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리학에서는 양력을 사용하는가? 음력을 사용하는가?
명리학에서는 양력을 사용하는가? 음력을 사용하는가?
  • 김종기 기자
  • 승인 2020.07.0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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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리학은 자연력인 24절기를 사용한다.

명리학에서 한해의 시작은 입춘(立春)을 기준으로 한다. 양력 1월 1일도 음력 1월 1일도 아니다. 입춘 전이라면 새해가 시작된 것이 아니다.

달이 차고 이지러짐으로 이루어지는 음력과 태양을 중심으로 한 양력에는 1년에 약 11일의 혼란이 생긴다. 그에 비해 자연력인 24절기력은 계절과 기후가 일치하는 기준점을 근원으로 달력의 날을 나누어 정한 것이라 몇 년이 지나도 틀리지 않는다. 낮의 길이가 가장 긴 날을 하지, 가장 짧은 날을 동지, 밤낮의 길이가 같은 춘분과 추분 등이 그것이다.

절기력은 지구에서 태양이 보이는 궤도인 황도 360도를 24등분하여 태양이 15도씩 황도 위를 움직이는 위치에 해당하는 날을 24절기로 정한 것이다.

사주를 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음력이나 양력을 알고 있을 필요는 없다. 음력이든 양력이든 본인이 태어난 년, 월, 일, 시만 정확이 알고 있으면 된다. 같은 3월에 태어나도 그 해 절기에 따라 진(辰)월이 될 수도 있고 묘(卯)월이나 사(巳)월이 되기도 한다. 즉 경칩이 지나고 청명 전에 태어났으면 묘(卯)월이 되고, 청명이 지나고 입하 전에 태어났으면 진(辰)월이 되며, 입하가 지나고 망종 전에 태어났으면 사(巳)월이 되는 것이다. 사주에서 절기는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산업 사회와 정보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입춘이니 경칩이니 하는 말을 들으면 생소하게 느껴진다. 자연력을 얘기하는 것이 우습기는 할지 몰라도 우리 조상들이 24절기의 특성을 어떻게 농경과 생활에 활용 했는가 간단히 알아보자.

입춘(立春): 2월4일 또는 5일(봄의 시작)

명리학에서 한해의 시작으로 본다. 입춘은 시간상으로는 가장 춥지만 이후부터는 기온이 상승하기 시작함으로 년 초로 정한 것이라 한다. 춘(春)이라는 한자의 속뜻은 씨앗이 싹을 틔우면서 아직 땅위로 나오지 않고 꿈틀거리며 움직인다는 뜻이다. 땅속의 생기와 활력이 이제부터 용솟음쳐 나오려는 시기를 의미한다.

세시풍속으로는 입춘대길(立春大吉)등과 같은 춘축(春祝)이라 불리는 입춘시를 써서 대문이나 벽에 붙였다. 입춘일의 일진이나 날씨를 통해 한해의 길흉을 점치기 했다.

날씨가 청명하면 풍년이 들고 보슬비가 내리면 그해 겨울에는 폭설이 쌓인다고 한다. 동풍이 불면 사회가 안정되고 태평하다. 서풍이 불면 태풍의 피해가 있거나 나라가 시끄럽다. 남풍이 불면 무덥거나 가물다. 북풍이 불면 장마가 진다고 점을 치기 했다.

우수(雨水): 2월18일 또는 19일(봄비가 내리면 씨앗의 싹이 틈)

우수에는 눈과 얼음이 녹아내리고 하늘에서는 비가 내리게 되는 시기라 한다. 인(寅)월의 중기를 말한다. 이때부터 천지에 있는 음양의 기운이 만물을 소생시키고 길러주는 활동을 더욱 활발하게 하여 초목은 비를 맞고 윤택하게 성장한다.

경칩(驚蟄): 3월5일 또는 6일(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남)

경칩은 다른 말로 계칩(啓蟄)이라고도 한다. 계(啓)는 열린다는 뜻이요 칩(蟄)은 벌레기 움츠리는 모습을 말하는 것으로 겨울잠을 자고 있던 벌레들이 지하 세계의 문이 열리니 지상으로 기어 나오기 시작하는 시기다. 흔히 개구리가 나온다는 날로 명명(命名)되어 내려왔다.

춘분(春分): 3월20일 또는 21일(밤낮의 길이가 같다)

춘분은 봄의 한가운데로 봄이 앞뒤 둘로 나누어지는 분기점이라는 뜻이다.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날이다. 이날부터 낮이 길어지기 시작한다.

