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꽃이 만발한 체화정
배롱나무꽃이 만발한 체화정
  • 배창기 기자
  • 승인 2021.08.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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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와 연못이 아름다운 체화정
붉은 꽃망울을 터뜨린 배롱나무꽃이 만발한 체화정
붉은 꽃망울을 터뜨린 배롱나무꽃이 만발한 체화정

안동시 풍산읍에 있는 체화정(棣華亭)은 여름꽃인 '배롱나무'가 붉은 꽃망울을 터뜨려 장관을 이루고 있다. '백일홍'이라고도 불리는 배롱나무는 7월부터 꽃이 피기 시작해 100일 동안  분홍꽃을 피운다. 체화정 주변의 배롱나무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정자와 함께 연못에 반영되어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다.

 

배롱나무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정자와 함께 연못에 반영되어 아름다움을 더 하고 있다.
배롱나무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정자와 함께 연못에 반영되어 아름다움을 더 하고 있다.

체화정은 1761(영조 37)에 진사 이민적(李敏迪, 1702~1763)이 학문을 닦기 위해 건립하였다. 정자 이름에서 체화는 상체지화(常棣之華)의 줄인 말로 형제간의 우애와 화목을 의미하는데 [시경(詩經]에서 따왔다고 한다. 이민적은 만년에 큰형 이민정과 함께 이곳에서 지내면서 형제간의 우의를 다졌다고 한다.

체화정은 19851015일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200호로 지정되었다가 20191230일 보물 제2051호로 승격했다. 정자는 온돌방을 중심으로 양옆에 마루방이 있고, 앞쪽에는 툇마루를 내고 난간을 둘렀다. 양쪽 마루방 사이에는 들문을 설치해서 공간을 넓힐 수 있게 하였다. 그리고 온돌방 문 가운데에는 '눈꼽째기창'이라는 작은 창을 더 내서 문을 열지 않아도 밖을 내다볼 수 있게 하였다.

 

온돌방 앞쪽에는 있는 툇마루와 들문
온돌방 앞쪽에는 있는 툇마루와 들문
창이나 문안에 다시 열 수 있게 만든 작은 창인 '눈꼽째기창'
창이나 문안에 다시 열 수 있게 만든 작은 창인 '눈꼽째기창'

앞쪽에 걸린 현판은 사도세자의 스승이었던 안동 출신의 학자 유정원(柳正源)이 섰다. 정자 안에는 담락재(湛樂齋)라고 쓴 현판이 걸려 있는데 조선 최고의 서화가 중 한 명인 김홍도(金弘道)의 글씨. 담락재라는 말은 형제간의 우애가 돈독해야 부모에게 참된 도리를 다할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체화정(棣華亭)과 담락재(湛樂齋) 현판
체화정(棣華亭)과 담락재(湛樂齋) 현판

정자 뒤쪽은 산이 병풍처럼 둘러 수목이 울창하여 경관과 지세가 좋으며, 정자 앞쪽의 연못에는 3개의 작은 섬이 있다. 이는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는 동아시아 전통 우주론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한다. 이 세 개의 인공섬은 신선이 사는 '삼신산'을 의미한다. 중국 전설에서 유래한 삼신산(三神山)은 봉래산(蓬萊山) ·방장산(方丈山) ·영주산(瀛洲山)의 세 산으로 불로불사하는 신선들이 산다는 곳이다.

한국의 멋스러움과 선비 정신이 깃든 아름다운 정자에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가슴 속까지 파고든다. 파아란 하늘에 저 구름도 쉬어 가려나 내려앉는다.

신선이 사는 '삼신산'을 의미하는 세 개의 인공섬과 체화정
신선이 사는 '삼신산'을 의미하는 세 개의 인공섬과 체화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