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이야기] 조팝나무
[야생화 이야기] 조팝나무
  • 김동남 기자
  • 승인 2021.04.13 17: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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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이 그리워지는 꽃

주변에는 오래 묵은 벚나무들이 많아 벚꽃이 만개할 무렵에는 존재감을 느끼지 못하는 조팝나무. 가는 봄의 심술인가. 연이틀 쏟아진 비와 바람 때문에 속절없이 낙하하는 벚꽃들을 하얗게 미소 지으며 바라보던 이들이 있었으니... 이젠 우리들의 때가 왔다는 듯이.

바로 조팝나무이다. 조팝나무와 이팝나무 이름이 헷갈린 적이 있었다. 그래서 나름대로 정리했다. 이팝나무는 가로수로도 선호할 만큼 키가 크고 사방으로 쭉쭉 뻗은 가지 위에 구름을 연상케 하는 하얀 솜사탕들이 뭉실뭉실 얹혀 있다.

조팝나무는 어른의 허리를 넘지 않는 아주 키가 작은 관목이기는 하나 덤불을 이루고 무리지어 피는 소박하면서도 앙징스런 꽃으로 인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꽂꽂이 재료나 야생화를 그리는 사람들의 최애식물이기도 하지만 낮은 담장이나 울타리를 조성하는데도 종종 차출되는 조팝나무.

가만히 들여다보면 다섯 장의 귀여운 꽃잎사이에 촘촘히 박혀있는 노란 좁쌀같은 수술 때문에 조팝나무이다. 한방과 양방에서도 약재의 재료로 찾는 정말 쓰임새가 다양한 식물이다.

봄의 그림자가 희미해져 갈 무렵 조팝꽃과 함께 그려지는 그리운 고향의 정경, 시인은 이렇게 노래했다.

 

조팝꽃 필 때면

 

배동순

 

조팝꽃 필 때면

뒷산에선 꾀꼬리

앞산에선 뻐꾸기 노래한다

 

조팝꽃 필 때면

우리 아버지 무논 갈고

우리 어머니 콩 심었는데

 

조팝꽃 필 때면

오목눈이 사랑 이루려

쌍쌍이 조팝 품 찾아드는데

 

조팝꽃 저리피고

꾀꼬리 뻐꾸기 노래하건만

이내 가슴엔 그리움만 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