입춘부터 춘분까지를 태양의 궤도상에 봄이라 한다면 춘분부터는 기온상의 봄이라 할 수 있다.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 음과 양의 기운이 균형을 이룬다. 옛 선조들은 이날 저울의 눈을 고르게 하고 아들을 낳게 해달라는 뜻으로 임신부에게 술을 주어 마시게 하고, 화살을 건네주는 의식을 행하는 세시풍속도 있었다.

청명(淸明): 4월4일 또는 5일(봄 농사 준비)

청명은 마지막 달이라는 뜻에서 계춘(季春)이라고도 한다. 하늘과 땅이 산뜻하게 맑고 밝은 때로 만물에 생기가 왕성해지는 시기다. 초목의 싹이 모두 눈을 틔우고 겨우내 칩거했던 동물이나 땅속의 벌레들이 모두 나오며 무지개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계절이다.

곡우(穀雨): 4월20일 또는 21일(농사비가 내림)

곡우 무렵은 볕이 따뜻해지고 모든 곡식을 자라게 하는 이슬과 비가 자주 내린다는 시기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봄비는 이쯤에 내리는 비일 것이다.

입하(立夏): 5월5일 또는 6일( 여름의 시작)

만물이 무성하게 성장할 때 이므로 보호하고 해치지 말아야 한다. 태양 상의 여름이기는 하나 기온 상으로는 봄과 같아서 인간이 살기에 좋은 계절이다.

입하 일에 동풍이 불면 대풍이 들고 나라가 편안하다. 남풍이 불면 가물거나 흉년이 든다. 하늘이 맑아도 크게 가물거나 병이 많다. 서풍이 불면 축산(畜産)에 해가 많고 북풍이 불면 수산물이 풍작이라 했다.

소만(小滿): 5월21일 또는 22일(만물이 생장하여 가득참)

소만은 농경문화의 시절로 보면 보리 이삭이 패기 시작하는 시기다. 양의 기운이 왕성하여 초목이 높고 크게 자라는 때다. 이때는 감정이 격하거나 피로가 누적되어 심장과 소장이 제대로 활동하지 못하여 기혈이 허약해진다. 찬 기운으로 해를 입으면 심장의 피가 응어리져 기혈이 맺히고 뭉쳐 어깨와 등에 통증이 생기거나 소장에 영향을 준다. 소화하고 흡수하는 기능이 떨어지므로 항상 무리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망종(芒種): 6월5일 또는 6일(씨 뿌리기 시작)

망(芒)이란 보리나 밀 등의 까끄라기를 말하고 종(種)이라 볏모를 가리키는 말이다. 보리는 다 익어서 먹게 되고 벼는 자라서 모를 심는 시기를 말한다. 일주일후부터는 장마철로 접어든다.

하지(夏至): 6월21일 또는 22일(낮이 가장 긴 날)

일조시간이 가장 긴 날로 매미가 울기 시작하는 기온상의 여름이다. 선인들은 이때가 되면 양의 기운이 극도로 성해져 음양의 두 기운이 사생결단을 하는 때이다. 경건한 마음으로 음의 기운으로 몸이 마르지 않도록 기호와 욕망을 최대한 절제하였다. 특히 하지 날에는 경솔하게 돌아다니지 않고 화를 내는 것도 금지 했으며 음식은 물론 남녀간의 동침도 삼갔다.

소서(小暑): 7월7일 또는 8일(더위의 시작)

여름의 끝 달이라 계하(季夏)라고도 한다. 하지를 기점으로 습기가 없어지기 시작하고 무더운 여름이 시작된다. 땅의 냉기가 올라오는 시기이나 지상에는 아직 열기가 극성하여 한기와 열기가 섞이는 시기이다. 여름과 가을이 교체되는 달이다.

대서(大暑): 7월22일 또는 23일(더위가 가장 심함)

음의 기운이 점점 자라고 양의 기운은 줄어드는 시기다. 썩은 풀에서 반딧불이 생기고 가끔은 큰비가 내리는 시기이다.

입추(立秋): 8월7일 또는 8일(가을의 시작)

태양상의 가을로 기온상으로는 가장 무더운 여름이다. 이날을 기점으로 한낮의 더위는 아침 저녁으로 물러나기 시작한다.

처서(處暑): 8월23일 또는 24일(더위가 물러 남)

더위가 머물러 있다는 뜻이다. 더위와 추위가 교체되어 더위는 물러나고 가을의 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시기다.

