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시니어] (194) 나이는 숫자일 뿐이다.
[원더풀 시니어] (194) 나이는 숫자일 뿐이다.
  • 김교환 기자
  • 승인 2022.12.01 09: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숫자에 대해 너무 익숙해 있다. 따라서 숫자를 배제한 일상생활은 생각할 수도 없을 만큼 생활과 밀착 되어있다.

이제는 신체의 일부가 되어버린 핸드폰번호에서부터, 은행계좌, 자동차 번호판, 주민등록번호, 복권 등 온통 숫자와 무관한 일상은 상상할 수도 없는 현실이다. 죄수들의 앞가슴에 달린 수인번호가 이름을 대신한다. 65세는 노인이고 64세는 노인이 아니다. 우리는 자기도 모르게 숫자의 노예가 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 그 가운데서도 나이에 따른 숫자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일으킨다. 처음 만나면 우선 상대방의 나이가 궁금하고 나이든 성인들은 스스로 노화와 관련된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나이의 선입견에 의한 잘못된 고정관념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 만약에 우리가 자기 나이 즉 출생연도를 모른다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자기가 태어난 시기를 모르니까 우리의 나이는 아무런 의미도 없을 것이며 일어나는 일의 상황에 따라 그 사람의 모습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이와 관련된 변화와 육체적 정신적 쇠락 사이의 관련성은 보편적인 진실일수 없다. 우리의 몸은 구석구석 서로 다른 속도로 늙어가고 있고 각기 다른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 우리 문화도 서로 다르게 나이를 먹어가는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나이를 근거로 능력을 판단하는 고정관념은 잘못이다. 이제 베이비부머(1955~1963)세대가 노인이 되면서 노인 인구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베이비부머가 새로운 시니어문화의 시대적 큰 흐름으로 형성되어가고 있는 현실이다. 이들은 고학력, 양호한 건강관리, 정보화기기 활용에서도 뛰어날 뿐만 아니라 문화 분야에서도 트로트 열풍을 일으키는 세대이다. 유튜브 이용은 물론이요 인터넷쇼핑을 마음껏 즐기면서 그 규모가 점점 확산되어 가며 노인문화를 새롭게 만들어 가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와 함께 하고 있는 노년의 생활을 통해서 느끼는 쇠약함은 자연스러운 현상일는지 모르지만 상당부분은 노화에 따른 선입견이 작용한 결과라고 보아야겠다. 대체로 노인은 꿈도 희망도 없는 사람, 국가 사회에 짐만 되는 사람, 그럭저럭 삐치다가 갈 사람으로 노인의 신체적 정신적 능력의 한계에 대한 잘못된 견해를 자기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노년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버리자. 질병의 원인도 늙어서 당연하다는 선입견을 버려야한다.

노화는 변화이지 퇴화가 아니다. 변화를 젊은 사람들에겐 발달이라고 하면서 노년에게만 노화라고 말하는 것은 잘못이다. 이러한 부정적 고정관념에 압도되지 않으려면 나이와 육체적인 쇠락을 연결시키지 말아야 한다. 노화를 쇠락이 아닌 변화로 받아들이자. 많은 노인들이 무심한 일상이 반복되는 보호시설 같은 환경에서 살고 있다. 복지시설이나 요양원등에서의 지나친 도움은 개개인에게 스스로의 무기력함을 인정시킴으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일마저도 성취도가 떨어질 수 있다. 국가사회의 노인복지는 보호시설 안에서의 지나친 배려로 노년의 삶을 약화시킨다. 노인의 경제활동이 현실적인 문제가 되면서 유유자적은 옛말이다. 이제는 노인도 일해야 하는 세상이다. 몸이 쇠약해진 노인들이 일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일은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만이 아니다. 사회와의 관계를 이어주고 건강유지와 함께 자존감과 자신감을 높여주어 삶을 행복하게해 주는 것이다. 나이와 무관하게 죽을 때까지 일하고 놀고 배우는 것이 인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