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 '대벌레', '의태'의 대가
곤충 '대벌레', '의태'의 대가
  • 여관구 기자
  • 승인 2023.08.07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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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 가지처럼 생긴 '대벌레'
암컷 서식환경 따라 담갈색, 흑갈색, 녹색, 황록색 등으로 변해
왼쪽 앞다리를 떨어트린 움직이는 대벌레 모습.  사진 여관구 기자.

경산시 성암산을 오르다가 풀잎 위에 풀의 줄기 비슷한 것이 잎 위에 있었다. 곤충처럼 보였으나 움직임이 없었다. 손으로 뒤쪽을 건드려보니 몸이 움직였다. 문헌을 찾아보니 사람 눈에 좀처럼 띄지않는 "대벌레"였다. 

양 앞다리를 머리쪽으로 뻗어 음페한 대벌레 모습.  사진 여관구 기자.

대벌레는 대나무 가지처럼 생겼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죽절충(竹節虫)이라고도 한다. 성충의 몸길이는 10cm 가량으로 매우 긴 곤충으로 나무에 붙어 있으면 나뭇가지로 착각하게 만든다.

수컷은 몸체가 가늘고 색깔은 담갈색이다. 가슴과 등쪽에 뚜렷하지 않은 붉은 띠가 있다. 암컷은 서식환경에 따라 담갈색, 흑갈색, 녹색, 황록색 등 여러 가지 체색으로 나타난다.

대벌레는 나뭇가지나 나뭇잎으로 완벽하게 위장할 수 있는 의태의 대가다. '의태'란 자신의 몸을 천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모양이나 색깔이 주위와 비슷하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몸에 손을 대니 왼쪽 앞다리를 떨어트리며 움직이는 대벌레. 사진 여관구 기자.

알은 장경이 3.1mm, 직경이 2mm 정도이고 농흑갈색을 띄며 연 1회 발생한다. 알로 월동하여 3월 하순~4월에 부화한다. 약충의 경우 암컷은 6회, 수컷은 5회 탈피하고 6월 중하순에 성충이 되며 11월 중순까지 생존한다. 산란은 성충이 된 지 10일 후부터 시작되며 보통 3개월 정도까지 산란한다. 산란 시에는 머리를 위쪽으로 향하여 정지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1일 산란수는 14개 이내이며 1마리 당 600-700개 정도를 낳는데 알은 땅에 떨구어 땅에서 알로 월동 한다.

대벌레는 죽은 척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놀라게 하면 죽은 것같이 나무에서 떨어져 다리를 전후로 길게 늘여 몸에 붙이고 움직이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암컷은 느리지만 수컷은 동작이 민첩하다. 기주식물의 잎을 식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