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서 산책] 표성미 '나는 시골에서 비즈니스한다'
[장서 산책] 표성미 '나는 시골에서 비즈니스한다'
  • 김대영 기자
  • 승인 2024.03.07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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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시골살이를 꿈꾸는 도시인을 위한 귀농·귀촌 성공 로드맵

저자 표성미(꼬꼬맘)는 2013년 귀농, 천안에서 자연 양계 유정란을 생산하고 있다. 블로그 하나로만 직거래 고객 100%를 창출해낸 경험을 바탕으로 농촌진흥청장상을 비롯한 여러 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현재 블로그 마케팅, 귀농 창업 전략 강사로도 활동 중이다.

이 책은 퇴직, 이직, 창업의 대안으로 귀농을 고민하고 있는 분들을 위해 썼다. 목차는 ‘제1장 인생이 계획대로 흘러간다는 착각 깨기, 제2장 뻘짓이어도 괜찮았다. 우린 나아가고 있었으니까, 제3장 이야기를 팔아 돈을 벌다, 제4장 답은 늘 실패 속에 있었다, 제5장 진짜는 지금부터다, 제6장 도시를 떠나기 전 꼭 알아두어야 할 실전 팁!’으로 되어 있다. 귀농 창업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소개한다.

1. 시골에서도 공부해?

이 모든 시작에는 교육의 힘이 있었다. 다양한 교육 덕분에 시골에서의 사업 방향을 구체화하고 목표에 다가갈 수 있는 실행 방법도 익힐 수 있었다. 혼자 하는 일이 많은 농업은 도시의 소비 트렌드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소비 성향을 읽어야 그에 맞는 상품을 기획할 수 있으니 시골에 살더라도 반드시 공부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한 개의 오이를, 한 알의 달걀을, 한 팩의 토마토를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더 가치 있게 잘 팔기를 원한다면 교육을 꼭 받아야 한다. 당장 도움이 안 될 것 같고 시간 낭비인 것 같지만 미래를 빛내줄 자양분이 될 것이다. 교육의 힘이란 그런 것이다. 우리가 의무적으로 초·중·고 기본 교육 시간 12년을 채우듯, 시골에서도 꼭 채워야 할 교육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 아니, 시골에서 사업을 하겠다면 사업을 그만두는 그 순간까지 계속 배워야 할 것이다.(67~68쪽)

2. 포기할 줄 아는 용기

시골 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은 ‘○○ 사업이 뜬다더라’, ‘○○ 작목이 요즘 인기라더라’, ‘○○ 사업에 투자하면 수입이 얼만큼 보장된다’와 같은 말에 현혹되지 않길 바란다. 그런 정보에 혹해서 이미 시작했더라도 적정한 시점에 이 길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든다면, 투자 비용 때문에 고민하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대안을 만들라고 조언하고 싶다. 적절한 시점에 포기하는 것도 사업 전략이다. 우리는 굼벵이를 포기한 만큼의 에너지를 닭에게 쏟은 덕분에 더 빨리 자리 잡을 수 있었다.

한 번에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일은 불가능한 목표이며 잘못된 사업 로드맵이다. 사업 확장은 다른 두 방향으로 확장하는 것이 아니다. 한 가지 목표에 집중해서 뿌리와 줄기를 튼튼하게 세운 후 그 목표에서 곁가지가 나올 수 있는 전략을 짜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며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걸 이제는 안다. 굼벵이와 닭이라는 전혀 두 갈래의 목표가 아닌, 닭과 달걀, 닭을 이용한 체험, 달걀을 이용한 디저트 사업과 같이 하나의 굵은 나무에서 원가지와 곁가지가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도록 사업을 구상해야 된다. 결국 굼벵이 사업 포기는 닭과 달걀 사업을 키우기 위한 출구 전략인 셈이었다.(82~83쪽)

3. 성공 시작의 첫 단추, 모델링

기회는 우연하게 찾아온다. 그 기회 속에서 성공의 불씨를 찾아내는 것, 그것이 곧 성공의 시작점이다. 닮고 싶은 누군가를 찾아 모델링하는 것이 바로 성공을 향한 출발점이다. 나의 불씨는 블로그 최우수상이었고, 농업인 강사였다. 닮고 싶은 그 사람들이 성공의 불쏘시개였던 셈이다. 단언컨대 그때의 모델링 과정이 없었다면 지금의 꼬꼬맘과 아빠사랑팜이라는 농장은 없었을 것이다.

