여 아래로 내리는 기능을 말함인데, 폐가 인체 상부인 상초(上焦)에 존재함으로 상승한 기가 흩어지지 않도록 다시 거둬들여 아래로 내려주는 기능을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한의학에서 폐는 인체를 덮고 있는 차가운 성질의 덮개, 즉 솥뚜껑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신의 대표적 생리기능은 신주수(腎主水), 신장정(腎藏精)이 있는데, 신주수(腎主水)는 신(腎)이 인체의 수액대사를 주관하다는 말이며, 신장정(腎藏精)은 생식기능을 나타낸 표현이다. 정(精)이란 생명의 원기를 함축한 씨앗과 같은 것으로 정자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으며 현대의학의 고환이 이에 해당한다.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한의학에서의 장부(臟腑)는 서양의학에서 말하는 장기만 지칭한 것이 아니라, 그 장부와 관련된 부속 기관이나 조직까지도 포괄하는 하나의 기능계를 말한다.

간(肝)은 간장(Liver)뿐만 아니라 근(筋), 손톱, 눈 등을 포괄하고 부(腑)에 속하는 담(gall bladder)까지도 포괄하며, 심(心)은 심장(heart)뿐만 아니라 혈맥, 뇌, 혀, 소장(small intestines)까지 포괄하고, 비(脾)는 췌장뿐만 아니라 기육(肌肉), 입, 위(胃)까지 포괄하며, 폐(肺)는 폐장(Lung), 피부, 코, 모발, 대장(Large intestines)까지 포괄하고, 신(腎)은 신장(Kidneys), 뼈, 골수, 귀, 생식기, 방광(Urinary bladder)까지 포괄한다. 이러한 기능계의 개념을 반영하여 간을 간계(肝系), 심을 심계(心系), 비를 비계(脾系), 폐를 폐계(肺系), 신을 신계(腎系)라고 하여 치료의학의 기초를 다지게 되었다.

이재욱

대구 약전골목홍익한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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