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우절의 추억] 세계가 깜짝!-만우절 거짓말 톱10
[만우절의 추억] 세계가 깜짝!-만우절 거짓말 톱10
  • 강효금 기자
  • 승인 2020.03.31 11: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에 허풍박물관(Museum of Hoaxes)이란 웹사이트는 지난 1990년대 말 처음으로 100대 만우절 거짓말을 선정해 발표했다. 이후 몇 차례 개정판이 나왔고 가장 최근 ‘100대 거짓말’을 2015년에 선정했다. 거짓말의 창의성, 역사적 중요성, 속은 사람의 수, 악명도 등을 기준이라고 이들은 밝혔다. 100대 거짓말 중 가장 기상천외한 톱10을 소개한다. 지나치게 북미, 유럽 쪽에 치우친 감은 있지만.

 

1. 나무에서 스파게티가 자란다?(1957년)

영국의 BBC방송은 ‘파노라마’라는 뉴스 프로그램에서 지난해 이상난동과 스파게티 바구미의 박멸 덕분에 스위스에서 스파게티 풍년이 들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농부들이 스파게티 면발이 주렁주렁 매달린 나무에서 수확하는 화면을 내보냈다. 이 보도를 사실로 믿은 “스파게티 나무를 구하고 싶다”는 시청자들의 문의 전화가 쇄도했다고 한다.

2. 스타킹 씌우니 흑백TV가 컬러로(1962년)

스웨덴의 SVT 방송국에서는 흑백TV 방송을 컬러로 바꿀 수 있는 놀라운 방법을 소개했다. 당시에는 스웨덴에 TV채널도 하나뿐이었고 방송은 흑백이었다. 이 회사 방송기술자가 뉴스에 나와 나일론 스타킹을 화면 위에 씌우면 컬러로 방송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빛이 나일론 망을 통과하며 빛의 간섭에 의해 컬러처럼 보인다는 원리라고 했다. 수십만 명이 이를 따라하는 소동이 벌어진 건 당연. 스웨덴에서 컬러 방송이 실제 시작된 건 1970년부터였다.

3. 알래스카 휴화산이 폭발한다!(1974년)

미국 알래스카 주의 싯카 주민들은 이른 아침 인근의 엣지쿰베 화산에서 검은 연기가 솟구치는 것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오랫동안 휴화산으로 활동을 하지 않은 화산이 폭발을 일으킬 것으로 생각한 주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공포에 떨었다. 하지만 알고 보니 지역 주민 중 한 사람이 수백 개의 타이어를 분화구 속에 던져 넣은 후 불을 붙인 거였다.

4. 시드니 해변에 떠내려 온 빙산(1978년)

거대한 빙산을 끄는 바지선이 호주 시드니 항구에 들어오자 시민들은 기대감에 들떴다. 사업가 딕 스미스가 남극 청정해역의 빙산을 끌어와 자른 뒤 주민들에게 개당 10센트에 팔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때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빙산의 정체가 드러났다. 그것은 플래스틱 시트 위에 소방 거품과 면도 크림을 덮은 것이었다.

5. 세미콜론 모양의 섬나라로 오세요(1977년)

영국의 유력지 가디언은 7페이지에 걸친 특집기사로 인도양의 작은 섬나라 ‘샌 세리프’를 다뤘다. 세미 콜론(;) 모양의 이 섬은 어퍼 케이스(Upper Caisse)와 로어 케이스(Lower Caisse)로, 수도는 Bodoni라며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이상향이라고 소개했다. 최고의 휴양지를 꿈꾸며 문의하는 독자들이 많았지만, 거짓말이었다. 지명은 모두 인쇄 용어였다.

6. 행성 정렬로 지구의 중력이 줄어든다(1976년)

영국의 천문학자 패트릭 무어는 BBC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이날 오전 9시 47분 명왕성이 목성 뒤쪽으로 숨는 태양계 행성 배열로 지구의 중력이 일시적으로 감소하는 현상이 일어난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때 점프를 해보면 공중에 붕 뜨는 느낌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시간이 되자 자신이 ‘공중부양’을 경험했다는 수백 통의 전화가 방송국으로 걸려 왔다.

7. 패스트푸드 체인에 팔린 자유의 종(1996년)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자유의 종’은 미국 독립의 상징과도 같은 보물이다. 그런데 패스트푸드 체인인 타코 벨이 이날 자사가 자유의 종을 미국 정부로부터 구입하기로 했다는 전면광고를 뉴욕 타임즈와 워싱턴 포스트 등 6개 신문에 실었다. 그러면서 종의 이름도 회사 이름을 붙여 ‘타코 리버티 벨’로 개명한다고 밝혔다. 흥분한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쳤고, 백악관까지 나서 해명해야 했다.

8. 런던에 UFO가 착륙하다(1989년)

3월 31일 런던 상공에 빛을 내는 거대한 접시 모양 비행체가 모습을 드러내더니, 교외의 들판에 내려앉았다. 깜짝 놀란 주민들은 외계인이 침략했다며 경찰을 불렀다. 하지만 알고 보니 그것은 모험심 많은 버진 레코드사의 36세 회장이 벌인 열기구 장난이었다. 그는 당초 4월 1일 하이드파크에 착륙하려 했지만 바람 때문에 실패했다고.

9. 시속 270km 강속구 투수가 나타나다(1985년)

미국의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지는 “뉴욕 메츠에 시속 270km 강속구를 구사하는 신인투수가 입단한다”는 기사를 대서특필했다. 시드 핀치라는 이 루키는 한 번도 야구를 해본 적이 없지만, 티벳의 수도원에서 ‘던지는 연습’을 했다고 한다. 팬들이 흥분했지만, 사실은 기자가 만들어낸 가공의 인물이었다.

10. 워터게이트 퇴진 닉슨 대선 도전(1992년)

미국의 한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에서는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1974년 사임했던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 다시 대선에 도전한다고 보도했다. 그의 대선 슬로건은 ‘나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 다시는 그런 짓을 하지 않겠다’였다. 대선 도전에 나선다는 그의 육성도 전파를 탔다. 분노를 표하는 시민들의 항의전화가 빗발쳤지만, 그의 목소리는 한 코미디언의 성대모사였다.

강효금 기자 exodus-g@hanmail.net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