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는 죽어도 짹
참새는 죽어도 짹
  • 여관구 기자
  • 승인 2022.09.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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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 참새 고기와 알은 정력제이고 뇌는 귀머거리를 주치하고 머리의 피는 작맹증(야맹증)을 다스려, 수컷의 똥은 목통. 옹절(종기의 일종).현벽(응어리). 산가. 기괴. 복량을 다스려
어미참새가 물조루에 앉아있는 모습.  사진 여관구 기자.

오래전에는 참새는 초가집 처마 끝에 굴을 파고 알을 낳고 어미가 품어 새끼를 부화시켜 생활하는 모습과 새끼가 부주의로 처마 끝에서 마당으로 떨어지는 모습들을 지켜 볼수 있었다. 가을이면 벼가 익은 논에 허수아비를 세워 새들로부터 피해를 방지하는 모습과 겨울이 되면 도심지에서는 참새구이를 해서 리어카에서 판매하는 모습을 접할수 있었다.

참새는 참새 과에 속하는 전장 14㎝의 소형 조류로서 학명은 Passer montanus이다. 참새는 유라시아대륙에 널리 번식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전역에서 번식하는 가장 흔한 텃새이다. 머리는 자색을 띤 갈색이고, 등은 갈색바탕에 흑색 가로무늬가 있으며, 날개에는 가는 두 가닥의 흰 띠가 있다.

얼굴은 희고 귀깃과 턱 밑은 흰색이다. 암수 같은 빛깔이다. 지붕처마 밑, 건물 틈새, 콘크리트 전주 꼭대기 등 인공건축물이나 가공물뿐만 아니라 인공새집과 다른 새가 버린 둥지 등, 예를 들면 까치집과 같은 것도 곧잘 이용하여 번식한다.

참새 둥지와 알 모습.  사진 여관구 기자.

마른 풀과 심지어 비닐 등 인공물도 이용하여 둥지를 만들고 봄과 여름사이에 한 배에 4∼8개의 알을 낳고, 12∼14일간 포란한 다음, 13∼14일간의 육추(알에서 깐 새끼)를 키움 기간을 지나면, 새끼들은 둥지를 떠난다.

여러 쌍이 인접해서 새끼를 치기도 한다. 번식기인 여름에는 곤충도 적지 않게 잡아먹지만, 계절의 흐름에 따라 식물질이 주식물이 되며, 주로 풀씨를 먹는다. 그러나 낟알 특히 유숙기에는 벼를 먹어 적지 않은 피해를 준다.

번식 기 이외에는 무리생활을 하며, 밤에는 늙은 미루나무나 대나무 숲과 같은 큰 나무에 잠자리를 정하고 수백·수천 마리가 떼를 지어 모여 드는데, 이들은 대개 어린 새들이다. 어미 새는 번식하였던 처마 밑이나 건물 틈새, 인공새집 등의 장소에서 각기 한 마리씩 잠을 자는 경우가 많다.

1년에 3회까지 번식을 한다. 참새가 흙이나 모래에 오목하게 흙을 파고 목욕하는 이유는 깃털에 붙어있는 해충이나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함이고 또 나무에 앉아 주둥이를 가지에 문지르는 것은 부리에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함이다. 참새는 예민해 작은 움직임만 있어도 도망가기 때문에 근접 촬영은 어렵다. 습성을 관찰해 보면 물을 자주 먹는 정도만 볼수 있다. 

부화된지 얼마되지 않은 새끼 참새모습.  사진 여관구 기자.

참새는 한 배에 평균 13. 7개를 낳는다. 어린 참새가 둥지를 떠난 이후 인접무리로 옮겨가는 범위는 3㎢이다. 참새는 일령(日齡)이 10일 이후 둥지를 떠날 때까지의 새끼 체중은 23g이고 어미 새는 22∼26g이므로 하루의 취식 량을 체중의 5분의 1만 잡아도 약 4∼5g의 낟알이나 풀씨 또는 벌레를 먹는 결과가 된다.

