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날] '워러밸' 뉴노멀 시대의 새로운 부부관
[부부의날] '워러밸' 뉴노멀 시대의 새로운 부부관
  • 정신교 기자
  • 승인 2020.05.20 09: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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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부부의 세계’로 보는 부부관

코로나 시대를 관통하면서 화제를 몰고 다닌 종편 TV 드라마 ‘부부의 세계’가 막 종영했다. 본방사수를 선언하는 어부인 곁에서 졸다 깨다, 재방영을 보다가 하면서 지낸 지 벌써 8주가 되어서 드라마는 16회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남편 이태오(박해준 분)의 생일 파티에 여주인공 지선우(김희애 분)가 가위를 등 위에 감추고 나타나는 충격적인 장면에서 시작해서. 선우의 회상과 독백으로 드라마는 끝이 난다.

남편을 의심하는 지선우(상)와 부부의 갈등(하). JTBC 제공
남편을 의심하는 지선우(상)와 부부의 갈등(하). JTBC 제공

이 드라마는 수년 전 영국 BBC에서 방영하여 천만 명 이상이 시청한 인기 드라마 ‘닥터 포스터’가 원작이다. 고산이라는 작은 도시를 배경으로 중년 부부의 사랑과 갈등, 불륜과 이혼, 직장과 자녀 교육에 관한 이야기들을 우리 현실에 맞도록 각색한 19금 드라마이다.

여주인공 선우는 가정의학과 전문의로서 중학생 아들을 두고 있다. 부모가 의문의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춘기를 극복하고 의사가 되어서 연애결혼한 남편을 내조하여 사업가로 만든다. 그녀의 남편 태오는 즉흥적이고 낭만적인 성격의 시나리오 작가와 감독을 겸하는 연예기획사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어느 날 선우는 남편의 머플러에 젊은 여인의 머리카락이 붙어 있는 것을 발견하여 남편을 의심하게 된다, 이윽고 남편의 불륜을 알아채고, 불륜녀 여다경(한소희 분)의 임신을 그녀의 부모에게 폭로하면서 드라마는 절정으로 치닫는다. 이혼한 선우는 중학생인 아들 준영을 키우면서 힘들게 의사 생활을 하고 있는데, 재혼한 태호가 성공한 사업가로서 다시 돌아오게 된다. 이 과정에서 좁은 지역 사회에 온갖 소문이 난무하고 주변 인사들이 얽혀서 사건과 사고들이 발생된다. 전 남편에 대한 복수심과, 아들마저 잃을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선우는 다경의 질투심을 유발하여 두 사람을 헤어지게 만든다. 모든 것을 잃은 태오는 선우에게 용서를 빌고 옛날로 돌아가 줄 것을 애걸한다. 그러나 아들 준영이가 엄마를 거부하고 가출하면서 선우와 태오는 각자의 길을 가게 된다. 그리고 '삶의 대부분을 나눠 가진 부부 사이에 한 사람을 도려내는 일이란 내 한 몸을 내어 주어야 한다는 것. 그 고통은 서로에게 고스란히 이어진다는 것'을 깨닫는다.

사춘기 아들과 이혼한 부부(상)와 다경의 질투심을 촉발하는 선우(하). JTBC 제공
사춘기 아들과 이혼한 부부(상)와 다경의 질투심을 촉발하는 선우(하). JTBC 제공

뉴스, 교양, 드라마, 오락 등 모든 장르의 프로그램을 편성할 수 있는 24 시간 방송되는 종합편성채널 시대가 열리면서 국내 TV 드라마의 흥행 수위도 파격적으로 높아졌다. 섬찟한 폭력은 물론이고 키스는 말할 것도 없고 주야를 불문하는 애정 행위도 수월찮게 보여 주고 있다.

드라마도 충격적인 영상과 내용으로 화제가 되었지만, 회를 거듭하면서 부부 관계의 내면적인 가치와 의미를 조명하면서 시청자들의 많은 관심을 끌게 되었다. 간통법이 폐지되면서, 부부 관계는 법의 굴레를 떠나서 당사자들의 양심과 윤리에 따라 유지가 되며, 올바른 부부 관계를 지키는 모든 책임과 의무는 전적으로 본인들의 몫이 되었다.

여권이 신장되고 페미니즘과 비혼주의 같은 사조들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퍼져가고 있지만, 아직도 남존여비(男尊女卑)의 고루한 사상과 남아선호(男兒選好)와 같은 구시대적 사고도 일부 계층에 남아 있다. 인생의 2단계로 접어드는 시니어들 사이에도 황혼이혼과 졸혼 등이 화두가 되고 있으며, 실제로 조금씩 그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결혼에 대하여

 

그대들은 함께 있으리라.

그러나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 바람이 그대들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중략)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구속하지는 말라.

(중략)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도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랄 수 없으니

‘예언자’, 칼릴 지브란,

 

평소 상대에 대한 지나친 몰입과 집착을 피하고 적당하게 거리를 두면서 개인적인 일상과 애정의 조화를 도모하는 '워러밸'(Work Love Balance)이야말로 뉴노멀 시대의 새로운 부부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본 드라마는 코로나 19 사태로 인하여 부부들이 더욱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면서 서로 간의 애정과 가치관을 함께 생각해 보고 정립하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의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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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행명 2020-05-18 10:44:58
급변하는 세상 무엇이 성하리.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