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사는 세상, 배리어 프리] (5) 정보통신
[함께 사는 세상, 배리어 프리] (5) 정보통신
  • 김종광 기자
  • 승인 2021.02.25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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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보는 문제가 넘을 수 없는 장벽으로
일상의 불편은 선 조치, 후 보완이 현실적

현행 ‘장애인차별금지법 제21조 2항 및 시행령 제14조 3항에는 공공기관 등이 주최 또는 주관하는 행사에 장애인에게 수어통역, 점자자료, 보청기기 등을 제공하여야 한다’ 로 되어있다.

AI 시대의 정보통신 분야는 빠르게 변해 가는데 장애인들이 정보통신 혜택을 함께 누리기에는 많은 문제점이 가로막고 있다.

웹 접근성이란 장애인, 노약자 등 사용자가 전문적인 능력이 없어도 홈페이지나 웹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모든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하는 권리를 말한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전자정보와 비전자정보에 대하여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접근 이용할 수 있도록 필요한 수단을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물론, 웹 접근성도 이러한 수단 중 하나에 속한다.

무인결제시스템인 키오스크의 주문과 결제 화면이 위에 있어 휠체어 장애인은 사용하기 불편한 높이로 조속히 수정되어야 문화생활을 공유할 수 있다.  김종광  기자
무인결제시스템인 키오스크의 주문과 결제 화면이 위에 있어 휠체어 장애인은 사용하기 불편한 높이로 조속히 수정되어야 문화생활을 공유할 수 있다. 김종광 기자

한국정보화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2019년 디지털 정보 격차 실태조사’에서 장애인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75.2%로 일반 100% 기준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 입안 초기에 현실적 검토가 부족했던 것도 있지만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무관심의 비중도 적지 않다.

또한 웹 평가에 인지도 높은 숙명여대 웹발전연구소(대표 문형남 교수)가 지난해 4월 발표한 ‘6대 간편 결제앱’ 의 접근성에 대한 조사 결과에 의하면 앱 접근성 합격 기준을 95점으로 고려했을 때 6개 앱 모두 장애인들이 사용하기엔 만족스럽지 못해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제로페이'는 58점으로 서울시가 코로나에 대한 긴급재난지원금을 지원하는 플랫폼이었으나 시각장애인들의 접근은 매우 힘들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난지원금 대상자 중에 시각장애인들도 많은데 앱이 받쳐주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시각장애인들은 "제로페이를 아예 사용하지 못하거나 주변에서 도와줘야 그나마 쓸 수 있다"고 비판했다.

비장애인이 사용하는 키오스크 모습으로 이 역시 휠체어 장애인이 사용하기에는조금 높은 편이다.                  김종광  기자
비장애인이 사용하는 키오스크 모습으로 이 역시 휠체어 장애인이 사용하기에는조금 높은 편이다. 김종광 기자

현재 다양한 여가생활과 문화생활이 어우러져 이러한 시설물 이용에 편리하도록 터치스크린 방식의 무인 결제시스템인 키오스크가 영화관, 백화점, 공공시설, 편의점, 휴게소 등에 많이 보급되어 갈수록 즐겁고 편리한 세상이 된 것은 자랑할 만하다. 그러나 장애인들이 사용하기에는 키오스크의 높이, 점자사용 등이 상당히 불편하게 되어 있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사용하지 못하는 차별이 발생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아직 키오스크에 대한 장애인 접근성과 편의성 기준의 디자인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지만 조속한 시간 내 근거마련과 세부적인 사항은 현실을 반드시 확인하는 과정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하이패스 경우 비장애인은 한 번으로 해결되지만 장애인은 단말기 신청에서 이용까지 다섯 번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원-스톱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50% 감면으로 도로공사의 수익에 영향을 주는 것이라면 장애인 이용율이 현저히 낮은 것과 비교해 보면 어렵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단계적 과정을 대폭 축소하고 전자시대에 원-스톱으로 처리하는 것이 시대에 맞는 도로공사의 변화가 아닐까 권하고 싶다.

