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종’, ‘국민의힘’
‘국민의 종’, ‘국민의힘’
  • 정신교 기자
  • 승인 2022.03.17 09:00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크라이나 ‘국민의 종’ 젤렌스키 대통령, ‘국민의 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우크라이나의 드라마 ‘국민의 종’ 포스터. 나무위키
우크라이나의 드라마 ‘국민의 종’ 포스터. 나무위키

지난 2월 24일에 시작된 러시아의 침략전쟁이 우크라이나 국민과 군대의 강력한 투쟁과 저항에 밀려서 교착 상태에 빠지고 있다. 미국과 EU 회원국, 폴란드 등의 주변 국가들은 강력한 경제적 제재로 침략국인 러시아를 응징하고 물심양면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개전 초반 미국의 망명 권유를 사양하고 인터넷 미디아를 통해서 국민총동원령을 내리고 수도 키이우에 남아서 국민과 함께 항전할 것을 천명했다. 러시아의 거듭되는 공격에도 그는 군용 셔츠 차림으로 SNS를 이용해서 연일 저항과 승리를 다짐하며 우크라이나 국민을 격려하고 유럽 정상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1978~)의 정치 역정은 드라마 그 자체다. 학창시절부터 연극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연예기획사를 만들어서 직접 코미디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출연도 했다. 2015년도에 그가 제작하고 주연한 TV 드라마 ‘국민의 종(Servant of the People)’은 그를 국민적 스타로 만들었다. 타락하고 부패한 우크라이나 정치를 비판하는 역사 교사가 대통령이 되어 정치 개혁과 경제 발전을 이룩하는 드라마에 온 국민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소련 해체 후 국영기업을 무상으로 점유한 ‘가스 공주’ 티모센코와 ‘초콜렛 왕’ 포로셴코와 같은 신흥재벌, 올리가르히와 친 러시아계 인사들로 구성된 정치판에 염증을 느끼고 불신하던 차에 혜성같이 출현한 신선하고 청렴결백한 이미지에 우크라이나 국민은 열광했다. 드라마의 폭발적 인기에 용기를 얻은 젤렌스키는 2019년 대선에서 드라마와 같은 이름의 ‘국민의 종’ 정당을 만들어서 후보로 출마하여 현직의 포로셴코 대통령을 물리치고 제6대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당선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리더십 부재와 지나친 친서방 행보가 러시아의 침략의 화근이 된 것으로 비난받았으나, 전쟁 발발 이후 그가 보여 준 용기와 결단력은 우크라이나 국민과 전 세계의 자유민주국가들의 신뢰와 지지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 8일 영국 의회에서 화상 연설을 하면서, “항복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겠다.”라고 밝혀서 영국의원들의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다.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3월 9일 우리나라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제1야당인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尹錫悅, 1960~)가 당선됐다. 검찰총장 직을 사임하고 대통령에 출마한 정치 경력 8개월의 정치 신인이 당선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위대한 국민의 승리…, 국민을 잘 모시겠다.”라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선거 막바지에 중도 성향의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安哲秀, 1962~)와의 극적인 단일화 성공이 윤 후보의 당선에 크게 작용했다.

대선의 승리와 함께 양당은 절차에 따라서 합당을 추진하며 합당 후 당의 이름은 제1야당인 ‘국민의힘’의 당명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1809~1865)은 민주주의를 가장 간결하고 명확하게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라고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