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가 호랑이가 된 사연
나비가 호랑이가 된 사연
  • 여관구 기자
  • 승인 2022.09.27 1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옛 명칭 '호접', 호랑나비 처음 보면 그 해에 운이 트인다 하고, 아침에 보면 그 날은 좋은 일이 생긴다 해
호랑나비 앉아있는 모습.  사진 여관구 기자.

호랑나비는 무늬가 호랑이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호랑나비를 처음 보면 그 해에 운이 트인다 하고, 아침에 호랑나비를 보면 그 날은 좋은 일이 생긴다. 주로 동양권에 분포하는 대표적 나비로 옛 명칭은 호접(胡蝶)이라 한다. 봄 형과 여름 형이 있으며 암컷은 수컷보다 조금 크다. 애벌레는 다 자라면 몸길이가 45mm에 이르며 몸 빛깔은 녹색이고 셋째마디에 뱀눈 모양의 무늬가 있다. 몸 양 옆에는 검은색의 빗줄이 2개가 있다.

연 3회 발생하며 번데기로 겨울을 난다. 먹이식물로는 귤나무·좀피나무·산초나무·황경피나무 등의 잎을 갉아먹는데, 특히 어린 귤나무에서 피해가 심하다. 고추나무, 엉겅퀴, 누리장나무, 백일홍, 파리풀, 라일락, 산초나무, 솔채꽃, 파 등 여러 꽃에서 꿀을 빤다. 암컷이 낳는 알의 총 수는 개체에 따라 수십 또는 수백 개로 다양하다. 알을 낳을 때는 탱자나무, 귤나무, 산초나무의 잎 뒷면이나 줄기에 1개씩 낳는다.

날개짓 하는 호랑나비.  사진 여관구 기자.

▶호랑나비의 애련한 전설

옛날 옛날에 어느 이웃 마을에 살던 가난한 대장장이의 외아들 순돌이와 고을사또 외동딸인 곱다란 이쁜이가 서로 눈이 맞아 사랑을 하였더랍니다. 둘이는 남몰래 외딴 물레방앗간에서 밤마다 뜨거운 사랑을 나누었다.

이 소문을 들은 고을사또 나으리께서 포졸들을 풀어 순돌이를 잡아 드렸고 순돌이를 피가 나도록 곤장을 치더니 순돌이가 그만 기절해 절명해 버렸다.

이 소식 들은 이쁜이는 식음을 전폐하고 사랑하는 순돌이의 이름만 부르짖다가 이윽고 이쁜이도 숨을 거두었다.

그런 일이 있은 후 그 물레방앗간에는 사시사철 하얀 꽃 한 송이가 피더니 호랑나비 한 쌍이 어울려서 노니는 걸 마을사람들이 목격하고 순돌이와 이쁜이 인 것을 애련히 여겼다.

멀리서 바라본 호랑나비 모습.  사진 여관구 기자.

▶호랑나비의 운수대통 전설

삼진 날에 화전놀이를 가서 처음 본 나비로 점을 친다는데, 호랑나비나 노랑나비 같은 채색나비를 먼저 보면 기쁜 복과 운수 대통하여 좋은 낭군을 맞이하게 된다는 전설이 있어 연중 한번뿐인 화전놀이에 앞 다퉈 간다죠. 음력 3월 3일을 ‘삼진날’, ‘삼진일’ 또는 ‘上巳日’이라 하는데 이때는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온다고 하죠. 아이들은 제비를 처음 보면 “이 문둥이보라”고 재밌게 이야기하고 이날에 아이들의 머리를 깎아주면 부스럼이 나지 않는다는 옛 이야기가 있다.

날개짓하는 호랑나비 모습.  사진 여관구 기자.

나비의 춤 / 시인 여관구

 

나비는 왜

춤을 추며 다닐까.

어린아이가 넘어질 듯 뒤뚱되며

걸어오는 것처럼

술 취한 사람들이 비틀되며

걸어오는 것처럼

나비는 비틀거리며 갈 길을 방황한다.

벌이나 잠자리들은 자기 갈 길을 곧장 가는데

나비들은 왜 갈지자걸음으로 날아다닐까.

꽃임이 그리워서 서두른 탓일까

꽃향기에 취하고 싶은 급한 마음에서 일까.

나비는 꽃임 품에 한참을 안겼다가

다시 몽롱한 상태로 날아간다.

아~~그렇다 몽롱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