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이야기] 명자꽃
[야생화 이야기] 명자꽃
  • 김동남 기자
  • 승인 2021.04.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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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하는 명자나무

마당이 없는 나는 다육이나 화초 외에 나무를 키워보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우연히 명자꽃을 보고 난 후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그 다양한 표정에 흠뻑 빠져버리고 말았다. 세상의 곱고 예쁜 색은 다 가진 욕심꾸러기에다가 예쁘게 그라데이션 하는 능력까지 겸비했다. 옛사람들은 명자꽃이 너무 고와 마당에 있으면 처녀가 바람이 난다고 아예 마당 근처에는 얼씬도 못하게 했다는데 다른 식물들이 기죽어서 성장하지 못할까 봐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약간 유치하지만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자고 일어나면 하얀 명자꽃이 어느새 분홍으로, 분홍색인가 하면 하마 아래쪽 꽃잎은 붉은색으로 변해가고 있다. 도대체 본심이 뭔지 가늠할 길이 없다. 그래서일까 사람마다 명자꽃을 대하는 태도도 천차만별이다.

요염한 꽃, 이름 그대로 순박하고 청순한 꽃. 수줍어하기도 한다고 하니 사람에게 어필하는 매력이 무궁한 꽃, 명자꽃

어떻게할까 망설이다가 집 근처에 이른 봄이면 나타나는 묘묙난전에서 명자 한 그루를 구입했다. 수 년전 일이다. 마당은 아니지만 바람 날 아가씨도 없는 집이니 화분에 심고 정성껏 보살펴 주었더니 해마다 예의 그 묘한 꽃을 선보였다. 관상용으로 심기도 하지만 열매, 가지, 잎 어느 것 한가지라도 버릴 것 없이 약재로 쓰임새가 다양한 명자나무. 참 열일하는 식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