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알기 쉬운 한의학: 체질을 알아야 병을 고친다①
[건강칼럼] 알기 쉬운 한의학: 체질을 알아야 병을 고친다①
  • 시니어每日
  • 승인 2021.03.2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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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복잡해지고 인류가 접하는 새로운 질병이 창궐하는 요즘, 많은 의학자들이 치료방법을 연구하고 있지만 진화하는 질병의 변화속도를 따라가는 것이 쉽지가 않다.

한의학에서는 질병을 치료함에 있어서 체질을 구분하여 개개인에 맞는 치료법을 적용하여 난치병에 있어서도 높은 치료율을 보이고 있다. 그럼 체질이란 무엇일까? 사전적 정의는 몸의 성질이다. 이는 개인에 있어서 신체의 모든 형태적, 기능적 여러 가지 성상(性狀)을 의미하는데 일반적으로는 신체적 특성 가운데 후천적이거나 환경적 요인보다는 유전적, 태생적, 생득적(生得的)으로 타고나는 부분을 지칭하는 의미로 쓰인다. 다른 사람들에겐 특별한 영향을 끼치지 않는 어떤 특정 자극에 대해 비정상적으로 강하고 예민하게 반응하는 체질을 특이체질(特異體質)이라 하거나, 병에 잘 걸리거나 건강에 이상을 초래하기 쉬운 체질을 허약체질(虛弱體質)이라 하는 등, 주로 정신적이기 보다는 신체적 특성에 관한 의미로 표현한다.

사람을 몇가지 체질로 분류하려는 시도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미 옛날부터 있어온 것이다.

