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후반전] 또 다른 아름다운 삶 찾아
[인생 후반전] 또 다른 아름다운 삶 찾아
  • 여관구 기자
  • 승인 2023.11.29 14: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틈틈이 취미로 그리던 작품
매달 기자에게 전달 뿌듯해
틈틈이 그린 돌그림이 인생 후반전에 또 다른 보람이 되었다. 정지순 기자
틈틈이 그린 돌그림이 인생 후반전에 또 다른 보람이 되었다. 정지순 기자

나는 36년 동안 국가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정년퇴직하면서 황금 매듭을 만들어 놓았다. 이때 매듭은 오직 의무감과 책임감으로 똘똘 뭉친 매듭인지라, 즐거움과 행복을 가득 담지는 못해 퇴직하면 즐거운 생활로 노후를 보내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퇴직하고 시간이 흐를수록 세월의 무상함 속에서 삶의 보람을 느끼지 못했다. 이순(耳順)이 넘은 나이에 부단한 노력 끝에 운이 좋게도 제2의 인생을 경산미르치과병원에서 주차관리요원으로 근무하게 되었다.

제2의 인생은 새로 태어나는 기분으로 시작하자는 마음이었다. 어렵게 찾은 직장에서 생소한 일에 몸을 맞추고, 소통하며 마음을 낮추고, 적응해야 하는 현실이 두렵기도 하였다. 이렇게 노력하며 생활하다 보니 부작용도 있었지만, 노력하는 모습에서 즐거움을 찾고 익숙해졌다. 처음에는 직장 일에 적응하느라 정신도 없었지만, 일이 몸에 익숙해지고 환경에 적응하고 나니, 생활하는 시간 가운데 주위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자신을 돌아보며 좀 더 보람된 일을 할 수 없을까 하는 성찰의 시간도 가지게 되었다.

내 인생을 즐기면서 시간 있을 때 라디오도 듣고 신문도 보고 하다 보니,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시를 쓰고 싶었다. 나의 시가 처음 신문에 실린 것은 2012년 1월 대구 매일신문주간지의 ‘지상백일장’ 코너였다. ‘나를 먹어버린 나의 귀’라는 시로 도전해 성공했다. 이것을 계기로 대구 매일신문 주간지 지상백일장에 도전하여 실린 시 편수가 무려 20여 편이 되고, 경산시 소식지나 기타 신문에 등재된 것도 다수가 되었다. 이 기회로 인해 시인으로 가는 길에 이끌려 제2의 인생행로에 행복의 꽃밭을 만들었다.

제2의 직장을 내 인생의 밑바닥에 깔아놓고 열심히 근무하던 중, 나의 문학 스승이라 할 수 있는 매일신문사에서 자매지 ‘시니어 매일’을 창간한다고 하면서 시니어기자로 도전해 보라는 연락을 받았다. 가슴 두근거리며 준비하고 노력한 끝에 기자로 당당히 합격이 되었다. 2019년 2월 11일 기자단 발대식을 하고 시니어기자로서 사회에 희미한 등불이라도 되려고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렇게 경산미르치과병원에 근무하면서 또 하나 나의 재능과 취미를 알게 되었다. 나의 또 하나의 취미는 돌 그림과 액자 그림이다. 경산미르치과병원에서 16년 동안 열심히 근무하고 지난 3월에 퇴직하며, 틈틈이 그리던 까치 그림을 이제 본격적으로 다듬어 가고 싶다.

취미생활을 하면서 보람 있던 일은 매월 2명씩 ‘이달의 기자상’을 받는 시니어매일 기자들에게 취미로 그린 돌까치 그림을 1년 동안 선물한 것이다. 부족한 그림이지만 기뻐하는 기자들을 보며 행복했다. 이 모든 아이디어는 박헌환 전 단장님의 배려 덕분인 것도 잊지 않고 있다. 앞으로 취미생활을 즐기면서 주위에 기쁨을 나누고 싶어 시군 노인복지관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100세 인생에서 나머지 삶을 그림으로 시로 나누며 긍정적인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내 인생 후반전은 여전히 아름다우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