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북섬, 폴리네시안 유황 온천 가는 길
뉴질랜드 북섬, 폴리네시안 유황 온천 가는 길
  • 이철락 기자
  • 승인 2023.03.08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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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토루아 호수를 내려다보는 절경의 노천 온천
온천 가는 길에 반딧불이 동굴과 전통 동물농장들을 관광할 수 있다.
뉴질랜드 북섬 로토루아에 위치한 폴리네시아 스파는 오리지널 지열 노천 온천이다. 장현일 씨 제공
뉴질랜드 북섬 로토루아에 위치한 폴리네시아 스파는 푸른 하늘, 먼 바다와 호수를 내려다보는 오리지널 지열 노천 온천이다. 장현일 씨 제공

 

뉴질랜드 대표 온천인 '폴리네시안 스파'는 북섬의 북동쪽 '로토루아'에 위치한다. '로토(ROTO)'는 호수, '루아(RUA)'는 두번째라는 뜻이다. 북섬에서 타우포에 이어 두번째로 큰 호수지만, 고요하고 아름다운 로토루아 호수를 내려다보며 약 40℃ 안밖의 5개 노천 온천을 동시에 돌아다니며 즐길 수 있는 곳이다. 1878년부터 온천이 시작되었고, 세계 10대 온천이라는 이 스파는 천연 지열 광천수로 샤워시설, 개인용 사물함을 제공하며 귀중품은 별도로 보관해준다.

로토루아 지역은 곳곳에서 뜨거운 수증기를 뿜어내고 있다. 이철락 기자
환태평양 조산대에 위치한 로토루아 지역은 천연 지열로 뜨거운 수증기를 여기저기서 내뿜고 있다. 이철락 기자

 

로토루아는 지열 활동이 활발한 지역으로 곳곳에서 뜨거운 수증기와 진흙(머드)을 내뿜는다. 우리나라와도 인연이 있는 곳이다. 6·25전쟁에 참전한 이곳 원주민인 마오리족 병사들이 슬픈 사랑 노래인 뉴질랜드 민요를 불렀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연가(비바람이..)'라는 제목으로 번안되어 지금까지 불리고 있다. 

한국에서 로토루아로 가려면 보통 비행기로 오클랜드 공항에 내려서 자동차로 이동한다. 가는 도중에 '와이토모 반딧불이 동굴'과 뉴질랜드의 전형적인 농장들을 관광할 수 있다.

동굴 천장에 빼곡하게 붙어 밤하늘의 은하수처럼 빛을 내는 반딧불이를 보려면 마오리족이 운전하는 보트를 타고 들어가야한다. 이철락 기자
석회암 동굴 천정에서 마치 밤하늘의 은하수처럼 빛을 내는 반딧불이를 보려면 마오리족이 운전하는 보트를 타고 들어가야한다. 동굴 안은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김주철 씨 제공

 

와이토모 동굴은 세계 8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뉴질랜드에서만 서식하는 반딧불이가 마치 밤하늘의 은하수처럼 동굴 천정에 빼곡하게 붙어 신비로운 빛을 내고 있다. 원주민이 장어를 잡다가 우연히 발견했다고 하는 석회동굴은 종유석, 석순, 석주들이 온갖 형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동굴에서 걷기도 하고, 마오리족이 운전하는 배를 타기도 하면서 내부를 관람할 수 있다. 오클랜드에서 남쪽에 위치한 이곳까지 자동차로 약 2시간 반 정도 걸린다. 

전형적인 뉴질랜드 농장에서 소, 양, 염소, 알파카, 라마, 타조 등의 동물들을 방목하고 있다. 이철락 기자
전형적인 뉴질랜드 농장에서는 알파카, 오리, 라마, 소, 양, 염소, 타조, 사슴 등 다양한 동물을 방목하고 있다. 알파카(사진)는 소목 낙타과의 포유류로 라마와 닮았으나, 라마보다 작으며 코가 짧고 등이 약간 둥글고 꼬리가 늘어져 있다. 이철락 기자

 

한 달 전 기상이변으로 북섬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오클랜드 지역은 공항과 집들이 물에 잠기고 수도 공급이 끊기는 등 큰 피해를 입었지만, 로토루아 지역은 피해를 상대적으로 적게 입었다. 와이토모 동굴에서 로토루아의 폴리네시안 온천으로 가는 도중에 뉴질랜드의 전통적인 농장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평화롭고 한가하게 방목되는 동물들은 사료를 먹지 않고 천연 풀을 뜯는 탓인지 똥 냄새가 별로 나지 않고, 소의 경우 우윳빛도 약간 노란색을 띤다. 와이토모 동굴에서 로토루아 스파까지는 자동차로 약 2시간 정도 걸린다.

3월 6일 관광객이 손에 먹이를 얹어 놓자 주변의 염소들이 달려들어 먹고 있다. 이철락 기자
3월 6일 헤리티지 농장에서 한 관광객이 손에 먹이를 얹어 놓자 주변의 양들이 달려들고 있다. 이철락 기자

 

뉴질랜드 북섬에서는 소를, 남섬에서는 양을 많이 볼 수 있다. 호텔과 고급식당에서는 소젖을 살균 가공한 일반 우유와 설사하는 사람들이 먹기좋게 지방을 제거한 트림밀크(trim milk)를 함께 내놓기도 한다.

로토루아는 '레드우드' 삼림욕장과 5개의 간헐천이 솟구치는 '와까레와레와' 마오리족 민속촌이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들은 모두 폴리네시안 스파에서 자동차로 15분 거리에 있다.

로토루아의 레드우드는 유황 습지로 양치식물인 고사리와 수직으로 곧게 뻗은 메타세퀘어가 많다. 햇살이 비치는 나무 사잇길로 1시간 동안 산림욕을 하며 걷는 동안 기분이 상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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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토루아시 '와까레와레와 민속촌'의 동쪽 끝에서 '포후투 간헐천'이 30m 높이로 치솟고 있다. 이철락 기자

 

'와까레와레와' 민속촌에는 크고 작은 온천들이 마을 곳곳에 펼쳐져 있다. 마을 동쪽 끝에는 '포후투'를 비롯한 5개의 큰 간헐천이 1시간에 한 번씩 30m 높이로 섭씨 100도의 유황 진흙과 온천수를 뿜어내고 있다. 맑고 푸른 하늘로 솟구치는 용천수를 보며 관광객들은 탄성을 지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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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리 원주민이 거주하는 민속촌은 푸른 하늘, 흰 구름, 그리고 마을 곳곳에서 끓어오르는 수증기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마을에 들어가면 전통 생활과 문화를 관람할 수 있다. 이철락 기자

 

마을 원주민들은 130년 전부터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관광객을 위해 현지 가이드로 일해왔다. 마을 입구에는 초창기에 활동했던 가이드들을 소개하는 입간판을 세워놓았다.

자동차로 2박 3일이면 오클랜드 공항에서 출발하여 아름답고 신비로운 뉴질랜드 북섬의 중부 지역을 둘러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