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꽃 이야기] 여인의 꽃 부용화
[시골 꽃 이야기] 여인의 꽃 부용화
  • 장성희 기자
  • 승인 2023.08.30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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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한 아름다움을 가지다

오래 전에 이웃에서 얻은 부용화 씨앗을 정자 앞쪽과 담장 둘레에 뿌려 놓았는데  매년 여름이 되면 보름달 같은 큰 꽃을 피워 주고 있다.
부용화는 얼핏 보면 무궁화를 많이 닮았다. 그래서 그냥 스쳐 지나가면서 보면 무궁화로 착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멀리서 보아도 알아볼 정도로 무궁화보다는 꽃이 크다.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인들이 무궁화를 많이 없애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무궁화와 비슷하게 생긴 부용화를 많이 심어 놓았다고 하니 헷갈릴만도 하다.

정자와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뿜어내는 부용화. 장성희 기자
정자와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뿜어내는 부용화. 장성희 기자

무궁화처럼 아침에 꽃을 피우고 저녁에는 사그라드는 하루살이 꽃이다. 오랜기간 매일 차례로 꽃을 피워서 지금까지도 환한 얼굴을 내밀고 있다.
부용(芙蓉)이라는 이름은 연꽃을 뜻하는 중국의 한자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연꽃처럼 크고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는 의미로 보면 된다.

내 얼굴보다 더 큰 미국부용. 장성희 기자
내 얼굴보다 더 큰 분홍 미국부용. 장성희 기자
내 얼굴보다 더 큰 미국부용. 장성희 기자
내 얼굴보다 더 큰 빨강 미국부용. 장성희 기자

부용화는 양귀비처럼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꽃중의 하나다. 그래서인지 조선시대에는 기생의 이름에도 사용되었다.
꽃말은 모양에 걸맞게 '섬세한 미모' '미묘한 아름다움' 등 아름다운 여인을 상징하는 뜻을 가지고 있다.
답답한 일이 있을 때  부용화의 모습을 바라보면 마음이 넓어져서 좋다. 모름지기 사람이든 꽃이든 시원시원한게 최고인 것 같다.
무더위를 가시는 보슬비가 사박사박 내리는 오후, 시원스런 얼굴에 섬세함까지 갖춘 부용화를 보고 있으니 세상 시름이 다 잊어진다.
꽃 중의 꽃, 꽃의 여왕, 우아하고  귀족적인 분위기가 느껴지는 부용화, 너는 정말 매력이 넘치는 미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