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허물(선퇴) 파킨슨병 치료 효능 찾아
매미허물(선퇴) 파킨슨병 치료 효능 찾아
  • 여관구 기자
  • 승인 2023.08.2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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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 기록 약재 선퇴(매미허물) 추출물서 파킨슨병 개선 효과와 작용 원리 찾아
느티나무에 매달려있는 매미허물(선퇴) 모습.  사진 여관구 기자.

한국한의학연구원은 동의보감에 기록된 약재인 선퇴(매미허물) 추출물에서 파킨슨병을 개선시키는 효과와 작용 원리를 찾았다고 밝혔다.

매미는 곤충강의 매미과는 매미아과(Cicadinae)와 좀매미아과(Tibicininae)로 구성된다. 매미과는 세계적으로 약 1,500종이 기록되어 있으며,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매미는 15종이 확인되고 있다.

체색은 흑갈색 또는 갈색이며, 매미아목 중 가장 크다. 일반적으로 몸길이는 15∼80㎜ 정도이다. 머리가 크고 겹눈이 튀어나와 있으며 3개의 홑눈을 갖는다. 주둥이는 머리에서부터 가늘고 길쭉하게 배쪽으로 뻗어 있다.

날개는 2쌍이며 앞날개는 막질로 이루어져 있으며 대부분 투명하지만 짙은 색깔을 가진 종류도 있다. 배는 굵고 9∼11마디이다. 수컷의 기부 양쪽에는 잎사귀 모양의 발음기가 있다. 암컷의 배 끝에는 길다란 산란관이 있다.

매미는 불완전변태과정을 거쳐 늦봄에서 가을까지 성충시기를 보내다가 알 또는 애벌레 상태로 월동을 한다. 매미의 유충은 땅속에서 나무뿌리의 수액을 먹고 자라다가 지상으로 올라와 등껍질을 벗어내고 성충이 된다.

수컷의 성충은 배 아래쪽의 발음기를 이용해 여름철 내내 큰 소리로 운다. 수컷의 울음소리는 암컷과 짝짓기를 위한 구애의 소리이며 암컷은 나무 틈 속에 알을 낳는다. 식물의 즙액을 빨아먹는 섭식으로 식물에 피해를 주기도 한다. 성충은 숲 가장자리, 가로수, 공원 등에서 흔히 관찰된다. 대부분 여름철에 나타나지만 풀매미는 봄, 그리고 늦털매미는 가을에 나타난다.

느티나무에 붙어있는 '참매미' 모습.  사진 여관구 기자.

매미는 우리가 알고 있는 성충의 모습이 되기까지 7년이라는 긴 세월을 준비하지만 성충의 모습으로는 7~20일밖에 살지 못한다. 여름마다 듣는 그 매미 소리를 내기 위해 한평생을 준비하고 반짝 빛나다 삶을 마감하는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다.

​​매미는 일반적으로 포식자에게 덜 노출되는 나무줄기나 가지와 같은 위치를 선택하여 포식자들이 보지 못하는 새벽시간에 탈피를 한다는 점은 주목할 가치가 있다.

매미의 울음소리는 동요 등 음악의 소재로 등장하고 있다. 또한, 매미는 책선(蚱蟬)이란 이름으로 우리나라와 중국에서 한약재로 흔히 활용되었다. 또, 매미의 허물은 선태(蟬蛻), 선각(蟬殼), 선탈(蟬脫)이라고 하여 해열(解熱), 항과민(抗過敏), 파상풍 등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매미 유충이 탈피하기 직전인 굼벵이는 신장염이나 간경화증의 한방치료제로 쓰이고 있다.

한국의 매미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1850년 영국인 워커(Walker)에 의해 4종이 보고되었으며, 그 이후 일제강점기 일본의 학자들에 의해 초기의 기록들이 이뤄졌다. 우리나라에 현재 서식하는 매미는 말매미, 유지매미, 소요산매미, 쓰름매미, 애매미, 참매미, 털매미, 늦털매미, 참깽깽매미, 깽깽매미, 두점박이좀매미, 고려풀매미, 세모배매미, 풀매미, 호좀매미 등 총 15종이 기록되어 있다. 최근에는 ‘중국매미’라 불리는 주홍날개 꽃 매미가 수목에 해를 가하는 해충으로 구분되어 방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느티나무에 붙어있는 매미 '선퇴' 모습.  사진 여관구 기자.

매미 애벌레가 성충이 될 때 탈피 과정을 보는 건 쉽지 않지만 나무에서 벗어버린 허물은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매미 애벌레가 벗어버린 껍질이 파킨슨병에 효능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파킨슨병은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들이 파괴되면서 발생하는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파킨슨병 환자는 몸을 떨거나 경직되고 걷기나 움직임이 느리며 자세가 불안정한 증상을 보인다. 아직까지 완전한 치료제가 없고 증상을 늦추는 약물만 나왔다.

박건혁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약자원연구센터 선임연구원 연구팀은 파킨슨병에 효과가 있는 치료물질을 찾기 위해 동의보감에 적힌 약용곤충 기록을 살폈다. 그중 경직과 경련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선퇴에 주목했다.

느티나무 가지에 붙어있는 '매미허물(선퇴)' 모습.  사진 여관구 기자.

연구팀은 선퇴 추출물을 파킨슨병에 걸린 쥐에게 5일간 먹였다. 그리고 행동실험을 한 결과 선퇴 추출물을 먹지 않은 쥐에 비해 운동 기능이 2~4배나 향상됐다. 기존 파킨슨병을 완화하는 치료물질인 로피니롤을 투여한 파킨슨병 쥐와 비교해서도 훨씬 나은 효능을 보였다.

또 선퇴 추출물을 먹은 파킨슨병 쥐에서는 도파민 분비량이 3배나 증가해 정상수치에 가까웠다. 도파민을 생성하는 데 필요한 단백질인 널원(Nurr1)도 2배 이상 증가했다.

박건혁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곤충자원을 활용해 파킨슨병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방법을 알아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산화의학과 세포수명' 2019년 10월호에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