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들'이 '핫도그'가 된 이유
'부들'이 '핫도그'가 된 이유
  • 여관구 기자
  • 승인 2022.09.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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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말은 '순종', 한방에서 화분(포황)은 지혈. 통경, 이노제로 사용
핫도그 닮은 '부들의 열매' 모습.  사진 여관구 기자.

경산의 남천강변의 습지에 자생하는 부들은 7월이면 꽃을 피우며 꽃말은 ‘순종’이다. 핫도그와 비슷한 열매를 맺으며 잎과 열매의 크기에 따라 불리는 이름이 다양하다. 남천강을 거니는 시민들은 습지에서 자라는 핫도그 닮은 부들을 보면서 군침을 삼키기도 한다.

부들은 부들과(Typhaceae)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으로 전 세계에 9~18여 종이 분포하며 국내에는 큰잎부들(Typha latifolia), 부들(Typha orientalis), 애기부들(Typha angustifolia), 꼬마부들(Typha laxmannii) 4종이 있고, 하천이나 연못, 논 주변 등 습지에서 살아가고 있다.

4종 모두 핫도그 모양을 하고 있지만, 자세히 보면 조금씩 다르게 생겼다. 이 부들을 비교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큰잎부들과 부들은 암·수꽃 이삭이 붙어 있고 수꽃 이삭이 암꽃 이삭 보다 짧다. 반면, 애기부들과 꼬마부들은 암·수꽃 이삭이 떨어져 있고 수꽃 이삭이 암꽃 이삭 보다 길다.

경산 남천강에 '부들'이 집단으로 자라는 모습.  사진 여관구 기자.

큰잎부들은 높이 1~2m, 잎의 폭은 1~2cm 정도로 부들 중 잎이 가장 넓은 대형 종으로 잎 폭이 1cm 미만인 부들과 생김새가 다르며 애기부들은 높이1~2m, 잎의 폭은 0.8~1.5cm 정도로, 높이 0.8~1.3m 잎의 폭 0.5cm 이하인 꼬마부들과 구분이 된다.

전국에 걸쳐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종은 애기부들이며, 주로 바람에 의해 흩어진 씨앗이 물속에서 발아되거나 땅속줄기의 활발한 성장으로 물속에서 군락으로 자생한다. 열매이삭은 길이 7∼10cm이고 긴 타원형이며 적갈색이다.

부들의 용도는 잎은 방석을 만들고, 화분은 한방에서 포황이라 하여 지혈(止血)·통경(通經)·이뇨제(利尿劑)로 사용하고 어린싹이나 줄기, 뿌리 등은 식용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잎이 부드럽기 때문에 부들부들하다는 뜻에서 부들이라고 한다.

또한 습지에 자라면서 오염물질의 정화 및 영양염류의 제거 효율이 높아 수질 정화 능력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핫도그' 닮은 '부들' 모습.  사진 여관구 기자.

■ 부들에 얽힌 이야기

옛날 옛날 한 외딴섬에 토끼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다. 너무나도 육지에 가고 싶었던 꾀 많은 토끼가 물속에 사는 악어를 불러냈다. 또끼는 악어 무리가 얼마나 많은지 직접 세어보고 싶다며, 이곳에서 저쪽 육지까지 악어 동료들을 일렬로 늘어서게 해보라 했다.

순진한 악어는 토끼가 시키는 대로 했고 토끼는 악어의 등을 하나씩 깡충 깡충 뛰어서 밟고 무사히 육지에 도착했다. 뒤늦게 토끼에게 속은 것을 알게 된 악어는 토끼의 털을 모두 뽑아 토끼의 피부가 빨갛게 되었다.

겁이 난 토끼가 무서워서 벌벌 떨고 있는 것을 본 산신령이 불쌍히 여겨 비법을 알려주었다. 저 산 너머에 물가가 있는데 그곳에 나는 길고 부드러운 풀을 깔고 누워라. 그러면 너의 몸에 생긴 상처는 없어질 것이다.

토끼는 산신령의 지시대로 긴 풀 위에서 며칠을 누워있었고, 그랬더니 몸에 새로운 털이 다시 생겼습니다. 이때 토끼가 누워있었던 풀이 바로 '부들'이라는 동화 같은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남천강 하천변에 생육하는 '부들' 모습.  사진 여관구 기자.

시냇물 사랑/ 여관구(시인)

 

흐르는 시냇물에 발을 담그면

물결이 살랑살랑 간지러 주고요

피라미 달려와 입을 맞추고

다슬기 바위에 올라앉아 윙크를 한다.

마음까지 저려오는 모래물결 위에서

사랑을 받고 싶어 춤추는 버들피리

눈 속에 사랑을 어이 감추랴

마음속에 쌓인 행복 어이 숨기랴

내 맘까지 감싸주는 이 시원한 행복을

너만 홀로 남겨두고 어이 떠나리.

한 여름을 업고 가는 너를 보면서

땀방울을 씻어주는 너를 보면서

베푸는 마음이 얼마나 큰지를

내 마음에 발을 담그며 세삼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