따라서 벼의 유숙기와 성숙기인 약 100일 동안에 먹는 벼의 양은 결코 적지 않다. 예전에는 참새가 사냥새였기 때문에 사냥이 허가되는 날로부터 포획할 수 있었으며 금렵기간에도 농작물에 피해가 극심할 때에는 지방장관이 유해조류로 구제(驅除)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물론 유해조류의 구제와 수렵과는 목적과 뜻이 다르다. 유해조류의 구제란 일정한 지역에서 일정한 기간에 일정한 수량을 구제하는 것을 말한다. 참새과 조류는 전 세계적으로 51종이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참새와 섬 참새 그리고 집 참새의 3종이 있다.

섬 참새는 경북 울릉도에서 흔하게 번식하는 여름철새이며 주로 경북 해안과 강원도 해안(강릉, 동해, 삼척 등)에서 월동한다. 집 참새는 2006년 5월 18일 전남 신안 흑산도에서 수컷 1개체가 처음 확인된 이후 2010년 5월 20일 충남 보령 외연도에서 수컷 1개체가 관찰된 미조다.

어미를 따라 다니는 새끼참새 모습.  사진 여관구 기자.

우리생활 속의 참새는 '물명고(物名考)'에 따르면 한자어로 작(雀)이 표준어였고 와작(瓦雀)·빈작(賓雀)·가빈(嘉賓)이라고도 하였다. 특히 늙어서 무늬가 있는 것은 마작(麻雀), 어려서 입이 황색인 것은 황작(黃雀)이라 하였다.

'규합총서(閨閤叢書)'에는 ‘진쵸’를 참새라 하였는데 진쵸는 진추(眞隹)이니 참새라는 뜻이다. 제주도의 방언에는 밤주리새이·밥주리가 있다. 이 참새는 겨울철, 특히 납일(臘日:한 해에 지은 농사나 그 밖의 일을 여러 신에게 고하는 제사일, 동지 뒤의 셋째 未日)에 많이 잡아 구워 먹어서 납향절식의 하나로 꼽기도 하였다.

특히, 함경남도 갑산에서는 추운 겨울이 되면 말총으로 만든 올가미나 덫으로 참새를 잡아 독안에 모아 두었다가 납일에 구워먹었다.

'규합총서'에는 “참새는 10월 후 정월까지 먹을 수 있고 나머지는 먹지 못한다. 독한 벌레를 먹으며 둥지에 깐 새끼들은 어미가 잡히면 굶주려 죽는다. 새고기는 장을 꺼릴 뿐 아니라 맛이 또한 좋지 못하니 굽거나 전을 지져도 소금 기름에 한다.”고 조리법이 기록되어 있다.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 금부 중품에는 참새의 알·뇌·머리피의 약효가 기록되어 있다.

참새들의 흙 목욕탕 모습.  사진 여관구 기자.

'동의보감'에는 참새의 고기·뇌·머리의 피·알과 수컷의 똥의 기(氣)와 미(味), 그리고 약효를 소개하였는데, 고기와 알은 쉽게 말해서 정력제이고, 뇌는 귀머거리를 주치하고, 머리의 피는 작맹증(雀盲症:야맹증을 말함.)을 다스리고, 수컷의 똥은 목통(目痛)·옹절(癰癤:종기의 일종)·현벽(痃癖:응어리)·산가(疝瘕)·기괴(氣塊)·복량(伏梁)을 다스린다고 하였다.

속담에는 '참새가 방앗간을 그저 지나랴.', '참새가 아무리 떠들어도 구렁이는 움직이지 않는다.', '참새가 작아도 일만 잘한다.', '참새가 죽어도 짹한다.', '참새 굴레 씌우겠다.' 등 참새와 관계되는 것이 많다.

물조루위의 어미참새 모습.  사진 여관구 기자.

마음을 찢는 사람들 / 여관구(시인)

 

당신은 마음을 찢겨 보셨나요.

입에 난 가시에 찔리고

모난 욕설에 찢기고

질투와 시기에 찢기다보면

내 맘은 온통 상처가 나고

멍이 들고 구멍이 나면

마음속에 피멍들이

나를 괴롭게 합니다.

참새들의 지저귐에도 마음에 그슬리고

까치의 위로에도 욕심이 울렁임은

내 마음속이 질투로 오염이 되어서겠죠.

마음속에 돋아있는 가시를

배려의 샘물로 녹여보자

예쁜 꽃이 향기를 내뿜을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