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후반전] 시니어 일자리 대담
[인생 후반전] 시니어 일자리 대담
  • 이호승 기자
  • 승인 2023.11.29 1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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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라운드 준비, 퇴직 후엔 이미 늦어
정소영(왼쪽부터), 윤재곤, 홍영숙, 심정숙, 김금희, 최영호 씨. 이원선 기자
정소영(왼쪽부터), 윤재곤, 홍영숙, 심정숙, 김금희, 최영호 씨. 이원선 기자

이제 우리나라도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을 넘어서는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다. 많은 사람이 퇴직 후, 오랜 기간 제2의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 제2의 인생을 역동적이고 보람 있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많은 것이 필요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일자리라고 시니어들은 말한다.

지난 11월 12일 대구 중구의 한 한옥 카페에서 윤재곤(64), 최영호(62), 김금희(62), 심정숙(61), 홍영숙(60), 정소영(52) 씨와 함께 ‘시니어 일자리’를 주제로 얘기를 나누었다.

- 자기소개와 업무에 대해

“대구 동구청에서 공무원으로 30년을 근무하고 명예퇴직을 했다. 업무 과정에 습득한 컴퓨터 자격증으로 현재 경북 디지털배움터 소속으로 디지털 강사를 하고 있다. 주 수업 과목은 컴퓨터, 스마트폰, 유튜브, ITQ 자격증 수업이다.(윤재곤)”

“㈜ 명성엔지니어링 종합건축사 사무소에서 전기 감리로 근무 중이다. 전기 일을 37년째 하고 있다. 전공 분야이기도 하고, 전기 감리 일은 연령 제한이 없고 건강하고 경력이 많을수록 더 업무 능력을 인증해 주기에 계속하고 있다.(최영호)”

“전통발효식품교육 대구센터장, 어머니 전통 발효 식품 대표로 장류 문화 계승을 위해 교육 하고 있다. ‘발사랑 건강봉사단’을 2014년 결성하여 코로나 이후에는 1년에 4회 정기적으로 어르신의 발마사지 건강관리와 식사 및 공연으로 봉사의 삶을 살고 있다. 경상북도개발공사 홍보모델(1기)로도 활동 중이다.(김금희)”

“시낭송가이자 23년 차 공인중개사이다. 수성대학교 평생교육원 시낭송 반 지도교수, (사)시읽는문화 대구지회 대구시낭송진흥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업주부에서 공인중개사로 또 시낭송가로 계속 나를 계발하고 찾아가는 삶을 살아왔다.(심정숙)”

“대구시 북구 침산동에서 나비채교육센터 대표로 있으며, 한국자격인증교육원 대구경북본부장, (사)한국인재뱅크 대구지사장, 대구교육대평생교육원 외래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많은 시니어에게 나의 재능을 나누고 봉사하며, 시니어들에게도 새로운 자기 계발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홍영숙)”

“TOP 인재개발원 대표, 대구교육청 부모교육 연수 강사, 과학기술인재 진로지원센터 전문가 컨설턴트, 김천대학교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30대 후반에 대학에 편입해서 이학 석사, 박사 수료까지 연구를 하고 현재 각종 분야에서 컨설팅과 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정소영)”

- 제2라운드를 설계하는 시니어 일자리를 진단한다면

“인생 2라운드 준비는 퇴직 후에 하면 늦다고 생각한다. 현직에 근무하면서 자신의 역량 개발을 위해 꾸준히 준비해야 한다고 본다. 장래 진로를 위해서는 퇴직 5년 정도 전부터 꾸준히 생각하고 준비해야 한다. 나의 경우에도, 퇴직 후 아침에 눈을 뜨기가 힘들고 우울증에 빠져 한동안 힘들었다. 퇴직 후에도 10년 이상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하고 노력해야 한다.(윤재곤)”

