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도 그대를 사랑한다는 꽃 '조매화'
누구보다도 그대를 사랑한다는 꽃 '조매화'
  • 여관구 기자
  • 승인 2022.12.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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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새가 수정하는 '조매화'
활짝핀 붉은 동백꽃 모습.  사진 여관구 기자.

동백꽃의 꽃말은 기다림, 애타는 사랑이나 꽃의 색깔에 따라 꽃말은 달라진다. 빨강색은 '누구보다 그대를 사랑한다', 흰색은 '비밀스러운 사랑, 굳은 약속, 손을 놓지 않는다' 등이다.

동백나무 꽃은 특이하다. 경칩쯤 되어야 피기 시작하는 다른 꽃과 다르다. 동백꽃은 경칩이 되기 훨씬 전부터 핀다. 대략 11월 말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해서 2~3월에 만발한다. 이 시기에는 공기가 차가워 곤충이 별로 없기 때문에 수정을 꿀벌 같은 곤충이 아닌 새에게 맡기는 조매화(鳥媒花)다. 그리고 동백꽃의 꿀을 가장 좋아해 자주 찾아오는 새가 바로 동박새이다. 이외에도 직박구리가 찾아와 꿀을 빨아 먹는다.

경산의 어떤 건물의 모퉁이에 심겨져 있는 동백꽃.  사진  여관구 기자.

꿀 양이 많아서 사람이 동백꽃을 따서 빨아먹기도 한다. 꿀이 많은 것이 조매화의 특징 중 하나인데, 엄청난 신진대사량을 자랑하는 새가 먹고 영양을 채우려면 꿀벌이나 나비 같은 곤충을 고객으로 하는 흔한 충매화보다 꿀이 훨씬 많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 대신 동백꽃은 향기가 나지 않는다. 새는 향기를 잘 못 맡기에 향기는 새를 불러오는 데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꽃 자체가 상당히 수려한데다가 풍경이 황량해지는 겨울에만 피고, 특히 아열대기후가 아니면 겨울에 피는 수려함을 볼 수 없는 꽃이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 한반도에서는 남해안에 접한 부울경, 전라남도 지역과 제주도에 주로 서식한다. 서울 등 중부지방은 추워서 원래라면 자생하기 힘든 환경이지만, 지구 온난화 때문에 21세기 들어서는 늘어난 편이다. 그래도 부산, 여수 등 남해안에서 동백꽃을 많이 볼 수 있다. 여수시와 부산광역시는 시화(市花)가 동백꽃이다. 시목(市木) 역시 동백나무이다. 관상용으로 많이 심는다.

동백꽃의 화려한 모습.  사진 여관구 기자.

흰 설경 사이에 빨갛게 피는 모습도 그렇고 동백의 색 자체가 동백 잎사귀 색과 함께 있을 때 가장 돋보이는 색이라 조합이 좋다. 또 색으로 돋보인다는 점에서 문학작품이나 은은한 성적 분위기를 묘사할 때 자주 등장한다.

대개의 꽃이 꽃잎이 하나하나 떨어지며 지는 것과 다르게 동백꽃은 질 때 꽃잎이 전부 붙은 채로 한 송이씩 떨어진다.그러나 '울산동백'은 예외다.

경산 중산동의 아파트에 심겨져 있는 동백꽃.  사진 여관구 기자.

개량종이 많고 색상 분류도 흔히 떠올리는 홍백 동백 말고도 분홍 동백, 줄무늬 동백 등으로 다양하며, 꽃도 품종에 따라 홑꽃 품종들과 겹꽃 품종들로 나뉘고 그 안에서도 분류가 세분화되어있다. 그러나 우리가 흔히 보는 동백 품종은 한정되어 있다.

동백은 잎사귀가 다른 나무들에 비해 특이하다. 낙엽이 지지 않는 상록수 계열이면서 잎이 타원형으로 제법 넓다. 또 여타 나무들에 비해 잎이 두껍고 반짝거리며, 어린잎의 경우 연두빛이 섞인 맑은 녹색으로 반짝거린다. 꽃, 잎, 열매 모두가 유용한 성분들과 약효성분들이 많아 버릴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