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노변정담(爐邊情談)
2021 노변정담(爐邊情談)
  • 정신교 기자
  • 승인 2021.01.21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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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감과 유대감의 훈김, 소통과 공존의 에너지

 

소한(小寒)이 지나고 대한(大寒)이 되면서 폭설과 강추위로 바짝 움츠렸던 날씨가 풀리고 있다. ‘대한이 소한 집에 놀러 가서 얼어 죽는다’는 옛말이 올해는 들어맞는 것 같다.

겨울철 화로나 난롯가에 같이 모여 앉으면 사람들 마음은 저절로 푸근해진다. 화롯불이 식어가도 소속감과 유대감에서 비롯된 훈김은 사랑방 대화를 한없이 이어주고, 아이들을 꿈나라로 가게 만든다. 가끔 돌풍 때문에 연기를 마시고, 나일론 점퍼에 구멍을 내곤 하던 일들도 다반사로 겪던 노변의 추억이다.

경제 대공황과 제2차 세계대전으로부터 미국을 구한 프랭클린 루즈벨트Franklin Delano Roosevelt, 1882~1945) 대통령은 라디오 방송으로 국가의 위기 상황과 정책을 호소하면서 국민들의 공감과 지지를 얻는 노변정담(Fireside chats)을 자주 했다. 심지어는 국민들이 지도를 준비하게끔 하여 전황을 설명해주기도 하였다.

우리나라 문재인(文在寅, 1953~) 대통령이 18일, 내외신 기자 120명을 대면과 비대면으로 초빙하여 취임 5주년을 맞는 기자회견을 갖고 코로나 시국 현안에 관하여 정부 입장과 대책을 표명했다. 전임 대통령 사면과 민주적인 검찰 개혁, 부동산 투기에 대한 특단의 대책, 백신 공급과 안전성 보장, 코로나 이익 공유제 시행 등에 관해서 예정된 시간을 초과하여 비교적 소상하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기도 했다.

한편, 20일 취임한 조 바이든(Joseph Robinette Biden Jr., 1942~) 제 46대 미국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국민 대통합(unity)과 민주주의 재건을 누차 강조하면서, 춥고 어두운 겨울을 함께 이겨 나갈 것을 천명했다. 전임 대통령 시절의 고립주의를 탈피하여 기후협약과 세계보건기구에 복귀하고, 우방국들과의 동맹과 연대를 강화하는 정책과 명령을 신속하게 시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도자들의 공약과 선언이 정부 기관의 정책과 명령 시행에 의해서 국민들에게 전달되고 피부로 느끼는 데는 시간적, 공간적인 거리감이 있다.

진정성이 있는 따뜻한 대화에 의한 국민적 공감과 소통, 공존과 상생의 에너지가 바로 괴리감과 거리감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