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삶] 심후섭 대구문인협회장
[일하는 삶] 심후섭 대구문인협회장
  • 김외남 기자
  • 승인 2023.06.22 16:4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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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후에도 여전히 현직의 연속인 듯 바쁜 사회활동을 펼치는 심후섭 회장. 매일신문DB
퇴임 후에도 여전히 현직의 연속인 듯 바쁜 사회활동을 펼치는 심후섭 회장. 매일신문DB

심후섭(71) 대구문인협회장은 경북 청송군 진보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부터 영특하다는 소리를 들으면 자란 그는 가정 형편 때문에 국비 보조가 있던 ‘대구교육대학’에 진학했다. 졸업 후, 고향의 산촌초등학교와 모교인 진보초등학교에서 6년을 근무한 후 1978년에 대구로 전입했다.

아버지의 죽음과 문학의 길

그해 아버지가 6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를 잃은 허탈감, 잘 모시지 못했다는 죄책감, 가장의 의무감. 고향에 들렀던 그는 친구들과 어울린 술자리가 끝나고 고향 집을 향해 걷고 있었다. 마을로 들어오는 반변천 잠수교에서 마주 오는 자동차 불빛이 코앞에 닥쳐서야 정신이 번쩍 들었지만, 몸은 강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6개월간 누워있어야 했던 병원 생활은 지난 인생을 돌아보고 다가올 날을 내다보는 기회를 주었다. 몸이 회복하여 병원에서 나가면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할 것만 같았다.

‘그렇다.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는 선생님이 되자!’

병상에서 일기를 썼는데 동시, 동요, 동화 등 주로 아동들을 위한 이야기였다. 이렇게 그의 본격적인 아동문학은 병상에서 출범하였다. 1980년 제8회 <창주문학상> 신인상에 동시 ‘봄비’가 당선되었으며, 같은 해 《아동문학평론》에 동시 <하늘>이 추천 완료되고, 1982년 첫 동화집 《별은 어디에 있었나》를 탄생시키며, 그는 아동문학의 세계에 본격적으로 접어들게 된다. 아동문학가로서 동시로 시작했지만, 동화를 더 활발하게 썼다. 1984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당선작인 <눈 내리던 날의 아버지>와 1993년 제1회 MBC 창작동화대상에 당선된 <싸리울의 분홍 메꽃>을 스스로 대표작이라고 여긴다. 특별히 애착을 가지는 <눈 내리던 날의 아버지>는 그의 초등학교 시절이 고스란히 배어있는 자전적 소년소설이다.

교육의 기본은 창의와 인성

교육자로서 그는 인성과 창의교육에 집중했다. 그에게 있어서 창의성은 사랑이고, 사랑은 인성이다.

 

“창의성은 사랑에서 온다고 봅니다. 사랑은 사량(思量)에서 비롯된 말입니다. 사량은 ‘생각하여 헤아린다’는 뜻이므로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려 줄 때 비로소 사랑이 생깁니다. 사랑이 생기면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살핌의 생각들이 일어나고 그것은 곧 창의성과 연결됩니다. 사물에 대해 살피면 사물에 대한 창의성이, 사람을 보살피며 헤아리면 사랑이 일고 창의적 생각이 일어나므로 창의성과 인성은 서로 연결되어 떨어질 수 없는 관계이지요. 그래서 창의인성교육이라고 하는 게 아닌가 합니다.”

 

2007년 교장으로 처음 부임한 학남초등학교를 창의성 교육중심학교로 운영했다. 창의성 교육을 위해 개발한 전시회 프로젝트로 학습영역 우수상을 받고, 나아가 교직원과 힘을 모아 ‘토의 토론 수업을 통한 창의성 신장’을 주제로 창의성 교육 시범학교를 유치한다.

1972년에 초등학교 교사로 출발한 교직은 장학사와 장학관, 달성교육지원청 교육장을 거쳐 2015년 대구 송정초등학교 교장으로 43년간의 긴 여정을 마친다. 긴 세월 동안 단 한 번의 징계도 단 한 번의 무단결근도 없었다. 그의 성실함과 청렴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출간한 동화책 《할매요, 그거 참말이가》
최근 출간한 동화책 《할매요, 그거 참말이가》

또 다른 사회활동 통해 펼치는 삶

2015년 퇴임한 그는 요즘도 현직의 연속선인 듯 바쁜 일상을 보낸다. 예절인 양성기관인 (사)우리예절교육원에서 원장도 맡았다. 예절원은 전통문화의 계승·발전을 통해 국민 의식을 높이는 것을 설립목적으로 하고 있다. 주요 활동은 예절지도사 양성, 전통의례, 고전 강독, 예절교육 교재 발간, 다문화가정과 외국인들에게 우리 문화 바로 알리기, 어린이 고택체험, 다도교실 운영, 유교문화 현장탐방 등이다. 전통예절을 발전적으로 계승하여 품격사회를 열어가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또한 (사)신한국운동추진본부(The Movement of New Korea)의 본부장 겸 부설 인성대학원장을 맡고 있다. 2005년에 설립된 민간단체인 신한국운동본부는 정의로운 사회 구현을 목표로 국민의식의 일류선진화, 선진규범의 정착, 세계 일류수준의 제품개발과 경제건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에 기반한 통일운동 등을 활동내용으로 삼고 있으며, 매주 강연회를 운영하는 등 활발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외에도 대구문인협회장, 대구아동문학회 회장 등을 맡아 일하며 초등학생들과 사회인들을 대상으로 인성교육과 글쓰기 지도 등을 하고 있다. 그에게 직장의 정년은 있지만, 일의 정년은 없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도 여전히 동심에 용기와 희망을 주는 문학 활동과 선진사회를 위한 운동에 봉사하는 시간으로 일상을 채워나갈 것이다.

 

주요 이력

대구가톨릭대학교 대학원 교육학박사

대구광역시 달성교육지원청 교육장

(사)우리예절교육원 원장

신한국운동추진본부 본부장 겸 부설 인성대학원장

대구아동문학회 회장

대구문인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