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수확이 한창인 현풍 들녘은 황금빛 바다
보리수확이 한창인 현풍 들녘은 황금빛 바다
  • 이원선 기자
  • 승인 2020.05.26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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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황은 예년에 비해 조금 줄었다.
정해진 매뉴얼에 의해서 차근차근 진행되는 모양이다.
콤바인로 보리추수에 한창이다. 이원선 기자
콤바인로 보리추수에 한창이다. 이원선 기자

누렇게 황금빛으로 물든 현풍I/C 부근의 넓은 들녘에는 보리수확이 한창이다. 한쪽 편에서는 들불이라도 난 듯 흰 연기가 뭉글뭉글하다. 보기에는 금방 같아 보이는 들녘이 돌아 돌아서 한참이다. 연기의 진원지를 찾다가 콤바인으로 보리수확에 한창인 곽기명(57) 씨를 만났다. 작황은 예년에 비해 조금 줄었다고 했다.

수확한 보리를 미리 준비한 마다에 옮기고 있다. 이원선 기자
수확한 보리를 미리 준비한 마당에 옮기고 있다. 이원선 기자

보리수확이 끝나면 이모작으로 밭에다가 물을 채워 논으로 장만한 뒤 모내기를 한다고 한다. 아직은 조금 여유가 있지만 의외로 날짜가 빨라 서두루지 않으면 시기를 놓치기 십상이라며 여유 있을 때 쉬엄쉬엄 하는 중이란다. 보리 이랑을 빙그르 돌아가던 콤바인에서 “삐삐”거리는 경고음이 들린다. 콤바인을 세워 미처 빨아들이지 못한 보릿단을 손으로 제거하는 아저씨를 바라보던 아주머니께서 “아직 서툴러요!”하며 안타까워하신다. 두 서너이랑 돌았을까 미리 대기하고 있던 화물차량의 마대에다가 수확한 보리를 옮겨 담는다. ‘차~릇 차~르르르’하고 쏟아지는 보리의 양이 현재의 농심을 대변하듯 풍요롭다.

수확 중에 고장난 콤바인을 손보고 있다. 이원선 기자
곽기명 씨가 수확 중에 고장난 콤바인을 손보고 있다. 이원선 기자

그때까지도 무럭무럭 연기를 토해내는 밭을 가리키며 “저렇게 불을 놓아도 됩니까?”묻자 보리밭은 어쩔 수 없단다. 벼를 수확하고 나오는 볏짚은 가축의 먹이로 쓰거나 그대로 썩혀서 거름으로 쓸 수 있지만 보릿대는 뻐덕뻐덕해서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단다. 그래서 태워 없애는 것이 상책이란다. 그러면서 여기에 있는 모든 보리밭에 불을 질러야 한다고 한다. 아마 그에 대해서 철저하게 교육도 받고 정해진 매뉴얼에 의해서 차근차근 진행되는 모양이다.

보리수확이 끝난 들녘에 불을 놓아 태우고 있다. 이원선 기자
보리수확이 끝난 밭은 불을 놓아 태우고 있다. 이원선 기자

아닌 게 아니라 수확이 끝난 보리밭에는 거무튀튀한 재가 바람에 쓸려 풀썩풀썩하다. 사람들은 이런저런 농사일에 여전히 바쁜데 돌아 나오는 길에 있는 못자리에 든 오리부부만 한갓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