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부탁해] 더위를 다스리는 여름 음식
[여름을 부탁해] 더위를 다스리는 여름 음식
  • 노정희 기자
  • 승인 2023.07.26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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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문동·오미자·인삼, 축 늘어진 몸 원상복구
영양 흡수율 도와주는 토마토, 혈관질환 예방 피부탄력 지켜
바질은 항염·살균 작용에 좋아, 풋고추는 대사·혈액순환 도움

여름철에는 습기와 열기로 인해 체력이 떨어진다. 특히 장마철에는 습열로 인해 비장(脾臟) 기능이 약해져 식욕을 잃는 경우가 있다. 또한, 체내의 열로 인해 땀이 과도하게 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기력이 소모되고 몸속의 진액이 손상되어, 몸이 무겁고 나른해지며 일상생활에 불편을 초래하는 것이다.

대게 더위를 식히려고 시중에서 판매하는 차고 다디단 음료를 마시게 되는데, 지나치게 차고 달달한 음식을 많이 먹으면 몸이 더 무기력해지고, 위가 손상되어 복통 설사 등 비위(脾胃) 병증이 나타난다.

약이 되는 음료, 생맥산

여름철에 추천하는 약선 음료에 생맥산(生脈散)이 있다. ‘맥’은 ‘기운 빠지다’, ‘맥 빠지다’에서 나온 말이다. 맥을 보충해서 원기와 진액을 보충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생맥산’인 것이다.

맥문동, 오미자, 인삼이 주재료이며, 보통 오미자 40g, 맥문동 40g, 인삼 80g 물 3ℓ를 비율로 음료를 만든다. 오미자는 끓이면 신맛이 강해지므로 찬물에 몇 시간 우려두었다가 건더기는 버리고 물만 사용한다. 약재를 서서히 두어 시간 끓인 후, 단맛은 꿀이나 황설탕을 넣어 조절해서 마시면 된다. 탄산음료로 단맛을 보태면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고, 오미자 대용으로 오미자 진액을 섞으면 별도 단맛을 추가하지 않아도 된다.

맥문동은 열이 찰 때 사용하는 약재이다. 성질은 약간 차갑고 맛은 달면서 쓰다. 오미자는 단맛, 신맛, 쓴맛, 짠맛, 매운맛의 다섯 가지 맛이 있다 해서 오미자라 불린다. 오미자의 신맛은 모으고 응축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몸이 늘어진 상태를 회복시켜 준다. 인삼은 열(熱)이 많은 약재로 알고 있으나, 생맥산에서는 떨어진 기력을 보강해 주며 몸의 수분을 보충해 주고 음(陰)을 보태주는 역할을 한다. 단, 병중인 사람은 반드시 의사와 상담을 거쳐서 음용해야 한다.

바질과 토마토, 호박과 오이샐러드/ 생맥산 음료. 노정희 기자

love apple, 방울토마토

‘토마토가 빨갛게 익으면 의사 얼굴이 파랗게 된다’는 유럽속담이 있다. 토마토를 먹으면 병원에 갈 일이 없을 정도로 건강해진다는 얘기이다. 토마토는 익혀도 영양 면에서 별반 차이가 없다. 오히려 기름이 보태지면 영양 흡수율을 더 높여준다.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1세 남편이 남미 여행을 다녀오면서 아내에게 방울토마토를 선물했다. 토마토를 먹으니 건강해져서 상대를 더 사랑하게 되었다. 해서 love apple이라는 애칭이 탄생한 것이다. 일반 토마토와 방울토마토를 같은 양으로 비교했을 때 방울토마토의 영양성분이 훨씬 높았다. 토마토의 붉은색을 띠는 리코펜(lycopene)은 암과 혈관성 질환을 예방하고 피부 탄력을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

바질

신에게 바치는 신성한 향초, 바질(basil)의 어원은 그리스의 ‘왕’이라는 바실레우스(βασιλευς)에서 온 것이다. 왕궁에 어울릴 만큼 향이 훌륭해 왕실의 약재로 사용했다. 인도에서는 행운과 아름다움의 여신으로 간주했고, 나쁜 것으로부터 보호해 준다는 의미를 붙였다.

바질은 이탈리아 요리에 빠지지 않는 향신료로 페스토(pesto) 소스의 기본이 되는 허브이다. 특히 토마토와 궁합이 잘 맞는다. 피자, 스파게티, 샐러드 등 어디든 잘 어울린다. 바질은 습(濕)을 말리고 중초(中焦)를 조화롭게 하며, 기를 잘 돌게 하고 피의 순환을 촉진하는 효능이 있다. 비타민K가 풍부, 골다공증 예방, 항염과 살균 작용까지 한다니 여름철에 좋은 식재료로 추천할 만하다.

풋고추에 보리밥, 된장찌개는 여름나기 최고 음식이다. 노정희 기자
풋고추에 보리밥, 된장찌개는 여름나기 최고 음식이다. 노정희 기자

풋고추

입맛이 없을 때 풋고추는 식욕을 돋워 준다. 풋고추의 매운맛은 침샘과 위샘을 자극하여 위산의 분비를 촉진한다. 특히 몸이 차가운 체질일수록 고추의 따뜻한 성질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풋고추의 매운맛을 내는 캡사이신은 기초대사를 높여주고 혈액순환을 좋게 한다. 풋고추에 멸치를 같이 조리하면 궁합이 맞는다. 멸치의 칼슘을 풋고추의 비타민C가 잘 섭취하도록 해준다.

여름철에는 보리밥과 상추와 오이 등으로 식단을 마련하면 무더위를 식힐 수 있다. 지나치게 찬 것을 예방하기 위해 풋고추와 복숭아 등의 따듯한 성질의 식재료로 몸의 균형을 돕도록 식단을 마련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