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끝나고 무더위에 연일 폭염 경보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았다.
프랑스어 바캉스(vacance)의 어원은 ‘∼를 비운다’는 뜻의 라틴어 바카티오(vacatio)에서 유래됐으며, 영어로 휴가를 뜻하는 베케이션(vacation)도 같은 바카티오에서 유래됐다. 피서지나 관광지로 떠나는 바캉스 대신에 냉방이 잘되는 호텔(호텔+바캉스, 호캉스)과 서점(북캉스), PC방(피캉스), 맛집(맛캉스) 등에서 더위를 피하는 ○캉스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
백캉스는 쇼핑과 전시 관람 등의 다양한 문화 활동과 식사와 휴식 등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백화점에서의 바캉스를 뜻한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서 지역 백화점에서는 백캉스 고객들을 위해 대폭 할인 행사와 다양한 전시 및 테마 행사를 제공하고 있다.
7월의 마지막 금요일 대백 프라자점을 찾았다. 지하 1층의 회전초밥집에서 모듬스시 세트를 주문해서 먹고 있는데, 붉은 참치뱃살스시 접시가 바로 눈앞에서 돌아가고 있다. 한 접시를 주문해서 입에 넣으니 얼음처럼 “스르르” 녹는다. 값을 물으니 다른 스시 접시의 두세 배가 된다. 슬며시 “값을 미리 알았으면 주문하지 않았을 텐데…”하니, 사장이 할인해 주었다.
스시는 쌀농사 문화권인 동남아시아에서 생선 저장법의 하나인 절임생선에서 유래되어 일본 에도 시대에 성미가 급한 사무라이들을 위한 간편식으로 발전해서 세계화에 성공한 일본의 대표적 요리다. 일본에서는 한자로 鮨(물고기젓 지)나 寿司(수사) 등으로 표기한다. 밥 위의 생선이 클수록 맛이 있으며 모양새와 색감, 식미가 좋은 참치가 인기있는 재료다. 회전초밥은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에 착안하여 개발되었으며 오사카 만국박람회에서 크게 인기를 얻고 전국적으로 퍼져나갔다.
대백프라임홀(10층)에서는 매달 ‘명화극장’을 열고 있으며 관람료(천원)를 모아서 시니어 후원 단체에 성금으로 전달한다.
7월의 마지막 영화인 ‘해저 2만리’는 쥘 베른의 공상과학소설(1869년)을 1954년도에 월트디즈니사에서 영화로 제작해서 아카데미 미술상과 시각효과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바다 괴물로 잘못 알려진 화제의 심해잠수정을 타고 젊은 ‘커크 더글러스’와 같이 신비로운 바다 밑을 여행하면서 해저목장을 구경하고 대왕오징어와 싸우고 도망치면서 뜨거운 여름날 오후를 시원하게 날려 보냈다.
담백한 식사에 친절한 서비스와 함께 고전 명화를 흥미진진하게 관람하면서 백캉스를 즐긴 하루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