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부여박물관 '백제금동대향로 발굴 30주년 기념특별전'
국립부여박물관 '백제금동대향로 발굴 30주년 기념특별전'
  • 강지윤 기자
  • 승인 2024.02.15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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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공개 이후 '세기의 발굴'로 대서특필
3번째 기획전 주제는 ‘백제의 향로와 향(香)문화’로
독창적인 향로와 향기 체험하는 공간 전시실에 마련
향기가 주는 정서적 경험까지 제공

 

백제금동대향로는 우아하고 세련된 백제의 멋이 담겨있는 백제 문화재의 백미다. 강지윤 기자
백제금동대향로는 우아하고 세련된 백제의 멋이 담겨있는 백제 문화재의 백미다. 강지윤 기자

백제금동대향로 발견 30주년 기념특별전이 2023년 9월 2일부터는 2024년 2월 12일까지 국립부여박물관 기획 전시실에서 열렸다. 우리나라 대표 문화유산인 백제금동대향로는 1993년 12월 12일 부여 능산리 고분군의 절터 아궁이에서 출토되었다. 발견 당시 아궁이 안에는 기와가 켜켜이 쌓여 있었고 기왓장을 들어내자, 나무판 위에서 뚜껑과 몸체가 분리된 61.8cm의 훼손되지 않은 완벽한 백제금동대향로가 나타났다.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을 만큼 정교하고 아름다운 백제시대의 세계관이 담겨있는 귀한 유물이었다.

언론에 공개한 이후 주요 일간지 1면은 ‘세기의 발굴’로 대서특필 되었으며 이듬해 4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13일간 진행된 특별전시에는 6만 8천 명이 관람했다. 특별전 이후 향로는 국립부여박물관으로 돌아와 전시되고 있다. 그 후 10년마다 국제학술심포지엄과 함께 특별전을 기획하여 백제금동대향로의 기원, 사상, 용도, 도상 등에 관한 연구를 지속해 왔다. 올해는 3번째 기획전으로 주제는 ‘백제의 향로와 향(香)문화’로 독창적인 향로와 향기를 체험하는 공간을 전시실에 마련하여 향기가 주는 정서적 경험까지 색다른 기회를 관람객들에게 제공했다.

백제금동대향로는 받침과 몸체, 두껑, 세 부분으로 분리 제작되었다. 받침은 용이 힘차게 용틀임하며 연꽃 줄기를 입에 물고 하늘로 날아오르려 하는 모습이다. 승천할 듯 들고 있는 다리와 뿔, 이빨은 물론, 비상을 위해 힘이 들어간 발톱까지 선명하다.

몸체에는 막 피어나는 연꽃의 꽃잎 사이사이로 신비롭고 독특한 동물들이 살고 있다. 날개 달린 물고기와 긴 꼬리 동물, 신수(神獸), 신수에 올라탄 사람, 무예하는 사람 같은 신령스런 동물과 신선들이 새겨져 있다.

뚜껑은 부드러운 능선이 겹겹이 쌓인 산 모양으로 산 사이사이에 구멍을 내어 향의 연기가 피어 오르도록 만들었다. 이는 중국의 박산향로(博山香爐)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산수를 배경으로 불사(不死)의 신선과 다양한 동식물, 상상의 동물과 악기를 연주하는 다섯 명의 악사의 모습 등이 드러나 신비로우면서도 생동감이 넘친다. 향로의 산 정상에는 날개를 활짝 펴고 긴 꼬리를 세우고 선 봉황이 장엄하게 서 있다. 이를 통해 이 신산(神山)이 하늘의 세계임을 드러내 보여준다.

향기를 맡아볼 수 있는 기구.  아래 검정색 펌프를 누르고 코를 대면 시향할 수 있다. 강지윤 기자
향기를 맡아볼 수 있는 기구. 아래 검정색 펌프를 누르고 코를 대면 시향할 수 있다. 강지윤 기자

이번 기획전시의 특징은 3D 영상으로 각각의 세부적인 모습을 대형 화면을 통해,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한데 있다. 또한 고대로부터 쓰인 자단, 침향, 정향, 백단향, 유향 등의 향기 체험을 할 수 있는 장치를 해 두었으며, 매시간 정시에 박물관 본관 로비에서는 산수, 연꽃, 구름, 용, 봉황, 도깨비를 소재로 ‘백제문양전’ 레이저 쇼를 통해 또 다른 세상에 몰입할 수도 있었다. 보는 전시회를 넘어 오감을 통해 느끼는 관람으로 진화하여 초등학생을 동반한 가족부터 나이 지긋한 노부부까지 다양한 관객으로 성황을 이루었다.

기획전시실 옆의 본관 4개 전시실에는 초기 백제의 바탕이 되었던 마한의 문화, 사비시대를 살았던 백제인의 생활상과 백제의 불교문화, 기증 문화재 등을 볼 수도 있었다.

겨울 궁남지에는 연꽃 대신 오리들이 떠 다닌다. 강지윤 기자
겨울 궁남지에는 연꽃 대신 오리들이 떠다닌다. 강지윤 기자

백제의 고도 부여는, 2015년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며 국내외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도시가 되었다. 박물관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궁남지’는 서동과 선화공주의 사랑이야기 전설이 깃든 인공정원으로 백제 무왕때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궁궐의 남쪽에 연못을 팠다’는 삼국사기 기록을 근거로 함) 겨울철엔 한적하지만 칠팔월에 열리는 연꽃축제 때는 발디딜 틈이 없이 붐빈다고 한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산성길 산책로를 걸으며 백마강과 낙화암의 조망과 정취를 느껴보는 것도 좋다. 부소산 정문 매표소를 지나 삼충사, 영일루, 군창터를 지나 사자루, 백화정, 고란사를 거쳐 구드래선착장으로 내려오는 약 2km의 산성길을 걷는 코스다.

부드럽고 온화한 백제의 미소가 인상적인 삼존불. 강지윤 기자
부드럽고 온화한 백제의 미소가 인상적인 삼존불. 강지윤 기자

2006년 만들어진 ‘백제문화단지’는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삼국시대 백제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 조성해 놓았다. 따로 하루 정도 시간을 내어 가족 친지와 함께 체험해 보기에 좋은 곳이다.

'고란사'에서 내려다 보는 백마강 전경. 강지윤 기자
'고란사'에서 내려다 보는 백마강 전경. 강지윤 기자

자연을 즐기기에는 ‘만수산자연휴양림’ ‘서동요 역사관광지 수변둘레길’ 등이 있으며 22km에 달하는 백마강(금강) 자전거길도 있다. 코스는 “백제보(금강문화관)-구드래 조각공원-군수리 백마강 물억새길-석성면 봉정리 파진산”

많이 훼손 되었음에도 보기 드문 사면 불상. 강지윤 기자
많이 훼손 되었음에도 보기 드문 사면 불상. 강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