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신천, 야생고양이의 비둘기 사냥
대구 신천, 야생고양이의 비둘기 사냥
  • 이원선 기자
  • 승인 2021.08.3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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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탁이 꾼 용 꿈처럼 허망했던 모양이다
아름다움에 걸맞지 않게 은신처를 제공하고 있다
비둘기 사냥에 성공한 야생고양이가 걸어가고 있다. 이원선 기자
비둘기 사냥에 성공한 야생고양이가 걸어가고 있다. 이원선 기자

대구 신천에서 야생고양이 한 마리가 비둘기 사냥에 성공했다. 걸어가는 뒤태에서 힘이 넘친다. 어제 밤 꿈자리가 좋았나 보다. 반면 비둘기는 삼국지의 동탁이 꾼 용 꿈처럼 허망했던 모양이다. 몸이 가볍게 하늘을 날아오르는 대신 영혼이 흩어지는 꿈이었나 보다.

대구 신천에는 의외로 많은 동식물들이 살고 있다. 신천 중앙으로 숲이 우거져있을 땐 숲을 이용한 사냥이 많이 자행 되었다면 현재는 사냥하기가 호락호락하지 않다. 딱 트인 공간으로 인해 포식자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고양이가 사냥에 성공한 것이다. 잔인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야생의 세계에서는 어쩔 수 없다.

개나리가 우거진 덤불로 들어가기 전 한번 더 다잡아 물고 있다. 이원선 기자
개나리가 우거진 덤불로 들어가기 전 한번 더 다잡아 물고 있다. 이원선 기자

입에 문 비둘기의 무게를 감당하느라 뒤뚱뒤뚱 걸어가던 고양이가 힐끔 뒤를 돌아보더니 개나리가 덤불을 이룬 곳으로 몸을 감춘다. 아무도 방해 받지 않은 곳에서 만찬을 즐길 모양이다. 봄철이면 노랗게 자지러지는 개나리가 아름다움에 걸맞지 않게 포식자를 숨겨주는 은신처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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