꿈은 꾸라고 있는 것이다. 꿈은 성공의 다른 이름이다. 꿈을 꾸면 성공에 한 발 더 가까워진다. 그래서 귀농·귀촌 창업 강의를 가면 꼭 당부한다. 당신도 당신만의 롤 모델을 설정하라고. 모델링은 꿈을 구체화하는 방법이며, 그것이 당신의 성공 시작점이 될 것이다.(90쪽)

4. 블로그, 처음부터 잘 했겠어요?

블로그는 고객과 만나는 공간이다. 블로그에 잘 쓴 글 하나만으로도 고객의 마음을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다. 지금 당장 구독자가 고객이 되지 않더라도 미래의 잠재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창구다. 글을 기반으로 하는 블로그는 농부가 가진 생산 철학과 소신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매체일 뿐만 아니라 농장 경영 정보가 누적되는 기록물이다. 따라서 블로그는 소비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도구다. 그래서 나는 ‘블로그는 농부의 포트폴리오’라고 표현한다.

블로그는 꾸준함과 성실함으로 무장한 사람에겐 그만큼 충분한 보상이 따라오는 채널이다. 친구에게 이야기하듯 생산 일지를 꾸준히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잭팟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문제는 당장 그 결과가 보이지 않아 중도 포기하고 싶은 유혹에 시달리게 된다는 것이지만.

나 역시 ‘블태기(블로그 권태기)’를 수없이 겪었다. 일기 쓰는 일조차 습관화되지 않은 사람이 블로그 글을 주 2, 3회씩 쓰기란 참 고역스러운 일이었다. 그때마다 그만두고 싶었다. 하지만 그만둘 수 없었다. 블로그가 아니면 달걀을 제값 받고 팔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절실해서 잘하려고 노력했고, 간절해서 포기할 수 없었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 미칠 만큼 간절한가, 아닌가의 차이일 뿐이다.(94~95쪽)

5. 스토리도 전략이 필요하다

블로그에 글 쓸 때 가장 중요한 것, 딱 하나만 꼽으라면 ‘진정성’이다. 생산자의 철학이 담긴 솔직함 하나면 글의 형식 따위는 중요치 않다. 글 쓰는 사람의 진심이 오롯이 담긴 글이라면 글투나 맞춤법도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읽는 사람이 ‘이 사람 찐이야’라고 느끼는 순간 마음을 열고, 지갑도 연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임에도 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면 당신을 오랫동안 지켜본 이웃들은 당신이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을 것이다. 생산자로서의 책임감과 열정을 다하는 당신의 노력이 글 속에 녹아 있다면 당신을 기꺼이 응원하고 지지한다. 도전하고 실패하고 다시 일어서는 노력이 독자의 마음을 열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처음부터 금수저였던 사람의 성공기보다 개천에서 용 난 사람의 성공 스토리에 더 감동하는 것도 같은 이치다. 초심을 잃지 않고 노력하며 한 단계씩 성장하는 당신의 모습을 지켜본 이웃들은 당신의 성장을 바라며 긍정의 기운을 북돋기 위해 함께 응원한다. 때로는 응원을 보내는 이웃이 당신의 성장 스토리에 자극받아 ‘도전하는 사람’이 되기도 한다. 글 속에 진정성을 담으면 고정 독자를 만들 수 있고, 그들이 곧 팬덤이 되며 결국 충성 고객이 된다.(102~103쪽)

