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시니어] (191) 인생을 낭비한 것이 죄이다
[원더풀 시니어] (191) 인생을 낭비한 것이 죄이다
  • 김교환 기자
  • 승인 2022.11.10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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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빠삐용’은 앙리사리에르가 쓴 자전적 소설을 바탕으로 1973년 제작되어 1974년 우리나라에서도 상영된 영화다. 살인죄의 누명을 쓰고 악명 높은 수용소에 갇히게 된 빠삐용은 사람이 살기 힘드는 무서운 감옥에서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면서 국제위조범으로 잡힌 드가라는 백만장자와 두 사람의 목숨을 건 탈출행각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빠삐용은 자기의 살인누명을 벗으려고 감옥에서 아까운 젊음을 보내면서 수없이 탈출을 시도하지만 매번 잡혀서 가혹한 보복을 당함과 함께 형량만 더해간다. 그래도 위조범 드가는 법원의 판정에 희망을 걸고 아내와 변호사의 탄원으로 풀려날 것을 기대하면서 간수를 매수해가며 감옥살이에 안주하려 하지만 빠삐용은 끊임없이 탈출만 시도한다. 계속되는 탈출과 실패의 반복은 더욱 가혹한 형벌이 가해질 뿐이다. 결국 죄수들만으로 격리된 상어가 우글거리는 악마의 섬에서 인간으로서 감당하기 어려운 대우 속에서 하루하루의 세월을 이어간다. 드가의 아내와 변호사는 바람을 피워 결혼하였고 실망한 드가는 나름대로 섬에서 안주해서 같이 살자고 해도 말을 듣지 않는다.

빠삐용은 세월이 흐르면서 오랜 관찰로 얻은 지혜로 뗏목을 만들어서 탈출에 성공하게 되지만 이미 머리는 백발로 변했으며 몸도 늙어 있었다. 그가 옥중생활을 하던 어느 날 꿈속에서 재판관이 빠삐용을 죄인이라 공격했고 그는 억울한 누명을 썼을 뿐 죄가 없다고 항변한다. 공격과 항변을 이어가다가 끝내 재판관은 “당신이 비록 무죄라고 하더라도 당신의 인생을 허비한 것은 유죄다” 판사의 이 말에 항변하던 빠삐용도 더 이상 할 말을 잃어버리고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유죄다....유죄야” 탈옥을 반복하면서 자신의 형량을 늘리며 인생을 낭비한 것이 바로 유죄인 것이다. 이는 인생의 삶에 있어 결코 시간을 헛된 일로 낭비하지말자는 교훈을 주고 있다. 모든 인간은 자신의 인생낭비 죄로 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어느 순간에도 동시에 삶을 낭비하기 때문에 누구도 이 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세월이 흐른 뒤에는 돌이킬 수 없는 것이 우리 인생이다. 인간이 가진 것 중 가장 소중한 것은 시간이다. 시간의 낭비는 곧 생명의 낭비요 자기의 삶을 허비하는 엄청난 잘못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인생 낭비다. 어제가 오늘이고 오늘이 내일인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처럼 반복되는 허송세월도 인생 낭비다. 나중의 일만 바라보고 가다가 보면 결국 미래도 현재도 다 놓쳐버릴 수도 있으니 이것 또한 인생 낭비다. 우리는 주변 사람들의 죽음을 보면서도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려 들지 않고 영원히 살 것처럼 행동한다. 그러나 세월은 흐르는 물과 같아서 지나가는 세월을 잡을 수 없다. 시간이야말로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선물이요 시간의 낭비는 곧바로 생명의 낭비다.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불평만 해서도 안 된다. 뜬 구름처럼 기적을 기다려서도 안 된다.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느라 내 인생을 낭비해서도 안 된다.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이다. 과거가 아닌 바로 지금이다.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에 집착하지 말자. 미래는 아직 오지도 않았다. 오늘이 내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날이다. 우리에겐 지금 이순간이 소중하다. 현실에 최선을 다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