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선화 활짝 핀 청도 와인터널 가는 길
봉선화 활짝 핀 청도 와인터널 가는 길
  • 박미정 기자
  • 승인 2022.09.19 0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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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불현듯 만난 봉선화,
손꼽에 꽃물 들이던 옛 친구 생각난다
와인터널 가는 길에 봉숭아꽃이 활짝 피었다. 박미정 기자
와인터널 가는 길에 봉선화가 활짝 피었다. 박미정 기자

 

너 여태껏

거기 있었구나

울퉁불퉁 토담길

모두 시멘트로 바뀌고

다 사라진 줄 알았더니

갈아진 벽돌 틈새

용케도 뿌리를 내렸구나

손가락마다 빨갛게 동여매고 

종일 담 밑에 웅크려 있던 순이는 

LA로 이민 가서 소식조차 없는데

그녀가 버리고 떠난

그 앙증맞던 빨간 손꼽만

여태껏 

그기에 남아 있었구나

(봉숭아, 정소슬)

와인터널 입구 와인병 조형물. 박미정 기자
와인터널 입구 와인병 조형물. 박미정 기자

 

18일 청도 와인터널 가는 길에 봉선화가 활짝 피어 눈길을 끌었다. 어린시절 앞뜰에 쪼그리고 앉아 봉선화 꽃잎따서 손톱에 물들이던 옛 친구가 보고 싶다.

와인터널 와인병 조형물 사이로 주렁주렁 감들이 익어간다. 가을이 익어간다. 

빨간 홍시가 예쁘다. 박미정 기자
빨간 홍시가 예쁘다. 박미정 기자