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우절의 추억] 참말 같은 거짓말, 거짓말 같은 참말
[만우절의 추억] 참말 같은 거짓말, 거짓말 같은 참말
  • 강효금 기자
  • 승인 2020.03.31 13: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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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고 황당한 거짓말로 유쾌하게 웃고 지내는 만우절. 기업들도 이날의 즐거움에 한 몫을 한다. 들으면 ‘정말일까’ 할 정도로 잘 만든 거짓말로 소비자들을 속여 넘긴다. 만우절에 되새겨 봄직한 기업들의 진짜 같은 거짓말 몇 가지를 돌아보고, 이날 일어난 ‘거짓말 같은 진짜’ 얘기도 살펴본다.

◆ ‘뻥이야’ 기업들의 기상천외 거짓말

▶일본 전자회사 소니는 2012년 4월 1일 세계에서 가장 작은 노트북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손바닥보다 더 작은 이 노트북을 홍보하는 영상도 제작해 공개했는데, 작은 화면에다 깨알만한 키보드는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지. 하지만 영상에서는 이용자들이 손끝으로 키보드를 치는 모습도 보여줬다. 하지만 만우절 농담.

▶노키아는 핀란드의 휴대전화 제조업체로, 2013년 만우절에 윈도폰 기반으로 돌아가는 전자렌지를 공개했다. 사용자가 기기 안에서 돌아가는 음식을 쳐다보면 회전을 멈추고, 얼마나 배고픈가에 따라 온도를 자동으로 조정해주는 기능도 있다고 홍보했다.

 

▶삼성전자는 요리용 칼로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개발했다고 ‘뻥’을 쳤다. 이 회사는 2015년 자사 홈페이지 ‘뉴스룸’을 통해 스마트폰 갤럭시S6의 다른 버전으로 세계 최초의 ‘스마트 칼’ 갤럭시 블레이드 엣지(Galaxy BLADE edge)를 공개했다고 발표했다. 스마트폰의 한 면을 다이아몬드 칼날로 제작하고, 사용자의 손가락을 자동 감지, 손을 베일 염려도 전혀 없다고 했다.

 

 

▶농심은 2017년 스프에 찍어먹는 라면사탕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자사 인기 라면들을 막대사탕 크기로 축소한 모양의 사탕은 스프에 찍어먹으면 입 안에서 톡톡 터진다며, 만우절 날에는 가격까지 할인해준다고 했다.

 

 

 

 

▶DELL은 컴퓨터 제조업체로 한 술 더 뜬다. 자사 컴퓨터의 포장박스로 파스타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DELL은 이 포장박스가 튼튼하고 친환경적일 뿐만 아니라, 위급한 때에는 비상식량으로도 쓰일 수 있다며, 레시피를 공개했다.

이런 광고를 보고 정말 ‘실천’해본 사람도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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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믿기지 않은 일

만우절에도 여전히 사건 사고들이 진짜로 일어나고 이건 그저 ‘장난’이 아니었다. 만우절 날 일어난 ‘거짓말 같은 진짜’ 사건들을 살펴보자.

▶미군 오키나와 섬 상륙작전=1945년 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미군은 4월 1일 일본 오키나와 섬에 대한 육해공 합동 대규모 상륙작전을 개시했다. 우연히 이 날짜가 선택되었는지, 일부러 만우절을 택해 적을 속이려 한 심리전이었는지는 글쎄요.

▶포철 기공식=우리나라 철강 산업의 초석을 닦은 포스코의 포항제철소 기공식도 1970년 만우절 날에 열렸다. 포항종합제철주식회사 창립일도 1968년 같은 날이라는 것도 재미있다.

▶천호대교서 버스 추락=1988년 우리나라에선 끔찍한 비극도 일어났다. 이날 오후 5시 50분쯤, 서울 강동구 천호대교 남단을 지나던 시내버스가 한강으로 추락, 승겍 19명이 사망하고, 3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하교하던 학생들 피해가 컸다.

▶홍콩 배우 장국영 사망=2003년엔 ‘영웅본색’ ‘천녀유혼’ 등의 영화로 우리나라 뿐 아니라 아시아인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던 홍콩 배우 장국영이 호텔에서 투신해 숨져 세상을 놀라게 했다. 처음에는 만우절 장난으로 생각했지만, 나중에 사실로 밝혀지자 팬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때 아닌 폭설=하늘도 만우절엔 가끔 장난을 치고 싶은 걸까. 봄날이 한참 무르익을 날인 4월 첫날에 큰 눈이 내린 적도 있었다. 2009년 강원도 강릉에서 많은 눈이 내렸고, 2017년 대관령과 강원 산간지방에는 대설주의보가 내려질 정도로 폭설이 쏟아지기도 했다.

▶5만$짜리 새 차 ‘대박’=만우절에 모두가 거짓말이라고 생각했지만, 믿은 결과 행운을 잡은 사람도 있다. 2015년 뉴질랜드의 BMW 대리점은 자신들의 신문광고를 오려 오는 첫 손님에게 타고 온 차를 BMW 신차로 바꿔준다는 이벤트를 벌였다. 오클랜드 주민인 티아나 마쉬는 새벽에 친구와 함께 15년 된 낡은 차를 몰고 오클랜드 시내 중심가에 있는 BMW 대리점으로 달려갔다. 만우절 장난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한 번 가보기나 하자”고 했는데 5만달러 상당 새 차의 주인이 됐다.

▶대구 쓰레기봉투 통합=2017년 대구에서는 구·군별 쓰레기봉투가 통합되었다. 봉투 자체는 기존과 같이 각 구·군별로 발행되지만 대구 안에서는 다른 구·군의 쓰레기봉투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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