6. 지인이 고객이 된다는 착각

가끔 예비 귀농인이 시골 창업 상담을 하러 찾아오곤 한다. 그때마다 “누구한테 팔 생각이세요?”라고 꼭 묻는다. 그러면 열에 아홉은 전직을 이야기하며 도시의 인맥을 들먹인다. 설마 내가 판로도 생각해놓지 않고 귀농할 생각을 했겠냐며 왜 그런 질문을 하느냐는 듯이 쳐다본다. “지인 말고는 어떻게 팔 계획이세요?”라고 물으면 기다렸다는 듯이 “요즘 인터넷으로 다 팔잖아요. 블로그랑 유튜브로 팔아야죠. 택배로 보내고요. 아, 딸이 인스타그램을 잘해요”라고 대답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하나는 알고 둘을 모르는 소리다. 지인은 생각보다 공략하기 어려운 사람들이고, 허허벌판 SNS 세상 속에서 내 상품을 사줄 고객을 찾기란 서울에서 김 서방 찾기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구체적인 마케팅 방법과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은 타깃 고객을 믿고 귀농한다면 이미 절반은 실패한 것이다. 나와 이해관계가 전혀 없는 사람을 설득해서 고객으로 유지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성공을 향한 창업이 시작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지인은 고객이 아닌, 지인(知人, 아는 사람)일 뿐이다.(131~132쪽)

7. 토지 구입 vs 토지 임대

시골 창업 시 땅을 사는 것이 좋은지, 임대하는 것이 좋은지 명확한 답을 내리기는 어렵다. 각각의 장단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토지 매입과 임대라는 문제에 대한 답은 준비할 수 있는 창업 자금에 달려 있다. 창업 자금이 충분하고 사업의 계획과 목표가 명확하다면 시설 투자비가 아깝지 않은 땅 구입을 권한다. 반대로 여유 자금도 적고 아직 사업 계획이 명확하지 않다면 무리해서 땅을 사기보다는 임대를 권한다. 토지를 빌려 쓰는 기간을 창농 워밍업 기간이라고 생각하며 시골 창업을 단계적으로 준비해서 천천히 나아가도 늦지 않기 때문이다.(190쪽)

8. 가족과 함께 할 때 성공가능성이 높다

직접 경험해보니 시골 창업은 무조건 가족이 함께 할 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부모 세대가 닦아놓은 생산 기반이 있다면 자녀 세대가 가공과 체험 사업 등을 얹어 부가가치를 더 높일 수 있으니 금상첨화다. 부모 세대가 닦아놓은 농업 기반이 없을 땐 부부 혹은 형제자매가 힘을 모아 함께 하면 기반을 닦기가 훨씬 쉽다. 나중에 아이들이 농업 계열 학교를 졸업한 후 가족 사업에 동참한다면 세상 부럽지 않은 가업의 기반을 시골에서 구축할 수 있다.

이제는 농업을 가업으로 삼는 것을 부끄러워하고 볼품없이 여기는 시대가 아니다. 지금은 바른 먹거리를 추구하고, 도시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자연 속에서 풀어내려는 욕구가 커지는 시대이다. 농업은 보잘것없는 자영업이 아니라 오천만 국민의 먹을거리를 책임지고 있는 위대한 직업군이며, 농부는 농촌에서 도시인의 정신 건강을 보듬는 막중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자녀에게 가업으로 물려줄 만한 가치가 충분한 멋진 분야이다. 이러한 농업 분야에서 온 가족이 함께한다면 최고의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215쪽)

책에서 소개하는 창업의 공식은 귀농인뿐만 아니라 소상공인, 기업가, 프리랜서, 온라인 비즈니스, 가공 창업을 준비하는 모든 이들에게 두루 적용되는 창업 가이드이다. 창업 비즈니스에 성공하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