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막길
오르막길
  • 정신교 기자
  • 승인 2021.07.19 1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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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대유행의 마지막 오르막길, 서로 격려하고 도우면서…

지리산을 처음 등반한 것은 대학교 4학년 때였다. 몸과 마음이 조금씩 멀어지는 캠퍼스의 축제 마당을 뒤로하고 배낭을 꾸려서 동기생들과 지리산으로 향했다. 진주에서 갈아탄 버스가 구불구불 산길을 돌아서 중산리에 도착하니 해는 벌써 반쯤 서편으로 기울었다. 경사가 심한 오르막길을 타고 칼바위를 거쳐 법계사에 오르니 날이 저물었다. 앞마당에 텐트를 치고 파김치가 되어 쓰러진 다음 날 천왕봉을 올랐다. 불과 2km의 가파른 돌길을 죽을힘으로 한나절 만에 올랐다. 정상의 감회를 맛볼 틈도 없이 장터목을 거쳐 철쭉이 만개한 세석평전으로 내려와서, 구례와 하동 평야를 내려다보면서 남부 능선을 타고 하산했다.

뒷날, 한라산과 백두산을 포함해서 꽤 많은 산행과 등반 가운데 중산리의 그 오르막길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이제부터 웃음기 사라질거야

가파른 이 길을 좀 봐

--- 중략---

완만했던 우리가 지나온 길엔

달콤한 사랑의 향기

이제 끈적이는 땀 거칠게 내쉬는 숨이

우리 유일한 대화일지 몰라

--- 중략---

기억해 혹시 우리 손 놓쳐도

절대 당황하고 헤매지 마요

더 이상 오를 곳 없는 그 곳은 넓지 않아서

우린 결국엔 만나 크게 소리 쳐

사랑해요 저 끝까지

오르막길(정인 노래, 윤종신 작사 이근호 작곡)

 

조정치·정인 결혼 기념 등반(천황봉). 트위터
조정치·정인 결혼 기념 사진(천황봉). 트위터

2012년도 발표된 가수 정인(최정인, 1980∽)의 ‘오르막길’은 결혼식 축가로도 인기가 높다. 작은 체구에서 터져 나오는 약간 쉰듯한 고음은 드높은 정상을 넘나들면서 사람들을 격려한다. 마치 알프스를 넘는 나폴레옹처럼 …. 그녀는 동료 기타리스트 조정치(1978∽)와 지리산을 종주하고 천왕봉에서 산상 결혼식을 갖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7월 들어 연속해서 열흘 이상 1천 명을 넘어서면서 고공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4차 대유행이 시작됐다. 수도권 중심에서 풍선효과와 휴가철 이동 등으로 비수도권으로 점차 확산되어가고 있다.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예방 백신의 1차 접종률이 31%에다 2차 접종률도 거의 12%를 넘어서는 등, 집단면역도 그다지 멀지 않은 것 같다.

코로나 초기 대위기 상황을 인내하면서 생활 방역에 익숙해진 지역민들은 이번 4차 대유행의 가파른 오르막길도 서로 격려하고 도우면서 잘 이겨나갈 수 있을 것이다.

불안과 공포에서 주의와 안심으로, 의혹과 갈등을 신뢰와 화합으로 다지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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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2021-07-19 10:23:58
지금은 천왕봉 오르는 길이 너무 쉬워요. 안내산악회를 통하면 9시에 중산리에서 그대로 치고 오르면 3-4시간만에 충분하고,
제석봉 거쳐 장터목대피소에서 잠깐 졸다가 백무동으로 내러오면 총7시간 동안 현명한 사람이 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