천지가 금의 기운을 띠며 쓸쓸해지기 시작하여 벼를 비롯한 곡식이 익기 시작한다. 숙살(肅殺)의 기운이 돌기 때문에 옛날 조정에서는 이때에 벌을 주고 죽이는 일을 시행 했다.

백로(白露): 9월7일 또는 8일(이슬이 내리기 시작)

하얀 이슬이 생기는 시기란 뜻이다. 가을의 중간이라는 뜻으로 중추(仲秋)라고도 한다. 이때부터 강한 바람이 불어오고 기러기가 날아온다. 제비도 강남으로 돌아가고 뭇새들이 먹이를 저장하는 시절이다.

추분(秋分): 9월23일 또는 24일(밤낮의 길이가 같음)

낮과 밤이 같은 날로 일조시간은 줄고 밤이 길어지기 시작한다. 태양은 정동쪽에서 떠올라 정서쪽으로 진다.

음의 기운이 왕성해서 쌀쌀한 기운이 들고 양의 기운이 점점 약해져 물이 마르기 시작한다. 땅속에서 겨울잠을 자는 벌레들은 흙으로 입구를 막기 시작하여 동면을 준비한다.

한로(寒露): 10월8일 또는 9일( 찬이슬이 내리기 시작)

가을의 끝이라는 뜻으로 계추(季秋)라고도 한다. 찬이슬이 내리는 시기이다.

농촌에서는 곡식을 수확하고 북에서 내려온 기러기가 모이는 때이다.

상강(霜降): 10월23일또는 24일(서리가 내리기 시작)

가을의 수렴(收斂)하는 기운이 마무리 되는 시점으로 서리가 내리는 시기이다.

하늘이 차가워져서 서리가 내리기 시작한다. 소슬하던 바람이 매워지니 추목이 누렇게 변한다. 벌레들은 모두 땅속으로 들어가 입구를 막는 시절이다. 사람들도 폐를 잘 다스리고 체온을 유지해 풍사(風邪)의 침범을 막아야 한다.

입동(立冬): 11월7일 또는 8일(겨울 시작)

겨울의 처음이라는 뜻에서 맹동(孟冬)리라고 한다. 동(冬)자는 수확물을 매단 모양을 본 딴 글자이다. 그리고 고드름을 상형(像型)한 글자이다. 태양상의 겨울이지 기온은 아직 가을에 머물러 있다. 겨울을 준비한다는 시기이니 지난 시절을 돌이켜 보는 때이다.

소설(小雪): 11월22일 또는 23일(얼음이 얼기 시작)

양의 기운은 사라지고 음의 기운이 더욱 강하여 하늘에서 처음으로 적은 눈이 내리고 땅은 점차 얼어 가는 시기 이다.

대설(大雪): 12월7일 또는 8일(눈이 많이 오기 시작)

겨울의 중간이라는 뜻으로 중동(仲冬)이라 한다. 큰 눈이 내리는 시기로 초목이 지하에서 잠자고 냉혈동물도 이미 겨울잠을 시작하는 때이다.

동지(冬至): 12월21 또는 22일(밤이 가장 긴 날)

한해 중 낮이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긴 날이다. 음의 기운이 극도로 성한 시기이지만 반대로 양의 기운이 시작되는 시기이다.

이때부터 일조량이 하루에 2분씩 늘어난다. 음의 기운에 밀렸던 양의 기운이 힘을 발휘하는 시기이므로 만물이 내부에서 생명의 힘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때이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명절로 맞이하고 있다.

소한(小寒): 1월5일 또는 6일( 겨울 중 가장 추운 때),

추위의 시작을 말하는데 겨울의 끝이라는뜻에서 계동(계동)이라 한다. 농부들은 1년 농사일정을 따고 농기구를 정비하고 곡식의 종자을 고르며 봄을 기다리는 시기이다.

대한(大寒): 1월20일 또는 21일(겨울의 큰 추위)

24절기의 마지막으로 추위가 가장 큰 때이다.

지구에는 춥고 더운 기후가 순환(循環)하여 반복한다. 절기력은 이런 자연 변화를 감지하여 계절을 세분화하여 구분 지은 것이다. 기후의 변화는 갑자기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다. 조금씩 변화한다. 일 년이 365일이고 24절기로 나누면 15일이 하나의 절기이다. 하나의 절기를 3등분 하면 5일이 된다. 즉 일 년은 사계절(四季節)이고 24절기(二十四節氣)이며 72후(七十二候)로 나누어진다. 우리는 오늘도 그 속에서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