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남섬①, 밀포드 사운드 피요르드 가는 길
뉴질랜드 남섬①, 밀포드 사운드 피요르드 가는 길
  • 이철락 기자
  • 승인 2023.03.20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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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랜드에서 2시간 비행하여 퀸스타운 공항 도착
퀸스타운에서 테 아나우(Te Anau)까지 자동차로 2시간 반, 다시 밀포드 사운드까지 2시간 반 거리
퀸스타운은 뉴질랜드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로, 남부 지역 여행의 거점이다. S자 모양, 80km 길이의 와카티푸 호수 주변에 위치하여 아름다움을 더한다. 이철락 기자
퀸스타운은 뉴질랜드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로, 남부 지역 여행의 거점이다. S자 모양, 80km 길이의 와카티푸 호수 주변에 위치하여 아름다움을 더한다. 이철락 기자

 

뉴질랜드 남섬은 빙하가 만든 수많은 U자 계곡과 호수가 있다. 남섬을 여행하고 레저를 즐기러 온 전 세계 여행객들은 퀸스타운(Queenstown)을 거점으로 이용한다. 빙하 호수가 있는 밀포드 사운드(Milford Sound)로 가기도 하고, 크롬웰 과일 단지를 지나 만년설이 가득한 남섬의 최고봉 마운트 쿡(Mount Cook)으로 가기도 한다. 퀸스타운은 뉴질랜드에서 세 번째로 큰 와카티푸 호수 주변에 위치한 작은 휴양 도시이다. 호수 주변에서 아름다운 자연경관, 맑은 공기와 함께 자연을 즐길 수 있다. 제트보트, 번지점프, 패러글라이딩 등 여러 가지 활동 거리가 있으며, 다양한 레스토랑에서는 지역 특산물인 생선요리와 와인을 즐기기도 한다. 북섬 오클랜드 공항에서 이곳까지의 비행시간은 1시간 50분이다.

3월 9일 거울 호수는 주변의 아름다운 산, 구름과 하늘을 반영하여 마치 거울처럼 보인다. 이철락 기자
3월 9일 거울 호수는 주변의 아름다운 산, 구름과 하늘을 반영하여 마치 거울처럼 보인다. 이철락 기자

 

퀸스타운에서 밀포드 사운드로 가려면 자동차로 2시간 반 거리에 있는 ‘테 아나우(Te Anau)’에서 1박을 하게 된다. 테 아나우는 피요르드랜드 국립공원(Fiordland NP)의 일부이며, 퀸스타운 남서쪽에 위치한 뉴질랜드의 대표적인 관광지 중 하나이다. 여기서 자동차로 2시간 반이면 밀포드 사운드에 도착할 수 있다. 테 아나우에서 밀포드 사운드를 향해 38km 정도를 가면 거울 호수(Mirror Lakes)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새가 호수를 스칠 때는 물결이 생기기도 하지만, 보통 때는 잔잔하여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이 그대로 호수에 반사된다.

거울 호수를 지나 94번 국도를 한참 달리다 보면 황량한 들판이 가끔 나타난다. 도로 주변은 사람과 동물이 살지 않는 황무지가 오랫동안 펼쳐지며 서늘한 기운마저 든다. 멀리 U자곡 사이로 우뚝 솟은 만년설이 보이기도 한다.

밀포드 사운드가 가까워졌음을 알려주는 황금빛 초목 들판. 김명수 씨 제공
밀포드 사운드가 가까워졌음을 알려주는 황금빛 초목 들판. 김명수 씨 제공

 

밀포드 사운드에 가까워지면서 계곡의 길가에는 여러 종류의 고사리와 나무를 감은 푸른 이끼들이 쉽게 눈에 띈다. 높은 산들 사이에 넓게 펼쳐진 황금빛 초목 들판이 나타나기도 한다. 밀포드 사운드 입구에 다다르면 길은 점차 험해지며 산을 넘기 위해 1.2km의 호머 터널(Homer Tunnel)을 지나야 한다. 1953년에 사람의 손으로 완공시킨 이 터널은 밀포드 사운드까지 차량으로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1차선 통행로여서 신호등 신호에 따라 터널에 진입하게 된다. 지금도 터널 벽면에서는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호머 터널을 빠져나오자 비가 내리고 있고, 맞은편을 내려다보면 안개 속에서 신비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하윤 씨 제공
호머 터널을 빠져나오자 비가 내리고 있고, 맞은편을 내려다보면 안개 속에서 신비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하윤 씨 제공

 

터널을 지나기 전과 후의 날씨는 불과 몇 분 만에 바뀐다. 비가 내릴 때는 터널을 뚫은 암석층 산비탈에 수십 개의 빗물 폭포가 빙하 녹은 물과 합쳐져서 크고 작은 규모로 눈물처럼 흘러내린다. 터널을 통과하면 구불구불한 내리막길이 이어지며 더욱 멋있는 장관이 펼쳐진다.