“내가 잘하는 일,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인생 후반전을 준비했으면 한다. 30여 년 주부로서의 노하우를 살려, 20여 년 전부터 전통 장류에 관한 관심으로 전통발효식품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멀리 바라보지 말고, 내 주위에서 나만의 것을 찾아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김금희)”

“은퇴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두려워하지 말고, 현업에서의 경력과 역량을 살려서 우리 사회에 기여할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하자.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한 노후를 위해, 또 사회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시니어 일자리는 꼭 필요하다.(심정숙)”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나도 건강이 허락하면 85세까지 현역에서 일하고 싶다. 지자체나 평생교육원을 통해서도 여러 일자리를 찾을 수 있고, 각종 자격증도 취득할 수 있는 강좌가 많이 있으니 도전하기를 멈추지 않았으면 한다. 아무래도 자격증을 취득하면 양질의 일자리를 얻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고, 오랜 기간 전문가로서 일하는 데에도 유리하다.(홍영숙)”

“앞으로 변화하는 트렌드에 관심을 가지면 여러 시니어 일자리가 눈에 들어올 것이다. 점차 고령화 사회로 진행되면서 의료 및 복지산업, 기후 및 신재생 에너지 산업, 재난 안전 분야, 4차 산업혁명, 개인화, 평생 학습이 화두가 되고 있다. 예를 들면 대구 서구시니어클럽에서는 서구 지역 시니어 인력을 활용해서 지역 배출 소재를 통한 업사이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또한 경남 성산시니어클럽에서는 산업재해 전문지식을 보유한 시니어를 통해 산재 노동자의 민원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미래 산업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정보 교류를 통해 미리 대비하고 준비할 때, 다양한 기회가 오리라 생각한다.(정소영)”

- 시니어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구체적 방법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자리 찾기는 매우 어렵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가 쏟아지는 현실에서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 부지런히 이력서를 보내고, 면접 연락이 오면 자존심은 집 안 창고에 보관해 놓고 면접에 임해야 한다. 탈락의 고배를 여러 번 맞이할 자세가 되어야 한다.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서는 고용노동부 고용센터를 방문하여 ‘국민내일배움카드’를 지원받아 공부할 수 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 강사를 원한다면 컴퓨터 학원에 등록하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시행하는 워드프로세서, 컴퓨터 활용능력(1,2급), 한국생산성본부의 ITQ 정보기술자 자격증을 취득하면 된다. 워드프로세서는 필기시험으로 워드프로세싱 일반, PC 운영체제, PC 기본상식, 실기시험 문서 편집 기능을 본다. 컴퓨터활용능력 2급은 필기시험으로 컴퓨터 일반, 스프레드시트 일반과 실기시험으로 스프레드시트 실무시험이 있다. ITQ는 아래아한글, 파워포인트, 엑셀, 인터넷 등을 부분별로 공부하여 준비해야 한다. 시니어를 위한 디지털 강사는 젊은 사람들보다는 시니어의 수준에 맞추어 수업할 수 있는 시니어 강사가 유리하다.(윤재곤)”

(※ 내일배움카드는 5년간 300~500만 원 한도 내에서 고용노동부로부터 인정받은 적합 훈련 과정을 수강하는 경우 훈련비의 일부 또는 전액을 지원한다)

윤재곤(왼쪽부터), 최영호, 정소영, 홍영숙, 심정숙, 김금희 씨, 진행을 맡은 이호승 기자. 이원선 기자
윤재곤(왼쪽부터), 최영호, 정소영, 홍영숙, 심정숙, 김금희 씨, 진행을 맡은 이호승 기자. 이원선 기자

