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시니어] (160) 제2의 인생과 소일거리
[원더풀 시니어] (160) 제2의 인생과 소일거리
  • 김교환 기자
  • 승인 2022.04.0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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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인생을 크게 양분해서 회갑을 맞는 60세를 기준으로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눈다. 이는 60세를 전후하여 일자리에서 은퇴하거나 직장에서 퇴직을 하고 제2의 인생을 위한 새로운 출발이 되기 때문에 의미 있는 구분이라고 생각된다. 크게 보아서 전반기 인생이 대체로 부모의 보호 아래 자라서 직업과 가정을 갖고 자녀양육과 부모봉양의 의무적 인생길이라고 한다면, 후반기 인생은 비교적 자유로운 선택적 인생길로 모든 것을 자기 의지대로 삶을 만들어갈 수 있는 시기이다. 그래서 전반기 인생은 대부분 사람들의 삶의 모습처럼 이미 잘 닦여진 길을 따르면 되지만, 후반기는 길이 없는 허허벌판에 스스로 길을 만들며 가야 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따라서 가장 안타까운 것은 아무런 준비도 없이 제2의 인생길에 들어서서 희망도 없고 할 일도 없는 경우이다. 불러주는 사람 없고 오라는 곳도 없으며 갈 곳도 없어서 남는 게 시간뿐이라고 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자기인생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다.

그래서 제2의 인생은 시간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우선 돈벌이와 관계없이 소일거리가 있어야 한다. 흔히들 노후의 3대 불안이 건강, 돈, 외로움이라고 하는데 이를 모두 만족 시킬 수 있는 것은 바로 일이다. 물론 일은 생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 기본이지만, 그 이상의 의미도 가진다. 따라서 노후에도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장 행복한 삶의 길이다. 이제는 평생 직장시대가 아닌 평생 직업시대이다.

지금의 노년세대는 정신적 나이와 신체적 나이가 숫자적 나이보다 훨씬 젊다. 어느 정도 개인차는 인정해야 하지만 대체로 70대 중반까지는 활동하는 데 별 지장이 없다. 물론 가난한 노인들에게 일은 생계수단으로써 어쩔 수 없지만 한평생 일하면서 고생했으니 이제는 좀 놀면서 편하게 지내다가 가자는 것이 노인 대부분의 생각이다. 그런데 노년의 편하게는 곧바로 무료함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먼저 일에 대한 인식 변화로 일 자체로서의 가치를 인정하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야 한다. 일은 육체적 정신적 건강과 함께 자신이 아직도 국가 사회를 위해 봉사할 수 있다는 자부심과 자아실현의 계기를 만들어서 삶의 중요한 에너지가 된다. 따라서 노후의 일은 꼭 있어야 하고 또한 내 일자리는 내 스스로 만들되 가급적이면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

전문성을 살려서 계속 일할 수 있다면 행운이다. 돈벌이의 수단만이 아니라 내 삶을 보람되고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서도 일이 있어야 한다. 일에는 귀천이 없다. 욕망을 내려놓고 체면을 생각하지 말고 눈높이를 낮추어서 일거리를 찾아보자. 그리고 사회발전과 환경의 변화에 잘 적응하자. 지금은 급속한 고령화와 저 출산으로 노동인구 감소가 사회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그래서 국가 사회는 복지부담을 더 크게 안게 되고 이는 세대 간 갈등의 원인이 될 수도 있음에 유념하자. 자동화로 인해 수요가 줄어드는 제품 생산 쪽 보다 사람의 손길이 계속 필요한 서비스 쪽으로 눈을 돌려보자. 젊은이들도 일자리가 없어서 아우성이다. 젊은 세대가 할 수 없거나 할 수 있어도 하기 싫어하는 일도 찾아보자. 봉사활동은 노년의 건강과 함께 바람직한 인간관계로 이어져 외로움도 극복할 수 있다.

그리고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열린 마음으로 일을 찾자. 누가 만들어주는 것 보다는 스스로 소일거리를 찾아야한다.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가짐으로 움직이는 것 자체가 행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