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꽃 이야기] 하얀 꽃이 예쁜 샤스타데이지
[시골 꽃 이야기] 하얀 꽃이 예쁜 샤스타데이지
  • 장성희 기자
  • 승인 2021.06.17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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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스타데이지가 달빛을 받아 더 새하얘지다.

6월의 시골집은 노란 금계국과 빨간 장미, 그리고 하얀 샤스타데이지가 있어 가장 예쁜 때이다. 그렇지만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여유가 없다. 사과밭도 돌봐야 하고 산딸기와 복분자 수확도 해야 해서 이른 새벽부터 어둠이 내릴 때까지 일하기 때문이다.

샤스타데이지는 화단을 만들 때 들어 왔으니 우리 집의 터줏대감이라고 할 수 있다. 텅 빈 화단에 무얼 심을까 고민하다가 오래 피는 샤스타데이지 씨앗을 구해 뿌렸다. 씨앗만 뿌려두었는데 절로 싹이 돋아나고 꽃이 피었다. 돌본다고 해야 겨우 사이사이 섞여서 나오는 잡초를 제거해주고, 꽃이 지고 나면 예취기로 시든 꽃대를 정리해주는 것이 다였다. 그런데도 세월이 더해지니 고맙게도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해준다. 지금 생각해 보아도 잘 심은 것 같다.

활짝 핀 샤스타데이지. 장성희 기자
활짝 핀 샤스타데이지. 장성희 기자

 

샤스타데이지 꽃이 활짝 피면 여름이 성큼 다가왔다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여름 구절초라고도 부르는데 처음 이름만 들었을 때는 어떤 꽃인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미국의 식물학자 루터 버뱅크가 프랑스의 들국화와 동양의 해변국화를 교미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샤스타국화'라고도 불린다. 이름은 캘리포니아에 있는 산봉우리에서 따왔다고 하는데 샤스타는 인디언 언어로 흰색이라고 하니 어떻게 보면 지명과 꽃의 특징을 잘 살린 작명인 것 같기도 하다.

번식력도 대단한 꽃이다. 장마가 계속 되던 어느 해에는 꽃도 지지 않았는데 꽃송이에서 발아가 되는 모습을 보았다. 지금부터 잘 여문 꽃씨를 채취해서 원하는 곳에 뿌려두면 싹이 나서 자라다가 겨울을 나고 내년에는 하얀 꽃밭을 선물할 것이다.

어디에 있어도 잘 어울리는 샤스타데이지. 장성희 기자
어디에 있어도 잘 어울리는 샤스타데이지. 장성희 기자

 

밤에는 달빛을 받아 더 새하얀 모습을 보여준다. 피곤에 지칠 때마다 노란 입술을 내밀며 초절정 미모로 위로를 해준다. 무리지어 있을 때가 더 아름답게 보이는데, 멀리서 보면 꼭 하얀 눈이 내린 듯하다. 잠시나마 세상 시름 다 잊게 해주는 샤스타데이지가 있어 행복한 계절이다.

샤스타데이지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장성희 기자
샤스타데이지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장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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