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 돌아봐야 할 사람은 나 자신
진정 돌아봐야 할 사람은 나 자신
  • 김종광 기자
  • 승인 2020.12.21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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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치레로 지난 시간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혹독한 질책을 진정한 반성의 계기로 삼아야

인간이 살고 있는 지구에서는 온갖 일들이 수 없이 일어나고 소멸되기를 반복하고 있다. 복잡한 현실 중에 인간의 생로병사도 중요한 과제가 되기도 한다. "늙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라는 말이 널리 유행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숙하지 못한 부족한 느낌을 갖고 있다면 그나마 희망과 기대를 갖는 인생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인간은 누구든지 자연으로 부터 많은 혜택을 받고 누리고 즐기며 살아온 세월을 부정할 수 없다. 자연은 원칙과 순리를 벗어난 적도 대가를 바란 적도 없으니 감사하다는 표현이 오히려 부끄럽게 느껴질 때도 있다. 한 마디 말도 불만도 없이 오직 주기만 한 자연.

인간들은 소중하고 감사한 마음도 잊고 당연히 받는 권리인양 교만과 추태를 부리며 위험한 행위를 서슴없이 자행하고 있다. 수없이 많은 소중한 생명들이 눈앞에서 사라지고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현실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누군가를 탓하기 전에 엄청난 재앙의 시발점을 먼저 돌아봐야 할 것이다. 대자연의 순리를 무시한 인간들의 과욕 때문인가?

은혜도 모르고 만족도 모르고 비울 줄도 모르는 인간들의 존재는 창틀에 쌓인 먼지 같은 티끌에 불과함을 깨우치는 게 급선무다. 무식해서 깨우치지 못하는 것 보다 자만에 빠진 과욕으로 엄청난 대가를 톡톡히 치루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동물들은 배가 부르면 눈앞에 있는 먹이라도 거들떠보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간과 비교해 보면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는게 현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말하는 ‘욕심내지 말라’는 것은 자신의 분수를 지키라는 의미가 담긴 뜻일 것이다. 우리가 돌아본다는 것은 변함없이 꾸준히 다가오고 있는 세월을 한번 쯤 고마운 마음으로 맞이하는 자세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혹자는 무슨 구름 잡는 소리라고 항변할지 모르나 그 세월 덕에 인간이 성장하고 희로애락의 역사를 만들어온 것을 부인하지는 못 할 것이다.

자신을 위해 더없이 중요하고 소중한 것임에도 가볍게 넘기다 보니 반복된 실수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그럼에도 남 탓을 한다. 이것은 자신의 무능함을 여과 없이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실수와 실패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실패는 얻을게 있어 재도전의 원동력이 되지만 실수는 자만과 가벼움의 부산물에 불과하다.

라틴어로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의 메멘토모리(memento mori)는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우쭐대는 개선장군에게 ‘너도 언젠가는 죽는다. 그러니 겸손하게 행동하라’는 의미로 널리 알려져 있다. '과욕은 수많은 고통을 부르는 나팔이다’는 팔만대장경의 말씀까지는 아니라도 익숙해지고 길들여진 수동적인 자신을 돌아보라는 것이다.

8자는 위로 보나 아래로 보나 뒤집어도 8자다. 팔자를 바꾸려고 하지 말고 생각을 바꾸는 게 훨씬 빠를 것 같다. 현명한 사람은 고집을 부리지 않고 지혜로운 사람은 흔들리지 않듯이 모두가 진정 그렇게 되길 바라는 의미로 경제용어라 할 수 있는 딥 워커(Deep Work)로 안내한다. 한 가지 기술에 몰두한다는 의미지만 나만의 시간에 깊이 빠져보는 수단으로 활용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내 자신을 위해 딥 워커 경험을 한 번 해보길 간곡히 제안한다. 장소,시간,횟수에 관계없이 하되 모든 통신은 완전 차단이 기본이다.

단 10분이라도 좋으니 잠시 이 세상과 단절하고 자신과 부딪쳐 보기 바란다. 선문답을 하라는 게 아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귀중한 것이 바로 나 자신임을 자각하는 것인데 지나가는 바람처럼 가볍게 여기고 교만까지 한 것이 문제다. 여건에 구애받지 말고 소신껏 하다보면 얻는 기쁨이 크지 않을까 싶다. 무엇을 잘못했고 무엇을 할 것인가를 스스로 알게 된다는 것은 가치 있는 인생을 판단하는 중요한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미국 앤더슨 대학을 87세에 입학해서 91세에 학사학위 받고 일주일 뒤 잠결에 생을 마감하신 로즈라는 할머니 장례식에 2천여 명의 학생들이 참석했다는 것은 평소에 누구나 공감하는 귀한 말씀을 주셨기 때문이다. ‘늙는 것은 필수지만 성숙하는 것은 선택이다.’ 가슴이 뭉클하고 뒷통수를 맞은 듯 울림이 크게 다가온다.

노력은 어떠한 배신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고 도전해 보자. 매년 해보는 허술한 각오는 나태한 자신을 재확인하는 시간 낭비일 뿐 조삼모사 같은 이런저런 변명으로 끝나는 게 대부분일 것이다. 나 자신의 강점을 찾지 못하고 허송세월한 아쉬움이 잔뜩 묻어나는 계절이지만 뚜렷한 중심도 잡지 못한 허탈감도 한 몫을 하는 12월이다.

혹독한 질책은 반드시 필요하되 한 번으로 족하다. 더 이상은 추해진다. 돌아보는 시간이 매우 중요한 만큼 우리 모두는 새롭게 출발하는 각오로 찬란한 인생을 열어가야 할 소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너 자신을 알라’ 는 말이 한파 속에 폐부를 찌르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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