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시니어] (143) 자기 돌봄과 홀로서기가 필수인 세상
[원더풀 시니어] (143) 자기 돌봄과 홀로서기가 필수인 세상
  • 김교환 기자
  • 승인 2021.12.14 14:3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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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어니스트헤밍웨이(1899-1961)는 자신이 늙는다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고, 노인 취급 당하는 것을 모욕으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돌아다니며, 사냥을 하고 며칠씩 파도와 싸우며 대어낚시에 열중하기도 했다. '노인과 바다'에서 자신을 투영시킨 소설의 주인공 늙은 어부 산티아고가 대어를 낚는 데는 성공하지만, 상어의 공격으로 그 대어를 육지로 끌고 오는 데는 실패한다. 뼈만 남은 고기를 끌고 오게 되지만 헤밍웨이는 늙은 어부 산티아고의 입을 통해 자신은 다른 사람들처럼 목숨만 유지하는 노인생활은 하지 않을 것이고 끝까지 용기와 도전을 통해 남성적 가치를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선언하고 있다.

'노인과 바다'는 수많은 난관을 만나고 참고 극복해 가며 불굴의 정신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인생살이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다.

지금은 혼밥, 혼술, 혼놀 등의 신조어가 등장하는 새로운 홀로서기의 독신문화로 우리나라에서 혼자 사는 사람이 약 640만이나 되는 전체 가구수의 1/3정도라고 한다. 외로움은 인간이면 누구나 때때로 느끼는 감정으로 삶의 일부분일 수밖에 없는 것이지만 이를 즐기면 행복하고, 괴로워하면 불행한 것이다. 그런데 혼족들의 삶과 홀로된 노인의 경우는 다르다. 850만 노인 가운데 홀로 된 노인이 250만 정도이고 대부분 80세 이상의 고령이다. 은퇴자에게 일은 없고 인간관계는 좁아지고 핵가족의 사회변화와 함께, 이제 고독 문제는 개인적 차원을 넘어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인생은 누구나 어느 한순간 반드시 홀로 되기 마련이지만 지금의 노년세대가 어릴 때만해도 집안, 친척이 든든한 버팀목이요 마을이 공동체가 되어서 이웃사촌으로 서로 지켜주는 울타리였다.

그러나 이제는 핵가족화, 미 결혼분가 등이 추세이고 부부노인 가구도 가정이 사라진 빈 둥지 가족 모습이 현실이다. 그런데 오늘날 국가 사회의 복지정책에 의한 공적 돌봄을 보면 노인은 그저 나약한 존재로 수혜대상으로만 보며, 노인의 강점과 역량 등이 무시되고 있는 느낌이다. 따라서 노인의 취약점과 당면 문제 해결에만 초점을 둔 결과 의도치 않게 노인들을 더욱 나약하게 만들고 의존성을 높이는 모습이 되고 있다. 그래서 노인의 자기 주도권을 보장하고 자립생활을 최대한 지원하는 방향으로 돌봄의 성격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홀로서기로 일상생활 수행 및 적응 능력과 자기 생활 관리 능력이 떨어지는 노인에게 자기 돌봄의 힘을 실어주어 자립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적극적 검토가 요망된다.

또한 서비스 제공자를 비롯한 국가사회의 도움과 지원도 받으면서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고 더불어 살아 갈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제 곧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바탕으로 한 돌봄 로봇의 등장은 병원이나 집에서 장애가 있는 사람과의 접촉과 상호작용이 가능하여, 이용자의 자립지원과 돌봄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는 노년의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건강증진에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리고 국가 사회의 노인을 보는 시각뿐만 아니라 조직적 차원의 변화도 필요하다. 서비스이용자와 제공자 모두가 새로운 방식의 돌봄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현재 전국 400여 곳이나 되는 노인복지관 운영도 스스로 자기 삶을 포기 하는듯한 자기 방임을 예방적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소중한 사회적 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독거노인 각자의 마음가짐에서 고독을 즐길 수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 고독을 받아들이면 행복하고 괴로워하면 불행하다. 고독을 친구로 내 방식대로 계획을 세우고 꾸미며 외로움과 싸우는 과정 속에서 인생은 늙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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