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사는 세상, 배리어 프리] (2) 장애인 이동권 실태
[함께 사는 세상, 배리어 프리] (2) 장애인 이동권 실태
  • 김종광 기자
  • 승인 2021.02.08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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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의 피맺힌 절규로 이루어낸 지하철 엘리베이터 설치
이용은 비장애인들이 더 많이 해...부끄러운줄 알아야

경제활동과 사회활동의 증가로 이동할 일이 많아졌다. 장애인 역시 차별 없는 이동기본권 확보에 관심이 높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약칭 교통약자법)이 2004년 12월 29일 국회를 통과한지 16년이 지나는 동안 수차례 개정은 됐지만 장애인들의 불편함은 여전하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시각장애인이 겪는 보행 중 인도에 차량 진입을 막기 위해 설치한 볼라드(bollard, 말뚝)가 철재나 석재로 되어 있거나 아예 없는 곳도 있다. 위 법률 시행규칙에 따르면 볼라드는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재질로 사용해야 함에도 그렇지 않아서 오히려 위험할 뿐이다.

이러한 원인은 눈으로 실제 현장을 직접 확인하지 않은 결과다.  2001년 1월 22일 경기도 시흥시 오이도역이 개통한지 6개월도 안 된 시점에 장애인 휠체어 리프트가 추락하여 장애인 사망으로 사회적인 큰 충격을 준 사건이었다. 이후 이듬해 발산역에서 같은 사고가 발생하자 장애인 투쟁의 도화선이 되었고 또다시 2017년 신길역에서 같은 사고가 발생했다. 이 3건의 사고 이후 특이한 공통점은 정부나 지자체가 재발 방지라는 무거운 과제를 진정으로 담아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장애인들이 줄기차게 요구한 것은 서울지하철 전 노선에 엘리베이터 설치다. 어려운 일이 아님에도 세월이 많이 지난 지금도 진행 중이다. 20년이 흐르는 동안 91% 정도 설치됐다니 그나마 다행스럽게 여겨야할지 모르겠다. 이렇게 장애인들이 부르짖어 이루어낸 엘리베이터를 비장애인들이 훨씬 많이 이용한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장애인들로 인해 불편함이 있다고 빈정거리면서 "내가 낸 세금이 저 사람들에 사용된다는 게 억울하다"는 심정을 표출할 때와 지금의 편리함을 비교해 보자. 비장애인들은 양심이 있다면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인간은 노화하면서 누구나 장애인과 같은 신체적 불편을 겪게 되어있다. 지금이라도 동정의 시선을 거두고 반드시 생각을 바꿔서 함께하는 세상이 되어야만 할 것이다. 누구나 평등하고 존엄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사회라면 원시사회와 비교해서 낫다고 할 수 없다" 는 前 대한매일 박강문 논설위원의 글이 당시의 실상을 말해준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와 안전을 위해 많은 정책들이 추진되고 있으나 여전히 장애인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모든 시설물 설치가 기준적합성 심사에 맞는지 심사를 하도록 되어있으나 현실은 기준적합성 심사에 장애인 요구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의견이 많다. 법을 제, 개정할 때 탁상공론은 그만하고 현실을 직시하면 충분히 알 수 있는 일임에도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 것은 어제 오늘이 아니다.

사람 일은 아무도 모른다.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고 나이가 들면 노화로 인한 장애가 생겨 움직이는 게 힘들어진다. 장애인의 대부분이 후천적이고 누구나 후천적 장애인이 될 수 있음을 깨닫고 인식을 바꿔야 한다. 출퇴근 시간에 고령자나 장애인이 차량을 이용하면 "하필 이 시간에 타지" 라는 목소리도 들린다. 

만약 이런 분이 당신 가족이라면 뭐라 할 것인가? 시혜와 동정은 금물이다. 나와 동등함을 잊지 않는 게 비장애인이 할 일이고 매우 중요한 일임을 새겨야 한다.

대구도시철도공사 건물을 살펴보면 정문에는 휠체어가 들어가기 힘든 경사와 안전문제가 있고 북쪽방향 계단과 서쪽방향 계단은 지난해 후반기 돌 계단을 허물고 다시 공사했는데 무슨 계획인지 모르겠으나 두 방향 계단 중 한 곳이라도 배리어 프리를 적용했어야 하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도시철도공사 북쪽 돌 계단을 허물고 지난해 하반기 지금 계단으로 다시 공사한 모습이다   김종광 기자
대구도시철도공사 북쪽 돌 계단을 허물고 지난해 하반기 지금 계단으로 다시 공사한 모습인데 아쉬움이 크다. 김종광 기자
도시철도공사 북쪽 계단과 함께 공사한 서쪽 계단인데 이곳에서 배리어프리를 적용해서 본관 건물 입구까지 가지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김종광 기자
대구도시철도공사 북쪽 계단과 함께 공사한 서쪽 계단인데 이곳에서 배리어프리를 적용해서 본관 건물 입구까지 가지못해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김종광 기자

더구나 공공건물에는 의무적으로 적용해야 함에도 관심이 없는지 모르지만 신축건물에만 적용된다고 강변한다면 도시철도공사는 시민의식이 전무한 것으로 생각된다.

정상인으로 자처하는 사람 중에도 반사회적 인격 장애자들이 많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무엇을 고쳐야 되는지를 모르니 답답하기 그지없다.

교통수단에 해당되는 모든 것들도 장애인들이 이용하기에는 아직도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장애인들 장벽은 어떠한 분야라도 이동에 불편이 없도록 제도적으로 엄격하게 다루고 있다. 수십 년 세월이 흘러도 한국 사회는 왜 안 되는지 이유가 궁금하다. 우리 모두 마음은 정직하게 행동은 바르게 하면서 함께 살아가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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