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의 '건강한 거리 두기'
코로나 시대의 '건강한 거리 두기'
  • 정신교 기자
  • 승인 2020.04.18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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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거리두기’와 건강

 

지난 4월 10일 대구의 코로나19 감염 일일 확진 환자가 0명을 기록한 데 이어서 사흘 연속 한 자리 숫자를 나타내고 있다. 코로나19의 지역 확산이 시작된 이후 50여 일 만이며, 최고치(656명)를 나타낸 2월 29일 이후 40여일 만이다. 이는 대구 시민들의 적극적인 ‘사회적거리두기’ 실천과 의료진들과 실무자들의 희생적인 봉사 덕분이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확진 환자와 사망자가 계속해서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이므로 정부는 고강도의 ‘사회적거리두기’ 활동을 연장해가면서 조심스레 생활방역 단계로의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

 

‘사회적거리두기’의 기본 원칙은 마스크 착용과 손 세척, 2m 이상 거리 두기와 모임과 회식 금지로서 정부에서는 가정과 직장, 학교에서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중에서 준수해야 할 세칙과 지침을 정하여 권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사회적거리두기’ 활동에 의한 드라이빙스루(driving-through) 방식과 같은 비대면 업무 보기는 매스컴과 소셜미디어(social media)로 전파되어 세계인들의 롤 모델(role model)이 되고 있다. 부활절을 맞아 전국의 성당과 교회에서는 현장예배 대신에 온라인 예배와 승차 예배, 또는 가족들의 사진을 좌석에 두고 예배를 보기도 하였다.

사회적거리두기 식사(경북대학교 구내식당)
경북대학교 구내식당에서 학생들이 사회적거리두기 식사를 하고 있다. 정신교 기자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사회적거리두기’ 활동에 시민들이 지치고 피로와 스트레스가 쌓여서 두통과 이명과 함께 우울감 증세를 겪는 이른바 코로나 블루 증세를 호소하고 있다. 약국을 통한 공적 마스크의 확보는 비교적 수월해졌지만, 하루 종일 마스크를 착용하여 업무를 보고, 대화하고, 거리를 다니면서 사람들과의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는 의식적인 활동만 해도 엄청 피곤한 일이다. 게다가 휴교와 재택근무로 인하여 가족 모두가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었다. 가장은 가장대로 업무 외에 육아와 교육, 집안일 돕기가 늘어나고, 주부는 하루 세끼 집밥과 육아, 청소와 세탁 등의 분량이 종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사회적거리두기(social distancing)’라는 명칭이 사회적 활동의 위축을 조장한다는 우려에서 ‘물리적 거리 두기’라는 명칭을 쓰도록 권하고 있다. 여기서 거리는 대개 재채기나 기침 등으로 침이 비산하는 거리인 1.8~2m 정도를 의미하며, 조깅과 자전거 타기 등과 같이 공기의 유속이 빨라지면 그 거리는 최대 6~8m 까지 길어지기도 한다.

‘사회적거리두기’의 궁극적인 목적은 감염병 예방을 통한 건강한 생활에 있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건강은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전하게 행복한 상태를 뜻하며, 단순히 질병이 없거나 허약하지 않은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Health is a state of complete physical, mental and social well-being and not merely the absence of disease or infirmity.)’ 라고 정의하고 있다.

차제에 ‘사회적거리두기’에 ‘정신적 거리 두기’를 포함하여 생각해보면 어떨까 한다.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완벽한 타인이다. 남편은 이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남자 내편, 아내는 이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여자 내편(여편네)일 따름이다. 너무 가깝게 여기며 집착하고 있거나 지나치게 소홀해진 관계들을 다시 생각해서 마음 속으로 정리하여 보면 어떨까? 최근 ‘약간의 거리를 …’, ‘혼자 잘해주고 …’와 같은 자전적(自傳的) 수필집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을 되새기면서 코로나 시대의 대인관계에 어울리는 ‘건강한 거리’를 가늠해보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일이다.

 

지척(咫尺)에 진원지를 둔 덕분에 매를 일찍 맞게 되어 팔자에 없는 선구자 노릇을 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다음 단계로 생활방역(生活防疫)을 준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생활방역은 코로나 이전의 생활로 돌아가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며, 어쩌면 영원히 돌아갈 수 없을 지도 모른다”고 말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는 건강에 우선적 가치를 부여하는 개인주의적 삶과 함께 스마트 워크가 활성화되고 일상생활의 많은 부분이 온라인으로 진행될 것이다. 그에 따른 새로운 삶의 표준에 맞추어서 인류도 진화해나가게 될 것이다.

뉴 노멀(New-Normal) 시대의 호모 사피엔스 (Homo sapiens)를 위하여!

 

아파트의 사회적거리두기(매일신문)
아파트의 사회적거리두기를 보여주는 엘리베이터 안 이쑤시개. 매일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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