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음식점 선정 호평
“고인이 즐긴 간식이에요” 자식들 친근감 있게 서빙
가족끼리 추모 비용 절감
코로나는 우리 사회 전반에 많은 변화를 불러왔다. 함께 찌개 그릇에 숟가락을 담그며 먹던 ‘한 그릇 문화’를 몰아냈고, ‘집콕’ ‘혼술’ ‘마스크’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했다. 장례문화 또한 변화의 흐름을 피하지 못했다.
장례법에 의하면 의사의 사망진단이 있고 난 뒤 24시간 이내에 화장할 수 없다. 부검의 이유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코로나는 이 기준을 무너뜨렸다. 코로나19 사망자는 24시간 이후가 아닌 4시간 이전에 화장해야 한다. 감염 확산의 방지와 사회 불안 요인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이다. 그렇게 나타난 것이 ‘선 화장, 후 장례’다. 자연스레 장례의 통과의례인 염습이 사라졌다. ‘무염습’ ‘무빈소’ 장례가 나타났다. 집합금지 명령에 따라 조문객이 줄면서 작은 장례(가족장)가 등장했다.
해보니 좋았다. 3단짜리 조화가 줄지어 늘어서던 허례가 사라졌다.
사라진 것은 또 있다. 장례 3일째 되는 날, 새벽부터 화장장으로 오가야 하는 끔찍한 장례 노동에서 해방되었다. 그 자리에 찾아든 것은 가족끼리의 진정한 추모였다. 북적이는 손님과 형식에 갇혀 있던 고인이 제자리를 찾았다. 그동안 장례에는 고인이 없었다. 덩달아 바가지 장례식장 비용도 사라졌다.
장례혁명이다. 이미 변화는 시작되었다.
통계연감에 의하면 2021년 사망자 수는 31만 7천팔백 명이다. 장례 경비를 2천만 원으로 계산하면 약 6조 원이다. 2015년 기준, 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평균 장례비용은 1천380만 원이었다. 상가당 조문객 수를 2백 명으로 잡으면 5천9백13만 2천2백 명이다. 이들의 조의금을 5만 원으로 산정하면 약 3조 원이다. 나아가 조문에 따른 비용(시간과 교통비 포함)은 4조 2백억 원이다. 하루 노동 가치를 2020년 최저임금 기준 6만 8천 원으로 잡아 계산한 결과다. 이를 합하면 연간 13조 원이나 된다. 앞서 조의금과 노동비용을 제외하고도 엄청난 금액이 관으로 들어가는 셈이다. 이 비용을 줄일 수는 없을까? 우리가 나선다면 상당한 비용을 산 자들을 위해 쓸 수 있는 선순환 구조로 전환할 수 있다. 여기에 우리의 사회적 책임이 있다.
다음의 계산은 수도권 일반 장례식장에 평균치를 가지고 대비해 본 것이다. 더 정확하게 하기 위해 상 장례를 담당하는 관계자와 관리인 등 전문가에게 여러 차례 자문을 구했다. 비용 산출은 시신 처리에서부터 발인할 때까지 장례식장에 지불하는 금액만을 산출했다. 화장장 사용료와 장지, 장례 후 가족들 회식과 순서 담장자의 대한 감사례 등은 포함하지 않았다.
▶장례 비용은 빈소(접견실과 접객실) 사용에서부터 시작된다. 접견실과 접객실을 하나로 묶어 대여한다. 평수로 표시되며 크기는 작은 것은 30평에서 중대형은 150평까지 다양하다 하루 60만 원에서 3백만 원이므로 3일을 다 쓴다고 가정했을 때 180만 원에서 9백만 원까지다.
만약 교회시설이나 유휴 공공시설을 장례식장으로 사용한다면 이 비용은 크게 줄일 수 있다.
▶이어 시신 처리에 관련된 비용이 있다. 여기에는 입관실과 안치실 사용료가 별도로 계산된다. 20만~50만 원의 비용에는 알코올 면포, 입관용품과 의료 폐기물 처리 비용이 포함된다. 그 외에도 염습과 입관을 맡게 되는 장례지도사와 보조 인건비가 있다. 이어 수의와 상복, 관, 유골함에 드는 비용이 들쭉날쭉하였다. 약 200만~550만 원으로 잡았다. 고인 이송을 위한 영구차는 차량과 기본 거리에 따라 48만~70만 원이었다. 종합하면 398만~835만 원이었다.
위생 처리와 사후 메이크업의 간편 염습을 하고 수의와 상복은 쓰지 않는다. 관은 종이관을 쓰고 유골함도 한지로 제작된 것을 사용했다. 이렇게 하면 200만 원이 든다. 앞에서 이야기한 기준의 2분의 1~4분의 1로 가능하다.
▶제단 장식과 영정사진의 생화 장식비가 있다. 이 부분이야말로 1단 장식에서부터 3단 장식, 하트와 꽃물결 장식까지 다양했다. 50만~250만 원이 들었다.
플로리스트가 직접 꽃 시장에서 구입하여 다채로운 꽃을 사용했다. 꽃값은 30만 원이었고 인건비는 20만 원이었다. 기존 최대 금액의 5분의 1이었다.
▶가장 큰 관심사인 접객비가 있다. 밥, 새우젓, 편육, 절편, 과일, 견과류가 포함된다. 술, 맥주, 음료수는 별도였다. 이 방식으로 지급된 돈은 100명 기준, 270만~500만 원이었고 300명 기준, 810만~1천5백만 원으로 계산되었다.
이 부분은 음식점 세 군데를 선정했다. 식사비용은 1인 기준 8천~1만 2천 원이었다. 병원 장례식장에서의 선택의 여지가 없는 단품 식사와 달리 맛 기행이었다. 전통 한식에서부터 된장찌개, 곰탕, 콩나물불고기, 왕 갈비탕, 닭갈비 정식, 팥죽, 팥 칼국수, 얼큰 칼국수 등. 선택의 폭이 넓었다. 음식은 풍성했고 술 접대는 사라졌다. 조문객들이 많은 평점으로 환호해 주었다. 171만 7천 원을 지불했다.
▶도우미 인력비용은 일반적으로 1인당 8~10만 원을 지급한다. 도우미의 인원은 대략 3~4명 필요하다. 이틀간이며 발인 날은 도우미가 없다. 비용은 80만 원이며 가장 고정적인 금액이었다.
대부분의 서빙을 2세들이 맡았다. 이 부분 역시 할 일 없이 방구석에 처박혀 있거나 밖에 나와 휴대전화나 만지작거리는 예전 풍경과는 달랐다. 2세 자녀들이 더 친근감 있게 다가와 “할머니가 좋아하셨던 간식이에요. 드세요”라며 다과를 접대했다. 다과보다 유가족들의 친밀감 있는 환대가 조문객들에게 큰 선물이었다. 그렇게 10만 원이 소요되었다.
이렇게 줄어든 작은 장례의 총비용은 391만 7천 원이었다. 추가된 비용도 있었다. 3일 동안의 기록을 남기기 위한 사진작가와 ‘오르간과 함께하는 장례’를 위해 초대된 연주자에 대한 사례 지급이었다. 크지 않았다.
임종의 전화 조진연 대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