은행 ATM 이체 수수료도 면제 신청과 갱신할 때 마다 직접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2층에 은행이 있을 경우 타인의 도움은 불가피하다. 온라인 시대에 한번으로 처리가 되어야 마땅함에도 그렇지 못하다. 은행 소속으로 각 지점에 있는 ATM 사용은 수수료 면제가 가능하나 외주업체가 운영하는 편의점, 도로휴게소 등은 면제가 되지 않는다.

아울러 휠체어 장애인이 ATM 화면을 볼 때 각도 차이로 인해 어려움이 따르고 실외 박스형에는 문턱으로 접근이 원천적으로 불가능 하고 내부 공간도 휠체어 회전반경이 가능하도록 설치되어야 사용이 가능하다. 요즘은 스마트폰이 있어 사용빈도는 낮으나 공중전화 박스도 같은 불편함으로 사용하는데 제한이 따른다.

은행 내부에 있는 자동현금인출기 2대의 규격은 같은데 우측의 비장애인용은 위에서 내려다 보는 화면으로 이상없지만 좌측의 휠체어 장애인이 보는 화면은 낮은 위치의 각도에서 보는 관계로 시각적인 어려움이 있다.      김종광   기자
은행 내부에 있는 자동현금인출기 2대의 규격은 같은데 우측의 비장애인용은 위에서 내려다 보는 화면으로 이상없지만 좌측의 휠체어 장애인이 보는 화면은 낮은 위치의 각도에서 보는 관계로 시각적인 어려움이 있다. 김종광 기자
외부에 있는 박스형 자동현금인출기는 휠체어 장애인의 접근성은  빛 좋은 개살구나 다름없다. 애초 문턱으로 인해 접근이 불가능 하지만 내부 또한 휠체어 회전반경이 불가한 좁은 공간이다. 이런 장벽은 어려운게 아니고 무관심으로 보는 것이 타당한 결론이다.                    김종광  기자
외부에 있는 박스형 자동현금인출기는 휠체어 장애인의 접근성은 빛 좋은 개살구나 다름없다. 애초 문턱으로 인해 접근이 불가능 하지만 내부 또한 휠체어 회전반경이 불가한 좁은 공간이다. 이런 장벽은 어려운게 아니고 무관심으로 보는 것이 타당한 결론이다. 김종광 기자

또한 장애인등록증 분실 시 정보도용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정지가 되어야 함에도 그렇지 못해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은 발급일자 기준으로 정지되는 것과 대비되는 모순점이 요즘 같은 시대에 무척 안타깝다.

안전을 위한 응급안전알림 서비스도 담당자가 제때 받지 못하거나 인력 부족으로 휴무가 되면 무용지물이다. 도움 요청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비장애인도 상당한 정신적 혼란에 빠지는데 장애인은 오죽하겠나 싶다.

마음 아픈 일들이 사회 곳곳에 널려있는데 비장애인의 무관심은 오늘도 진행 중이고 개혁과 소통이란 말이 오히려 거추장스럽게 느껴진다.

오늘날 각 가정에서 많이 사용하는 홈 네트워크 시스템도 시각장애인과 고령자 등 취약계층은 사용이 어려워 불편을 겪는데 반해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는 우리 사회가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부끄러운 일이다. 그 밖에 비장애인들은 사소한 것이라도 장애인에게는 넘지 못하는 장벽이 수없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어쩌다가 우리는 철면피 같은 세상이 되어 가는지 알 수가 없다. 선진국 문턱을 넘었다거나 진입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선진국의 장애인 제정법을 참고하여 선진 국민의식을 키워가도록 해야 한다.

지난해에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을 비롯한 개정안 8건이 국회에 계류 중이라는 소식이 그나마 다행스럽지만 금년이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13주년 되는 해로 상반되는 여러 법안도 함께 검토해서 조속한 시행으로 장애인들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것이 사회일원으로서 도리라 생각한다.

발의된 내용이 도움이 되겠지만, 내년에는 더 많이 달라진 장애인차별금지법으로 실현되길 간절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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