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에 찾기 쉬운 영양제, 부작용은 알고 먹자
환절기에 찾기 쉬운 영양제, 부작용은 알고 먹자
  • 허봉조 기자
  • 승인 2020.11.25 07:0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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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비타민과 미네랄 등 각종 영양성분 외부로부터 보충 필요하나,
영양제의 장점과 효능 아무리 커도 특이성 체질이나 부작용 등 꼼꼼히 살펴야

구르는 단풍이 유난히 반짝이는 한낮. 물끄러미 창밖을 내다보다 문득 분갈이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르거나 시들시들한 화초가 눈에 들어왔던 것이다. 쭈그려 앉은 채 하나둘 손질을 하다 보니 손톱 밑에는 시커먼 흙이 잔뜩 끼었건만, 크고 작은 화분이 적당히 어울리도록 자리를 정돈하고 나니 한결 기분이 가벼워졌다.

그날 이후 매일 아침 화분들과 눈인사를 나누며 하루를 시작한다. 그런데 유독 중간 정도 크기의 관음죽 상태가 좋지 못했다. 말라버린 뿌리를 떼어내고, 살아있는 뿌리에 분과 흙을 갈고 달콤하게 물까지 줬는데…. 마음이 편하지 못해 계속 들여다보며 이런저런 궁리를 하던 중 친구를 만나 독백처럼 생기 잃은 화초 이야기를 중얼거렸다. 가만히 듣고 있던 친구는 비장의 해결책이라도 제시하는 듯 ‘영양제를 주었느냐’고 물었다. 그래, 영양제! 대화가 미처 끝나기도 전에 발걸음은 식물영양제를 취급하는 생활용품매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바쁜 걸음을 옮기며 생각을 해보니, 피식 웃음이 났다. 불과 몇 년 전까지도 영양제를 복용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건강한 증거라고 자부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근래 들어 한두 가지 영양제가 식탁에 놓이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반찬의 가짓수보다 영양제 수가 더 많아진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건강기능식품 바구니가 점점 커지고 있지를 않은가.

물론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다. 나이가 들수록 하루가 다르게 건망증은 늘고, 근력이 줄면서 대사 기능이 떨어지고 있다. 피부는 건조하고,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며, 눈은 자꾸 침침해진다. 쉽게 다치거나 관절이 뻣뻣해지면서 똑똑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음식으로 섭취가 어려운 비타민과 미네랄 등 각종 영양성분을 외부로부터 보충해야 할 필요가 생기게 된 것이 사실이다.

건강관리를 위해 영양제 등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문제는 이것저것 가짓수가 늘어나면서 중복되거나 상충되는 영양소가 적지 않다는 점을 간과하기가 쉽다는 것이다. 어떤 성분은 서로 흡수를 방해하거나 위장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또는 신장이나 간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니, 영양제 선택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될 것 같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있다. 지나친 것은 부족한 것보다 못하다는 뜻이다. 과잉 성분 중 수용성은 소변으로 배출된다니, 그 또한 낭비다. 그러고 보니, 며칠 째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잘 안 되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과식을 하거나 딱히 기름진 음식을 먹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새로 구입한 영양제가 부담을 가져온 것은 아닌지, 성분을 확인하고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과연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아 복용을 잠시 중단하기로 했다.

모든 질병의 90% 정도는 걷기 등 운동으로 치유할 수 있다고 한다. 근력을 늘이면 혈액순환과 대사 작용이 원활해진다는 것이다. 몸이 가벼워지는 것은 물론 부드러운 배설과 단잠을 이루는데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노화현상으로 발생하는 자연적인 변화는 어쩔 수 없다 손치더라도, 삼시세끼 밥보다 영양제 수가 많아지는 것은 다시 생각해 보아야할 일이 아닐까 싶다.

변덕스러운 날씨에, 심신이 약해지기 쉬운 환절기다. 혹시 새로운 영양제를 복용할 계획이 있다면, 체질적 특성이나 질병 또는 중복되는 영양 성분은 없는지 꼼꼼히 살펴보기를 권장한다. 아무리 장점이나 효능이 크다고 해도, 알지 못했던 단점이나 부작용 등을 무시했다가 먹지 않는 것보다 못한 경우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을은 점점 멀어져가고, 가벼운 바람에도 눈꽃처럼 단풍잎이 휘날린다. 식물들이 겨울을 맞이해 잎을 떨어뜨리고 유유히 봄을 기다리는 것처럼, 우리들의 마음에도 아름다운 여유가 스며들면 좋겠다. 그리고 자주 밖으로 나가 햇볕을 쬐고, 자연을 벗 삼아 움직이다보면 건강관리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