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후반전] 50년 직장생활 돌아보며
[인생 후반전] 50년 직장생활 돌아보며
  • 정지순 기자
  • 승인 2023.11.29 1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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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같이 동고동락한 업체
50여 년 한 곳만 흔치 않은 일
시니어 기자로, 대구대교구의 사진기자로 활동하는 지금이 전성기다. 정지순 기자
시니어 기자로, 대구대교구의 사진기자로 활동하는 지금이 전성기다. 정지순 기자

이른 아침, 남들은 아직 잠자리에 있을 시간에 출근해서 회사 근무와 퇴근 후에는 바로 귀가로 이어지는 다람쥐 쳇바퀴 도는 인생 같이 바쁘게 살아온 세월이었다.

힘들 때와 지칠 때도 있었지만, 즐거움과 보람도 있었던 시절이었다. 온 청춘을 바쳐 한 회사에 근무했다.

20대에 시작한 나의 직장생활은 공장장으로 이어졌다. 십여 년 전부터는 직원들의 고령으로 자연 퇴사와 젊은 층의 유입이 없어지며 더 이상 일할 사람을 구하기 어렵게 되었다. 경력자 부족에 원재룟값과 인건비 폭등 등으로 한 주 4일 근무와 1일 7시간 근무제로 바뀌다가 회사 경영이 힘들어지면서, 올해 5월 대구 공장의 폐사로 퇴직했다.

20대에 설립한 지 얼마 안 된 한 회사에 스카우트 되어, 입사해서 50여 년을 한 회사에서 근무하고 70대에 퇴사했다. 내 인생의 대부분을 한 회사에서 함께 보냈고 회사와 함께한 것이다. 주변에서는 50여 년을 한 직장에서 있었다는 것 요즘이나 예전에도 흔치 않다고들 하고 있다.

내가 근무한 회사는 직원들이 입사는 해도 퇴사는 모른다고 할 정도로 오랜 세월 가족 같은 분위기로 동고동락하는 중소업체였다. 보통 20년에서 30년 이상의 ‘전문적인 경력자’들로 이루어져 개개인 노하우의 능률적인 작업 환경이 더해져 노사가 끈끈한 관계로 이어져 운영하던 회사였다. 대외적인 면에서도 고인이 되신 회사 회장님의 선한 철학 방식으로 협력업체들과의 관계는 말할 것도 없이, 회사의 이름만 들으면 고개를 끄덕이는 업계에서는 신용과 품질 면에서 뛰어난 회사였다.

동화제작소는 금속제조업의 잘 알려진 키 메이커 전문 회사이다. 예전에는 브랜드 가구와 여러 대형 금고회사, 국내 대형 조선소에서 생산하는 선박 가구에 일련번호가 새겨진 키 뭉치를 독점 납품하는 등 다양한 ‘하드웨어’ 제품을 생산하며, 주요 수출용 제조업체로 국위 선양에 기여했다는 자부심도 가졌다. ‘특수 수작업’이 많이 적용되는 노하우 작업인 관계로 국내 제작업체로는 중소업체이지만, 독보적인 회사로 알려져 있다.

회사에 주 4일 근무하는 시간 동안 시니어매일 공채 1기 기자로도 합격하고 다양한 활동을 해보는 노년의 새로운 기회도 가졌다. 노년에 많은 사람을 만나고 기자로 활동하며, 여러 경험을 통해 시니어들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멋진 시니어 기자가 되고 싶다. 계속해 온 사진 촬영을 통해 봉사도 하고, 보도 사진도 찍으며 이제 두 번째 인생을 디자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