“시니어 일자리가 어느 분야에 어떤 종목의 일자리가 많고, 여기에 필요한 사람은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하는지를 먼저 검토한다. 그다음 본인이 이 조건에 맞게 공부하고(자격 취득, 기술 습득, 인성 교육, 기타 등) 훈련하여 필요한 능력을 갖추는 것이 구직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전기자격증은 전기기능사부터 취득할 수 있다. 전기 학원에 등록하고 자격증 공부를 해야 한다. 50대 이상 시니어들의 자격증 취득 현황 통계를 보면 전기기능사는 4위를 차지하고 있다. 2021년 국가기술자격증 통계를 살펴보면 1위는 지게차운전기능사, 2위는 굴삭기운전기능사, 3위는 방수기능사 순이다. 전기기능사 자격증 필기시험은 전기이론, 전기기기, 전기설비, 실기시험은 전기설비 작업을 공부해야 한다. 합격은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이다. 전기자격증 소지자는 평생 일할 수 있으므로 시니어에게 유용한 자격증이다.(최영호)”

“시니어는 어떤 업무든 주어진 일에 많은 경험을 통해서 쌓아온 경륜이 있어서 꾸준히 임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다만, 건강· 신체조건· 나이도 고려해야 하고, 무엇보다도 본인이 좋아하는 일, 내가 할 수 있는 것, 하고 싶은 일을 해야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 전통발효지도사 자격증은 우리의 전통 식품인 간장, 된장, 고추장, 막장의 우수성을 인식하고 제조 방법을 습득해 우리 발효 식품의 기초적 제조 능력을 갖추는 데 의미가 있다. 교육은 장류, 청류, 주류, 식초류 등의 과정을 대학교, 평생교육원, 직업학교, 농업기술센터 등 다양한 곳에서 이수하고, 장류지도사 시험을 치고 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실버인지강사, 실버인지 놀이지도사, 실버 생활운동지도사 자격증 등도 시니어에게 추천한다.(김금희)”

“실질적으로 시니어 일자리의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기대 수명이 높아지고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은 많으나, 공급이 그에 따라주지 않는 것이 현실이고, 사회적 제도가 미흡한 것으로 여겨진다. 단순히 일자리만 늘리는 게 아니라, 일을 함으로써 사회구성원으로 일에 대한 보람과 그에 대한 보수와 함께 심리적인 인정 등의 기능도 고려해야 한다. 시를 좋아하고 책 읽기를 좋아한다면 시낭송가로 도전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시낭송가는 현재 수성대학교 등 여러 대학의 평생교육원, 문화센터 등에서 시낭송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각종 시낭송대회에 출전 수상하여 시낭송가의 자격을 갖추고, 시낭송지도자로서의 자질을 일정 기간 교육 받고 시험을 쳐서 시낭송지도자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시낭송지도자로 각종 문화센터나 평생교육원에서 강사로 활동할 수 있다.(심정숙)”

“시니어 일자리라 해서 교통 정리, 단순 업무 등으로 소액을 버는 것에 만족하는 분이 많은데 본인의 장점과 지금껏 해온 일과 연계해서 좀 더 전문적인 일을 찾을 수도 있다. 웃음치료, 레크리에이션 등 각종 자격증은 앞으로도 여전히 유망할 것 같다. 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교육센터는 대구 시내에도 많이 있다. 센터에 가서 상담 후, 적성에 맞는 자격증을 취득할 수도 있다. 나이를 생각하지 말고 도전해 보자.(홍영숙)”

“은퇴 후의 시니어 일자리는 은퇴 전과는 다른 부분이 있다. 기존에 가진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관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즐겨하는 취미 생활과 봉사 활동, 특기도 중요한 요건이 될 수 있다. 중장년 워크넷 ‘생애경력설계 자가 진단’과 ‘전직 준비도 검사’를 통해 적성 및 흥미를 살피고 자신의 성향을 파악해서 준비할 필요가 있다. 창업을 생각하고 있다면 소상공인마당 ‘창업자가진단’을 통해 적성과 능력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처음에는 좋아하는 개인적인 취미 활동과 봉사 활동으로 복지관이나 노인회관 등에서 먼저 즐겁게 나누면서 실력을 쌓아 가다 보면, 전문 역량이 생겨 본격적인 직업으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정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