밀포드 사운드(Milford Sound)는 약 1만 2천 년 전에 빙하에 의해 형성되어 태곳적 원시림을 간직한 곳이다. 남섬의 남 서단부에 광범위하게 펼쳐진 피요르드랜드 국립공원에 속해 있다. 영국인들이 북반구의 피요르드(Fiord)와 대비하기 위해 사운드(Sound)라고 이름 붙였다고 한다.

선착장에서 바라본 밀포드 사운드는 입구부터 U자 계곡과 구름에 가린 설산의 모습으로 신비롭다. 이철락 기자
선착장에서 바라본 밀포드 사운드는 입구부터 U자 계곡과 구름에 가린 설산의 모습으로 신비롭다. 이철락 기자

 

밀포드 사운드의 피요르드 깊숙이 위치한 선착장에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가진 유람선이 출발한다. 선착장에서 바라보는 밀포드 사운드는 입구부터 장관이다. 푸른 바다 위, 흰 구름 사이로 우뚝우뚝 솟은 설산의 모습이 신비감을 자아낸다.

밀포드 사운드는 빙하가 만든 피요르드다. 맑은 날씨에는 폭포가 쏟아졌던 흔적(사진 좌우)만 보인다. 이철락 기자
밀포드 사운드는 빙하가 만든 피요르드다. 맑은 날씨에는 폭포가 쏟아졌던 흔적(사진 좌우)만 보인다. 이철락 기자

 

유람선을 타고 들어가면 폭이 조금씩 넓어지고, 비로소 이곳이 바다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빙하호를 신비감에 도취하여 둘러보는 동안에도 날씨는 변덕스럽다. 푸른 하늘을 보이며 맑다가, 바람이 세게 불다가, 비가 곧 내릴 듯 찌푸리기도 한다. 비가 내리다 그치면 1시간 만에 폭포 물은 마르고 흔적만 남는다. 가까이 가서 보면 약한 물줄기가 흐르기도 하고 물이 아예 없는 곳도 있다.

관광객이 스털링 폭포(Stirling Falls) 앞에 다다르면 바다로 떨어지는 폭포수를 직접 맞을 수 있다. 이철락 기자
관광객이 스털링 폭포(Stirling Falls) 앞에 다다르면 바다로 떨어지는 폭포수를 직접 맞을 수 있다. 이철락 기자

 

유람선을 타고 절벽 아래 바다로 수직 낙하하는 폭포를 관찰할 수 있다. 그중 유명한 스털링 폭포(Stirling Falls)와 보웬 폭포는 만년설이 녹은 물로 강수와 관계없이 1년 내내 밀포드 사운드 북쪽 측면 위에서 바다로 곧바로 쏟아져 내린다. 수력발전을 설비하여 이 지역의 전기를 공급하고 물을 정제하여 수돗물로도 활용한다고 한다.

유람선이 바다에 들어갈 때와 구경을 마치고 나올 때는 햇빛이 비치는 각도가 달라 주변 경관이 약간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철락 기자
유람선이 바다에 들어갈 때와 구경을 마치고 나올 때는 햇빛이 비치는 각도가 달라 주변 경관이 약간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철락 기자

 

밀포드 사운드 관광을 마친 후, 남반구 알프스(Southern Alps)의 최고봉이자 에메랄드빛 빙하가 있고 트레킹 명소인 마운트 쿡(Mount Cook)으로 가려면 퀸스타운까지 약 300km의 길을 되돌아와야 한다. 오는 길에 지난밤 ‘테 아나우 호텔’에 맡겨 놓았던 짐을 찾으며 남부 거점 도시인 퀸스타운까지 약 5시간을 자동차로 달려야 한다. 뉴질랜드 남섬의 중부에 위치하고, 마운트 쿡의 빙하가 녹아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하는 푸카키 호수(Lake Pukaki)가 반겨줄 것을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