히포크라테스는 인체를 네가지 기본물질인 혈액, 점액, 황담즙, 흑담즙의 4체액(體液)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았고 2세기에 이르러 갈레노스는 이 4가지 체액(體液)이 몸을 이루는 기본이라는 초기 생리학 이론을 발전시켜 인간에게 4가지 기질(氣質)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4가지 체액 중 어떤 것이 상대적으로 더 우세하냐에 따라 각각 다혈질(Sanguiniker: 경쾌하고 사교적이며 낙천적이고 즉흥적이며 잘 변심하고 신중하지 못하다), 담즙질(Choleriker: 성질이 급하고 반응이 빠르며 콸콸한 성미에 희노(喜怒)가 빠르고 자기애가 지나치고 교만하다), 점액질(Phlegmatiker: 움직임이 느리고 활발하지 않고 우둔하나 사고가 깊고 신중하며 냉담한 성품에 침착하다), 우울질(Melancholiker: 신중하고 보수적이며 우울하고 상심에 잘 잠기며 사소한 일에도 민감하며 사람을 잘 못 믿고 의심이 많다) 등의 기질을 나타낸다고 본 것이다. 아마도 이것은 서양의학 역사에 있어서 인간의 개인적 차이를 인정한 가장 최초의 체질론이 아닌가 싶다. 동양의학에서도 체질이론의 근거를 찾아볼 수 있는데 동양의학 고전(古典)중에서 최고의 원전인 황제내경(黃帝內經)에는 두 종류의 체질이론이 언급되어 있는데 영추(靈樞)편의 음양이십오인론(陰陽二十五人論)에는 인체를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의 오행(五行)적 관점에서 구분하여 각기 목형인(木型: 머리가 작고, 얼굴이 길고, 어깨와 등은 넓고 동작이 빠르고 수족은 작으며 재주가 있으나 체력이 강하지 않고 일을 접함에 근심, 걱정이 많고 봄과 여름은 체력이 잘 받혀주지만, 가을과 겨울은 쇠약하여 견디지 못한다), 화형인(火刑: 얼굴은 야위고 작으며, 머리가 적고 어깨와 등 부위의 발육이 균형이 잡혀 있으며, 수족이 작고 걸음이 빠르며 성정(性情)이 급하고 용맹하다. 재물을 가벼이 여기며 의심이 많고 근심이 많다. 사물에 대한 분석이 매우 예민하며 성질이 급해 장수(長壽)를 누리지 못하고 갑자기 죽는 경우가 많다.), 토형인(土形: 얼굴이 둥글고 머리가 크며 어깨와 등이 풍만하고 건강미가 있다. 배가 크고 기육(肌肉)이 풍만하며 전신상하가 균형이 잡혀 있다. 걸음걸이가 침착하고 조급하지 않으며 권세를 다투지 않고 다른 사람을 잘 도우며 성실하고 충성스럽다.), 금형인(金形: 얼굴이 각이 지며 모가 나고 머리가 작고 어깨와 등이 약한 편이며 배가 작고 수족이 작으며 행동은 경쾌하고 품성이 청렴결백하고 성질은 급하다. 움직이지 않으면 고요하고 움직일 때는 매우 맹렬하며 시비를 잘 가리며 관리의 다스림에 밝다), 수형(水刑: 얼굴에 주름살이 많고 뺨 부위가 넓으며 양어깨가 작고 배 부위가 크며 길을 걸을 때 몸을 흔든다. 대인관계는 공경하거나 두려워하지도 않고 남을 잘 속인다.)인 다섯 개 형태로 나누었고 이를 생리적 특성과 의식형태에 근거하여 25종의 유형으로 분류하였다. 또 통천편(通天篇)에서는 사람을 음과 양의 음양론(陰陽論)적 관점에서 구분하여 각기 태양인(太陽: 자기를 나타내고 큰 소리로 말하기를 좋아하며 높고 멀리 달려가는 것을 좋아하고 태도가 솔직하고 시비를 좋아하지 않는다. 일시적 기분으로 일을 처리하고 지나치게 자신이 있고 비록 실패를 당해도 후회하지 않는다.), 소양인(少陽: 일을 정밀하게 살피고 매우 자존심이 높고 조그만 관직에 있어서도 지나치게 자신을 선전하고 대인관계 교제를 잘 하고 묵묵히 남의 말을 잘 듣지 않고 일에 몰두하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태음인(太陰: 탐욕하고 어질지 못하며 겉으로는 겸허하나 품행이 바른 것으로 가장하고 내심은 음흉함을 감추고 이득을 취하고 손해 보기를 싫어하며 기쁘고 성냄을 얼굴에 드러내지 않는다. 힘써 일 할 줄 모르고 단지 자기만을 알고 행동을 뒤에 하고 먼저 솜씨를 들어내지 않는다.), 소음인(少陰: 작은 이익을 탐내기 좋아하고 몰래 사악한 생각을 숨기고 있으며 어떤 사람이 손실을 입거나 불행한 것을 보면 만족해하고 어떤 사람이 영예롭게 된 것을 보면 분개하여 마음에 질투를 품고 사람들에 대해 은혜로운 마음이 없다), 음양화평지인(陰陽和平之人: 마음이 편안하고 두려워하는 바가 없고 생활이 안정되고 개인의 명리에 개의치 않는다. 욕심이 적어 지나친 기쁨이 없으며 사물의 변화에 순종하고 일을 만나서 다른 사람과 다투지 않고 형세의 변화에 잘 적응한다. 지위가 높아도 겸손하고 설득으로 사람을 다스리고 복종하고 압박하는 수단으로 사람을 다스리지 않는다.)으로 나누었는데 이 5종의 형태는 외관의 형태가 다르고 근골(筋骨)과 기혈(氣血)의 성쇠(盛衰)가 다르다고 하였다.

위의 동서양의 체질 이론들은 인간의 개인 차이를 인정하고 이를 다양한 관점에서 분류했다는 점에서는 큰 의미가 있으나, 개인의 생리, 병리에 대한 설명까지 구체적으로 뒤따르지 못했고 예방적 방면과 치료 분야에 이르기까지 보다 폭넓은 연구가 체계적으로 진행되지 못한 채 단순히 기질적, 형태적 체질분류에 머무르고 있었는데 이제마 선생님의<<동의수세보원>>에 와서야 사체질(四體質)의 생리, 병리, 질병관계, 치료법에 대한 의학적 발전을 이루게 되었다.

이재욱 약전골목홍익한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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